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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2일 오전 총선 하루를 앞두고 전남 순천 아랫장을 방문해 노관규 후보와 함께 사죄의 큰절을 하고 있다.
▲ 문재인, 순천시민 향해 사죄 큰절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2일 오전 총선 하루를 앞두고 전남 순천 아랫장을 방문해 노관규 후보와 함께 사죄의 큰절을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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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바짝 엎드렸다.

호남을 다시 찾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무릎이 또 한 번 바닥에 닿았다. 12일 오전, 순천 아랫장에서 노관규 더민주 순천시 후보와 함께 순천 시민들에게 큰절을 올렸다. 지난 8일, 문 전 대표는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과 함께 5.18 국립묘지 헌화분양대에서 무릎을 꿇었다.

"왜 편을 가르고 그라요. 안철수가 지금 광주를 망치고 있어요."
"와봤자 보나마나 한 짓이제. 진작에 이랬어야제." 

이날 문 전 대표를 만난 시민들은 각기 다른 반응을 보였다. 한쪽은 더불어민주당을, 한쪽은 국민의당으로 갈라졌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국민의당이 호남에 들어와 편 가르기를 한다"고 지적했고, 국민의당 지지자들은 "지금은 너무 늦었다"는 반응이었다.

"광주 정신, 호남 정치는요.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다 해결해내지 못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필코 정권교체를 다시 해내는 것 아닙니까?"

호남 방문 연설마다 문 전 대표는 '광주 정신, 호남 정치'를 거듭 강조해왔다. 그래서인지 선거 마지막 날 일정에 광주 오월어머니집 방문을 넣었다. 광주 오월어머니집은 5.18 민주항쟁으로 가족을 잃은 어머니들의 모임이다. 광주의 정신을 상징하는 5.18 민주항쟁의 피해자들을 만나러 간 것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5.18 민주항쟁 피해자 가족들과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노영숙 오월어머니집 관장은 “저희가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는 게 우려스럽다”며 “그러나, 좋은 정치를 하시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이 여길 찾아오시면 반대하진 않겠다”고 전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5.18 민주항쟁 피해자 가족들과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노영숙 오월어머니집 관장은 “저희가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는 게 우려스럽다”며 “그러나, 좋은 정치를 하시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이 여길 찾아오시면 반대하진 않겠다”고 전했다.
ⓒ 김다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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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정신, 호남 정치'를 대변하는 김대중 대통령과의 인연도 소개했다. 문 전 대표는 "김대중 대통령께서 '야권 통합으로 정권교체 이뤄달라'고 하셨는데 유언처럼 알고 있다"며 "그 유언을 지켜 드리기 위해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함께 자리한 김홍걸 위원장은 목이 메인 지 말을 쉽게 잇지 못했다. 김 위원장은 "며칠 전 문 전 대표와 참배드리며 무릎 꿇고 사죄드린 건 5.18 정신과 아버지의 유지를 제대로 받들지 못해서였다"며 "'지금의 정치적 상황에 대해 그분들이 (하늘에서) 내려다보신다면 뭐라고 말씀하실까' 그런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두 번째 호남 일정은 '사회적 약자'와 함께 하는 시간으로 빼곡히 차있었다. 이날 문 전 대표는 광주의 노인, 여성, 노동자를 만나 그들의 손을 붙잡았다. 최근 그들이 가진 고민을 듣고, 해결 방안을 주고받았다. 효령노인복지타운, 광주 여성새로일하기 운동 본부, 기아자동차 노동조합 순으로 방문했다.

광주여성 새로 일하기 운동 본부에 들른 문 전 대표는 여성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다. 이 자리에 참가한 이들은 보육과 일자리 사이에서 고민이 많아 보였다. "주5일제 근무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일할 수 있는 자리를 원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이에 문 전 대표는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는 것이 대책"이라며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을 돕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겠다" 

광주의 삼성전자 베트남 이전도 큰 고민거리였다.

총선공약단장을 맡은 이용섭 더불어민주당 광주 광산을 후보가 대신 답변했다. 이 후보는 "삼성전자 이전으로 중소 협력업체까지 큰 어려움을 겪고, 지역 자영업자들 사이에 소비가 줄고 있다"며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노조 파이팅, 송갑석 파이팅, 문재인 파이팅!"
"백만 대, 백만 대 파이팅!"

뒤이어 문 전 대표는 기아자동차 노동조합원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가장 시선을 끈 정책은 '자동차 100만 생산 기지 만들기'였다. 2012년 대선 당시 문 전 대표는 광주를 자동차 100만 생산 기지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문 전 대표는 "해외에 나가 있는 자동차 공장이 국내로 돌아온다면 광주에 100만 대 자동차 생산기지 만드는 일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확신했다.

문 전 대표는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그때는 적어도 노동자를 함께 하는 파트너로 생각했다”며 “그 뒤부터는 노동자는 아예 배제해버리는 정책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전 대표는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그때는 적어도 노동자를 함께 하는 파트너로 생각했다”며 “그 뒤부터는 노동자는 아예 배제해버리는 정책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김다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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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걸 "군소정당 국민의당은 허풍 치고 있다"
"국민의당은 군소정당이어서 자신들이 실제로 얻을 수 있는 의석보다 더 얻는다고 허풍 쳐야 하는 입장이니까 실제보다 많이 높여 부르는 거로 생각합니다."

12일 오전,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은 국민의당이 의석을 많이 차지할 것이란 전망에 이렇게 응대했다.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호남당이라도 괜찮다"고 한 발언에도 동의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그건 호남민의 자존심을 짓밟는 망언"이라며 "다른 당의 중진들도 과연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국민의당이 진짜 개혁정당이라면 호남에 자리를 내준다 해도 걱정을 안 한다"며 "그런데, 국민의당은 당선 가능성만 따져서 공천한 후보들이 대부분이고 구태 정치인들에게 공천을 거의 다 해줬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의 미래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김 위원장은 "안철수 대표가 자신이 마음대로 당을 휘두를 권한이 필요해서 당을 만든 것"이라면서 "국민의당 내부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 이의제기 못 하는 상황인 걸 보면 선거 후에도 상당히 문제가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김 위원장의 발언은 지금 국민의당이 승리가 어려운 수도권에서 야권 단일을 원하는 당내 후보들이 있는데도 이를 막고 있는 행동을 지적한 것이다.



태그:#팟짱, #총선, #문재인, #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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