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복귀 첫 골 성공 시킨 이정협 한국 축구대표팀 이정협이 24일 오후 경기도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레바논와의 경기에서 후반 47분 첫 득점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 A매치 복귀 첫 골 성공 시킨 이정협 한국 축구대표팀 이정협이 24일 오후 경기도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레바논와의 경기에서 후반 47분 첫 득점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 유성호


이정협 A매치 복귀 첫 골 축하해주는 슈틸리케 한국 축구대표팀 슈틸리케 감독이 24일 오후 경기도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레바논와의 경기에서 후반 47분 이정협 선수가 첫 득점을 성공시키자 축하해주고 있다.

▲ 이정협 A매치 복귀 첫 골 축하해주는 슈틸리케 한국 축구대표팀 슈틸리케 감독이 24일 오후 경기도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레바논와의 경기에서 후반 47분 이정협 선수가 첫 득점을 성공시키자 축하해주고 있다. ⓒ 유성호


국가대표 축구 팀 감독의 임기는 사실 그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겉으로 드러난 성적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독일에서 온 울리 슈틸리케 감독도 길어야 몇 년 일하다 떠날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는 너무도 달랐다.

오히려 그는 우리 축구의 역사와 자긍심에 대해 관심을 갖고 선수들에게 경기에 임하는 동기를 부여했다. 바로 이 부분이 종료 직전까지 경기에 집중하여 귀중한 승리를 얻어낸 원동력이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이 24일 오후 8시 안산 와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G조 레바논과의 홈 경기에서 후반전 추가 시간에 터진 이정협의 짜릿한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어느 것 하나도 소홀하지 않은 준비와 그 결과

골문 두드리는 김기희 헤딩 슛 한국 축구대표팀 김기희가 24일 오후 경기도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레바논와의 경기에서 조안 우마리의 수비를 피해 헤딩슛을 시도하고 있다.

▲ 골문 두드리는 김기희 헤딩 슛 한국 축구대표팀 김기희가 24일 오후 경기도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레바논와의 경기에서 조안 우마리의 수비를 피해 헤딩슛을 시도하고 있다. ⓒ 유성호


압박 수비 피해 열린 공간 패스하는 이청용 한국 축구대표팀 이청용이 24일 오후 경기도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레바논와의 경기에서 압박 수피를 피해 팀동료에게 패스를 하고 있다.

▲ 압박 수비 피해 열린 공간 패스하는 이청용 한국 축구대표팀 이청용이 24일 오후 경기도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레바논와의 경기에서 압박 수피를 피해 팀동료에게 패스를 하고 있다. ⓒ 유성호


이청용 슛 막아내는 레바논 골키퍼 레바논 축구대표팀 골키퍼 메흐디 칼릴가 24일 오후 경기도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한국와의 경기에서 이청용의 슛을 막아내고 있다.

▲ 이청용 슛 막아내는 레바논 골키퍼 레바논 축구대표팀 골키퍼 메흐디 칼릴가 24일 오후 경기도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한국와의 경기에서 이청용의 슛을 막아내고 있다. ⓒ 유성호


슈틸리케호는 남아있는 두 경기 결과와 상관 없이 이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진출을 확정지은 상태였다. 그래서 레바논과의 2차 예선 7차전과 태국과의 친선 경기가 싱거운 일정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다른 면을 부각시키며 선수들에게 동기를 부여했다. '무실점 승리' 기록과 '무실점 경기' 행진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포부였다. 상대하는 팀들이 비교적 약한 아시아권 국가대표들이라고 해서 가볍게 볼 수 없는 부분을 끝내 이뤘다.

역대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의 7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 기록(1978년 함흥철 감독, 1989년 이회택 감독), 8경기 연속 무실점 기록(1970년 한홍기 감독)과 자랑스럽게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제 27일 방콕에서 열리는 태국과의 친선 경기를 통해 진정한 새 역사에 도전하게 된 것이다.

명실상부한 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이번에는 부르지도 않았다. 한국 축구가 도전하는 또 하나의 역사인 올림픽 남자축구 연속 메달 획득을 염원하는 통 큰 결단이라고 할 수 있다.

바뀐 새 유니폼을 입고 뛰는 경기, 결과가 다음 라운드에 영향을 전혀 미치지 않는 경기, 에이스가 빠진 경기였지만 감독은 한국 축구의 새 역사에 초첨을 두고 선수들에게 어느 때보다 강한 의미를 새겨준 셈이다.

황태자 이정협의 짜릿한 결승골

기성용 패스, 고마움 표하는 이정협 한국 축구대표팀 이정협이 24일 오후 경기도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레바논와의 경기에서 후반 47분 첫 득점을 성공시킨 뒤 기성용에게 다가가 고마움을 표하고 있다.

▲ 기성용 패스, 고마움 표하는 이정협 한국 축구대표팀 이정협이 24일 오후 경기도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레바논와의 경기에서 후반 47분 첫 득점을 성공시킨 뒤 기성용에게 다가가 고마움을 표하고 있다. ⓒ 유성호


몸싸움에도 밀리지 않는 이청용 한국 축구대표팀 이청용이 24일 오후 경기도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레바논와의 경기에서 자인 타한의 수비를 피해 골문으로 쇄도하고 있다.

▲ 몸싸움에도 밀리지 않는 이청용 한국 축구대표팀 이청용이 24일 오후 경기도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레바논와의 경기에서 자인 타한의 수비를 피해 골문으로 쇄도하고 있다. ⓒ 유성호


물론 선수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실점이라도 하는 순간에는 그동안 마음을 모아온 것들이 한꺼번에 물거품이 되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지난해 9월 8일 열린 레바논 원정 경기에서 3-0으로 완승을 거두고 돌아왔다고 하지만 레바논도 우리 선수들 못지 않게 승점 1점을 향한 동기 부여가 분명했다. 그들도 승점 1점을 가져가면 최종 예선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정부가 스포츠 단체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둔 법안을 고치지 못했다고 하여 FIFA(국제축구연맹)로부터 중징계를 당한 쿠웨이트를 3위로 밀어낸다는 생각으로 들어온 레바논 선수들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골문을 걸어잠그기 위해 겹수비 전술을 내세울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한국 선수들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까지 작용해 몸이 굳었는지 좀처럼 레바논 골문을 위협하지 못하고 상대의 압박 수비에 괴로워했다. 전반전 내내 주도권을 쥐고 있었지만 34분에 황의조가 오른발 인사이드 발리킥으로 날린 유효 슛 하나가 전부였다.

후반전에는 풀백(김진수, 장현수)을 더 과감하게 끌어올려 레바논의 측면을 줄기차게 공략했지만 작정하고 수비에 전념하는 그들을 쉽게 뿌리치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경기는 점점 종료 시간을 향해 달려가기만 했다.

이정협(70분)과 석현준(82분)을 차례로 들여보내며 위력적인 더블 타워를 가동했지만 0-0 점수판을 끝까지 지키고 승점 1점을 따내겠다는 레바논 선수들의 전원 수비 전략에 좀처럼 빈틈이 보이지 않았다.

후반전 추가 시간 4분이 표시된 다음에도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선수들이 끝내 활짝 웃으며 짜릿한 기쁨을 만끽했다. 90+3분, 주장 완장을 찬 미드필더 기성용의 드리블이 예사롭지 않았다. 그는 역시 슈틸리케 감독이 가장 믿고 있는 최고의 플레이 메이커였다.

공을 몰고 들어간 기성용은 레바논의 세 선수(엘-헬위, 만수르, 조우나이디)를 눈 깜짝할 사이에 따돌리고 왼쪽 끝줄 바로 앞에서 날카로운 패스를 밀어주었다. 이 공을 받은 결승골의 주인공은 바로 골잡이 이정협이었다. 부드럽게 미끄러지며 오른발 인사이드 킥으로 레바논 골문 오른쪽 구석을 제대로 꿰뚫었다. 과정부터 마무리에 이르기까지 아름다운 작품이었다.

그동안 슈틸리케호의 후반전 교체 선수들이 감독을 기쁘게 해 준 경험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다. 친선 경기를 제외한 2015년 공식 경기(아시안컵, 월드컵 예선, 동아시안컵) 15경기를 치르며 후반전 교체 선수가 골을 기록한 경우는 겨우 2경기뿐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돌아온 황태자 이정협(울산 현대)의 이 결승골은 더 특별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7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 기록이 날아가버릴 시간이 1분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오는 9월부터 시작될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까다로운 원정 경기에 적응해야 한다. 그 첫 시험대가 27일 방콕에서 열리는 태국과의 평가전이다. 태국은 현재 F조 예선에서 이라크(4경기 승점 8점)를 따돌리고 당당히 1위(5경기 승점 13점)를 질주하고 있기에 결코 가볍게 볼 상대가 아니다.

축구대표팀, 조 1위로 최종예선 진출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4일 오후 경기도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레바논와의 경기에서 1대 0으로 승리한 뒤 팀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7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거두며 조 1위로 최종예선 진출에 성공했다.

▲ 축구대표팀, 조 1위로 최종예선 진출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4일 오후 경기도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레바논와의 경기에서 1대 0으로 승리한 뒤 팀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7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거두며 조 1위로 최종예선 진출에 성공했다. ⓒ 유성호


팬들 향해 답례 인사하는 축구대표팀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4일 오후 경기도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레바논와의 경기에서 1대 0으로 승리한 뒤 팬들에게 다가가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7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거두며 조 1위로 최종예선 진출에 성공했다.

▲ 팬들 향해 답례 인사하는 축구대표팀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4일 오후 경기도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레바논와의 경기에서 1대 0으로 승리한 뒤 팬들에게 다가가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7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거두며 조 1위로 최종예선 진출에 성공했다. ⓒ 유성호



덧붙이는 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G조 결과(24일 오후 8시, 안산 와 스타디움)

★ 한국 1-0 레바논 [득점 : 이정협(90+3분,도움-기성용)]

◎ 한국 선수들
FW : 황의조(70분↔이정협)
AMF : 이청용, 기성용, 구자철(79분↔남태희), 이재성(82분↔석현준)
DMF : 한국영
DF : 김진수, 김기희, 곽태휘, 장현수
GK : 김진현

◇ G조 현재 순위
한국 7경기 21점 7승 24득점 0실점 +24
쿠웨이트 6경기 10점 3승 1무 2패 12득점 4실점 +8
레바논 7경기 10점 3승 1무 3패 11득점 5실점 +6
미얀마 7경기 7점 2승 1무 4패 8득점 20실점 -12
라오스 7경기 1점 1무 6패 3득점 29실점 -26
축구 러시아월드컵 울리 슈틸리케 레바논 황의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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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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