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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총선을 앞두고 청년 유권자의 목소리를 싣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유권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기다립니다. [편집자말]
2016년 봄, 대학가는 교육부가 추진하는 사회수요 맞춤형인재양성사업이라는 거대한 소용돌이로 인해 대학교육이 훼손되고 있다.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프라임)·대학 인문역량 강화(코어)사업으로 대표되는 사회수요 맞춤형인재양성사업은, 쉽게 말해 돈이 안 되는 전공계열 인원을 돈이 되는 곳으로 옮기는 학교에 막대한 예산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돈에 목마른 대학들은 대학교육의 본질을 망각하고 앞다투어 국고지원금을 받기 위해 불과 몇 달 만에 정부가 원하는 정체불명의 전공들을 만들어 내는 중이다. 수십 년 동안 대학과 사회에서 뿌리내렸던 전공학과들을 폐지하고 있다.

전통학과는 사라지고...

지난 2월 1일 신라대학교 무용학과 학생들이 총장 차 앞에서 학과 존속을 요구하는 모습.
 지난 2월 1일 신라대학교 무용학과 학생들이 총장 차 앞에서 학과 존속을 요구하는 모습.
ⓒ 신라대학교 무용학과 존속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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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자본논리로 대학 학문을 바라보고, 취업률로 학문을 재단하고 있다. 취업률이라는 기업의 수요로 전공을 없애고, 합치고, 만들고 있다. 산업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노동자를 양성하기 위해 대학교를 직업학교로 만들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교육부의 사회수요 맞춤형인재사업에 대학교와 대학생은 없다. 오직 자본과 기업만이 존재할 뿐이다. 대학은 균형적 학문의 발전을 도모해야 하며, 대학은 비판적 이성을 갖춘 지식인을 양성해 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해야 한다.

'교육은 백년대계'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교육이라 함은 깊은 성찰과 많은 준비를 통해 먼 앞날까지 미리 내다보고 계획하라는 의미다. 그럼에도 고작 몇 달 전에 발표한 프라임 사업에 맞춰 새로운 전공을 만들어 내고 수십 년 뿌리내렸던 전공을 폐지하고 있으니, 학생사회는 자본논리로 대학을 재단하는 교육부와 대학교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최근 프라임 사업에 참여하는 대학교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이 새롭게 만드는 전공이나 단과대학에 '융합'이라는 단어를 넣고 있다. 마치 교육부의 간택을 기다리는 후보자처럼 정체성을 포기하고 철저히 교육부의 기호에 맞춰 정체불명의 전공명을 택하고 있다. 이 사업이 발표되고 지난 몇 달간 고민해 나온 융합 전공학문들이 과연 대학에서 전공으로서 뿌리 내릴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

교육부는 높은 청년실업률의 원인을 기업이 원하는 전공인력과 대학이 길러내는 인재 간의 불균형에서 찾고 있다. 하지만 최근 경기침체로 인해 교육부가 대학사회에 원하는 공학계열 전공자의 취업률이 이미 떨어지고 있으며, 우리나라 공학 전공자 비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정부는 청년 실업률의 화살을 대학교와 대학생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산업발전과 고용을 늘려 해결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홍익대학교 총학생회장입니다.



태그:#프라임사업,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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