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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 등록 개시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24일부터 이틀간, 후보자 등록 신청을 받습니다. 이 기간에는 탈당을 하거나 당적을 바꾸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각 정당은 특정 지역구에 맞는 후보자를 선정하는 작업, 즉 공천을 23일까지 마무리해야 합니다.

하지만 공천 '데드라인'이 임박했음에도 여·야의 공천 관련 논란은 봉합되지 않고 있습니다. 한때 여권 최고 실세였던 '3선 국회의원' 유승민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조차 거취가 불투명합니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유 전 원내대표의 공천 탈락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20대총선 무소속 출마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대구동구을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23일 오후 대구광역시 남구 대명5동 어머니 자택에서 나오고 있다.
 20대총선 무소속 출마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대구동구을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23일 오후 대구광역시 남구 대명5동 어머니 자택에서 나오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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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유승민 의원(대구 동구을)의 탈당과 무소속 출마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3일 오후 대구광역시 동구 용계동 선거사무소에서 한 지지자가 "병원에서 링거를 맞아가면서 유 의원을 도왔는데..."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링거 맞아가며 유승민 도왔는데..."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대구 동구을)의 탈당과 무소속 출마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3일 오후 대구광역시 동구 용계동 선거사무소에서 한 지지자가 "병원에서 링거를 맞아가면서 유 의원을 도왔는데..."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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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확정 발표가 나도, 갈등이 깔끔하게 해소되는 것은 아닙니다. 공천 탈락이 확정된 후보자와 지지자의 반발이 이어집니다. 당사 앞에서 시위를 하는 건 '귀여운' 수준에 속합니다. 소리 지르기, 바닥에 눕기, 바지 잡고 매달리기, 도끼 놓고 단식하기 등. 공천갈등 천태만상. 사진으로 소개합니다.

자전거에 도끼까지... '말'로 안 되면 '몸'으로

18일 오전,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 난데없이 '자전거 군단'이 등장했습니다. 선글라스에 안전모까지 갖춰 쓴 이들은 자전거 동호회 회원들. 15일, 이재오 의원이 서울 은평을 공천에서 배제된 것에 항의하기 위해 피켓을 들었습니다. 아침 운동 겸 자전거를 타고 당사에 와서 항의 시위를 한 걸까요. 대표적인 '친이계'인 이재오 의원은 자전거를 타고 4대강 탐방을 하기도 하는 등 '자전거 사랑'으로 유명합니다.

18일 오전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이재오 의원의 공천배제에 항의하는 자전거 동호회 회원들이 이 의원의 공천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18일 오전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이재오 의원의 공천배제에 항의하는 자전거 동호회 회원들이 이 의원의 공천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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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해서 안 될 땐 '몸'을 쓰게 되지요. 여기, 공천 탈락에 항의하기 위해 그야말로 '온 몸을 바친' 분들이 있습니다. 지난 21일, 국회 의원회관 제5간담회실 앞은 '난장판'이었습니다. 국민의당 소속 서정성, 김재원 예비후보가 공천에서 배제됐기 때문입니다. 두 예비후보의 지지자들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항의 의사를 전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연두색 점퍼)가 2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후 공천탈락한 서정성, 김재원 예비후보 지지자들의 항의를 받으며 승강기에 오르고 있다.
▲ 안철수를 지켜라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연두색 점퍼)가 2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후 공천탈락한 서정성, 김재원 예비후보 지지자들의 항의를 받으며 승강기에 오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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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예비후보 측 김승식 선대본부장은 이렇게 바닥에 누워 버티다가 결국 방호원들에게 들려 나가기도 했습니다.

21일 오전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국회 의원회관 복도에서 공천탈락한 김재원 예비후보 지지자들이 박준영 전 전남지사의 공천에 항의하며 바닥에 드러누워있다.
▲ 바닥에 드러누운 국민의당 예비후보 지지자 21일 오전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국회 의원회관 복도에서 공천탈락한 김재원 예비후보 지지자들이 박준영 전 전남지사의 공천에 항의하며 바닥에 드러누워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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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모습, 좀 익숙하지 않나요? 같은 날,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 회의실 앞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바로 전날인 20일,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더민주 비례 2번을 받아 '셀프 공천' 논란이 터져 나왔습니다. 더민주 지지자들은 이에 항의하기 위해 당 대표 회의실 진입을 시도했습니다. 물론, '시도'로 끝났지만요.

더불어민주당 한 노인 당원이 21일 오전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의 '셀프 전략공천'에 반발하며 국회 당 대표 회의실 진입을 시도하다 경위들에게 끌려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한 노인 당원이 21일 오전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의 '셀프 전략공천'에 반발하며 국회 당 대표 회의실 진입을 시도하다 경위들에게 끌려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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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 잡고 매달린 지지자, 결국 '체포'된 김막걸리

공천에 탈락하고 '백의종군'하겠다는 후보자를 말린 지지자도 있습니다. 22일, 울산 북구 경선에서 배제된 박대동 새누리당 의원이 울산시의회에서 불출마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한 지지자는 박 의원의 바지를 붙잡고, 기자회견을 막으려 하기도 했지요.

새누리당 울산 북구 경선에서 배제된 박대동(오른쪽) 국회의원이 22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백의종군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려하자 무소속 출마를 바라는 한 지지자가 기자회견을 못하도록 막고 있다.
 새누리당 울산 북구 경선에서 배제된 박대동(오른쪽) 국회의원이 22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백의종군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려하자 무소속 출마를 바라는 한 지지자가 기자회견을 못하도록 막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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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울산 북구 경선에서 배제된 박대동(위) 국회의원이 22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백의종군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려하자 무소속 출마를 바라는 한 지지자가 기자회견을 못하도록 막고 있다.
 새누리당 울산 북구 경선에서 배제된 박대동(위) 국회의원이 22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백의종군 의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려하자 무소속 출마를 바라는 한 지지자가 기자회견을 못하도록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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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공천 탈락의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나선 후보들도 있습니다. 서울 종로구 예비후보로 나섰으나 경선에서 배제된 김막걸리 새누리당 예비후보입니다.

새누리당 서울 종로 김막걸리 예비후보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공천배제에 항의하며 이한구 위원장 면담을 요청하다 경찰에 체포되고 있다.
 새누리당 서울 종로 김막걸리 예비후보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공천배제에 항의하며 이한구 위원장 면담을 요청하다 경찰에 체포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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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예비후보는 경선 배제 이후 이름만큼이나 독특한 행보를 보였습니다. 지난 6일엔 공천 배제에 항의하기 위해 새누리당 당사를 방문했다가, 퇴거 요구를 무시해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체포될 당시, 그의 가방엔 막걸리 두 병이 있었다는 군요.

홍창선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20대 총선 서울 종로 공천 탈락에 항의해 1인 시위중인 김막걸리 새누리당 예비후보를 바라보고 있다.
 홍창선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20대 총선 서울 종로 공천 탈락에 항의해 1인 시위중인 김막걸리 새누리당 예비후보를 바라보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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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8일, 김 예비후보는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피켓을 앞뒤에 두르고 1인 시위를 이어갔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에게도 김 예비후보의 모습이 인상 깊었나 봅니다. 김 예비후보 뒤에 있는 저 남자, 누군지 아시겠나요? 홍창선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입니다.

홍창선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20대 총선 서울 종로 공천 탈락에 항의해 1인 시위중인 김막걸리 새누리당 예비후보의 모습을 태블릿 PC를 이용해 찍고 있다.
 홍창선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20대 총선 서울 종로 공천 탈락에 항의해 1인 시위중인 김막걸리 새누리당 예비후보의 모습을 태블릿 PC를 이용해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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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선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20대 총선 서울 종로 공천 탈락에 항의해 1인 시위중인 김막걸리 새누리당 예비후보의 모습을 태블릿 PC를 이용해 찍고 있다.
 홍창선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20대 총선 서울 종로 공천 탈락에 항의해 1인 시위중인 김막걸리 새누리당 예비후보의 모습을 태블릿 PC를 이용해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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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당사 앞을 지나가던 홍 위원장은 걸음을 멈추고 태블릿 PC로 김 예비후보의 시위 모습을 '깨알같이' 촬영했습니다. 홍 위원장님, 다음부터 이런 인증샷은 <오마이뉴스>의 이슈 기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모이'에 올려주세요.

정용화 국민의당 예비후보는 광주 서갑 후보로 선정되었다가 경선 결과가 번복되자 재심을 요청하며 21일부터 국민의당 당사 앞에서 단식을 시작했다.
▲ 국민의당 당사 앞에 등장한 도끼 정용화 국민의당 예비후보는 광주 서갑 후보로 선정되었다가 경선 결과가 번복되자 재심을 요청하며 21일부터 국민의당 당사 앞에서 단식을 시작했다.
ⓒ 정용화 예비후보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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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 앞에 도끼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정용화 국민의당 예비후보는 21일부터 국민의당 당사 앞에서 단식에 들어갔습니다. 정 예비후보는 광주 서갑 후보로 선정되었다가, 경선 결과가 번복됐습니다. 그는 재심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 예비후보는 "이 자리에서 자결할 각오하고 있다"며 도끼를 내보이기도 했습니다.

정말 '살벌한' 공천 갈등, 어떻게 봉합될까요. 4월 13일, 20대 국회의원 선거까지 앞으로 21일 남았습니다.


태그:#공천, #총선, #새누리당, #더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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