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왼쪽부터 김식.강새별.박승하 후보. 우리에게 표를 찍어달라는 몸짓.
 왼쪽부터 김식.강새별.박승하 후보. 우리에게 표를 찍어달라는 몸짓.
ⓒ 이민선

관련사진보기


청년만으로 한 개 지역 후보군을 꾸린 정당이 있다. 민중 연합당이다. 민중연합당은 수원에 3명의 청년 후보만을 출마시켰다. 김식 예비후보(33세, 수원 무)와 박승하 예비후보(33세, 수원 을), 강새별 예비후보(29, 수원 정)다.

민중연합당은 지난 2016년 2월 창당한 신생정당이다. 청년들이 주축이 된 '흙수저당'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비정규직철폐당', 농민들의 '농민당', 창당을 앞둔 '엄마당'이 모여서 만든 연합정당이다.

현재 당원은 2만 4000여 명이다. 손솔 (전) 이화여대 총학생회장과 이광석 (전) 전국농민회 의장, 강승철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이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이번 선거에 총 90여 명의 후보를 출마시켰다.

청년들이 출마한 이유는 본인들이 직접 체험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매우 현실적이고 절박하다.

박승하 후보는 자신을 "16년간 아르바이트만을 해온 청년노동자"라 소개했다. "최저 시급 6030원으로는 방학 내내 일해도 등록금을 못 내고, 1시간 노동이 해장국 한 그릇 값도 안 된다"며 "최저 시급을 1만 원으로 올려야 한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강새별 후보의 목표는 '반값 등록금 실현'이다. 강 후보는 "학자금 대출을 받아 졸업했는데, 취직되지 않아 갚지 못했다. 두 달 만에 독촉전화와 문자가 왔다"며 "한국장학재단이 정부기관인지 고리대금업자인지 모르겠다"라고 힐난했다.

김식 후보는 "14년 동안 열심히 투표해 청년을 위한다는 정당, 정치인을 뽑아 주었지만, 지금 흙수저로 살고 있다"며 "대리정치에 더는 속지 말고 청년들을 위한 정당, 청년을 위하는 정치인을 뽑아 달라"고 호소했다.

세 후보 모두 현 정부의 청년 정책을 "정말 청년을 위하는 정책인지 모르겠다"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성남시장과 박원순 서울 시장이 추진하는 '청년 배당과 청년수당 정책'은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 치켜세웠다. "성남에 사는 친구가 참 부럽다"라며 솔직한 심정을 밝히기도 했다.

"한국장학재단이 정부기관인지 고리대금업자인지"

강새별 후보
 강새별 후보
ⓒ 민중연합당

관련사진보기


지난 17일 오후 '수원 일하는 여성회 회의실'에서 세 후보를 만났다. 다음은 세 후보와 나눈 일문일답.

-정치엔 언제부터 관심을 두었는지, 출마 계기가 있다면?
강새별 : "2011년 대학생 때 반값 등록금 투쟁을 열심히 했다. 대학생들이 만든 이슈였는데,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았고, 다음 해인 2012년 국회의원 선거 때 많은 후보가 공약했다. 근데, 선거가 끝나면서 스리슬쩍 이 문제가 없어졌다. 이런 모습 보면서 정치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제가 학자금 대출 1200만 원 받았는데, 갚지 못하자 두 달 만에 독촉 전화와 문자가 왔고  연체료도 발생했다. 엄마한테까지 전화해서...학자금 대출받게 한 것도 미안해하는 엄만데, 딸이 신용불량자 된다는 소리 들으며 맘 어땠겠나? 정말 화가 난다. 내가 사치 부리다 빚진 것도 아니고 살기 위해 대학을 간 것뿐인데. 심지어 4000만 원 빚진 친구도 있다. 남 걱정할 처지는 아니지만 이런 친구 보면 정말 막막하다. 이 굴레를 벗어나려면 정치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김식 : "지난 2002년 여중생 미순이 효순이가 미군 장갑차에 깔려 죽은 일을 알게 되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대학생이었는데, 왜 미군은 조사도 안 받고 풀려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 뒤 미국과 우리의 불평등한 관계를 알게 되면서 정치에 관심을 두게 됐다.

한국 청년연대 대표로 활동하면서 정말 어렵게 살아가는 청년 많이 만났다. 그래서 최저 임금 1만 원 운동을 벌였다. 또 국정 교과서 반대 운동도 했는데, 모두 다 잘 안 됐다. 최저 시급 1만 원 주장했는데 6030원으로 정해졌고, 국정 교과서도 현재 추진하고 있다. 이런 문제 직접 해결하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

박승하 : "저 역시 학창시절 경험 때문에 정치에 눈을 뜨게 됐다. 대학생 때 부평 자동차 공장 파업 현장에서 용역 깡패들이 막 공격하고 화염병 날아다니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인데, 이 모습 보며 먹고 사는 문제는 진보나 보수정권이나 별수 없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노동자도 정치에 관심 가져야 하고, 직접 참여해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청년운동을 하면서 편의점 아르바이트 등을 전전하며 어렵게 사는 청년들 많이 만났다. 살아오면서 제가 직접 겪은 일이기도 하고. 그들은 아주 적은 월급, 사회적 괄시와 인간적 모멸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 문제 해결하려면 최저 인건비 늘려야 한다.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라도 사회적 보상을 해야 한다. 안 그러면 정말 어렵다. 직접 몸으로 겪은 내가 이 문제 해결 해야겠다 결심하고 출마했다."

"20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청년 흙수저 방지법'을"

박승하 후보
 박승하 후보
ⓒ 민중연합당

관련사진보기


-후보로서 각오와 목표는?
강새별 : "청년 문제 해결, 반값 등록금만으로는 사실 어렵다. 그러나 청년들 힘이 모이면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제 구호 중 하나가 '뭉쳐야 힘'이다. 요즘 청년들은 뭉쳐본 경험이 별로 없다. 그래서 부당한 일을 당해도 그냥 넘어간다. 청년들이 뭉칠 수 있게 한다는 게 나의 각오다."

김식 : "20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청년 부채탕감을 핵심으로 한 '청년 흙수저 방지법'을 만들 생각이다. 여기에 등록금 100만 원 상한제와 최저 시급 1만 원도 포함 시킬 계획이다."

박승하 : "제가 할 일은 명백하다. 최저 시급을 1만 원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 돈은 여유가 있는 삶을 위한 게 아니다.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보장하기 위한 요구다."

-우리 사회, 특히 우리 정치 무엇이 문제인가?
강새별 : "청년들에게 희망이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다. 그러다 보니 사회에 활력이 없다. 세월호 참사같은 큰일이 터져도 청년들은 분노만 할 뿐 나서질 않는다. 하루에 청년 6명이 자살하는 나라니...이거 모두 정치 문제다.

김식 : "국가를 믿지 못한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특히 선거 개입 사건 등으로 드러난 국정원의 거짓말이 문제인데, 이런 상황에서 테러방지법을 만들어 국정원 한데 국민을 감시할 권리를 주었으니 누가 국가를 믿겠나? 이런 문제로 청년들 분노가 크다. 보수 정치권에서 교묘하게 이용하는 것 같기도 하다. 정치에 환멸 느끼게 해서 투표 안 하게 하려고."

박승하 : "말만 하려고 하면 종북이나 빨갱이로 모는 게 정말 큰 문제다. 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요구를 미리 차단해 버린 것이다. 먹고 살기 어려워 시급 1만 원으로 올리자고 했더니 '너 빨갱이지'라고 하고, 국정 교과서 반대하면 '종북', 심지어 세월호 유가족을 '종북'으로 몰기도 한다."

특정 정당 권력 독점 안 돼, 모두가 주인 되는 세상 어려워

김식후보
 김식후보
ⓒ 민중연합당

관련사진보기


-그렇다면 후보가 꿈꾸는 이상적인 사회는?
강새별 : "모두가 주인이 되는 사회다. 그러려면 하고 싶은 말 충분히 할 수 있어야 하고, 권력도 골고루 나누어야 한다. 특정 정당이나 집단이 독점하면 안 된다. 또 먹고 사는 거 신경 안 쓰고 하고 싶은 일 마음껏 하는 사회였으면 좋겠다."

김식 : "모두가 잘살고 누구나 행복한 사회다. 그러기 위해선 불신도 시기도 없는 바람직한 공동체가 이루어져야 한다. tvN의 드라마 '응답하라 1988' 같은 사회가 모델이 될 수 있겠다. 음식을 서로 나누어 먹고 서로 걱정해 주는 모습이 참 좋았다."

박승하 : "주택, 의료 같은 기본적인 생활이 걱정 없고, 일한 만큼 대접받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 쿠바 정도가 본보기가 될 수 있을까? 이런 문제에 대해 쿠바 정부는 확실한 신념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정부는 이래야 한다고 본다.

-어떤 정치인이 되고 싶은지?
강새별 : "시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 말 걸어주는 정치인, 그러면서 나도 행복해지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김식 : "약속을 잘 지키면서도 솔직한 정치인이 되고 싶다. 책임지지 못할 약속은 하지 않고, 혹시 못 지켰으면 솔직하게 미안하다고 말하는 정치인."

박승하 :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것과는 타협하지 않는, 그러면서도 합리적인 정치인이 되고 싶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와 근접한 정치인이라 생각한다."

-시민들에게 한 말씀.
강새별 : "기성 정치인 눈으로 보면 제가 부족한 후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새로운 정치는 저 같은 보통사람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엄마, 흙수저 물려줬다고 미안해한다. 엄마 잘못이 아니란 걸 증명하고 싶다. 청년들 자기소개서 500개 쓰면서 괴로워한다. 이들에게 우리가 부족한 게 아니란 걸 알게 해 주고 싶다. 우리가 뭉치면 이 땅의 갑이 될 수 있다는 걸 증명하는 선거를 만들겠다."

김식 : "우리 국민이 행복해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선거할 때 국민 힘이 가장 세다. 그걸 남의 행복을 위해서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권력은 국민에게 있다. 우리가 잘 선택하면 행복 해 질 수 있다. (김식 후보 찍으면 행복해 질 수 있나?) 당장은 아니지만 미래에는 행복해 질 수 있다."

박승하 : "청년뿐만 아니라 부모님도 물려줄 게 없어서 걱정 많다. 돈이 없으면 인간관계도 최소한의 삶도 힘들다.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거 우리가 하려고 한다. 우리와 함께해 달라고 정중히 부탁한다. 많은 청년 유권자가 우리와 같이해야 한다. 참여해야 한다. (참여하면 행복해 질 수 있나?) 저는 행복해 질 것이라 생각한다." 


태그:#민중연합당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