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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오후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이 공천결과를 발표하자 유승민 의원의 선거사무실에서 지지자들과 기자들이 관심있는 표정으로 TV를 바라보고 있다.
 15일 오후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이 공천결과를 발표하자 유승민 의원의 선거사무실에서 지지자들과 기자들이 관심있는 표정으로 TV를 바라보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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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유승민 의원 공천 여부를 두고 막바지 고심을 하고 있지만 대구 지역은 시나리오대로 소위 '진박'또는 '친박' 출신 후보들만 공천을 받는 것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지난 15일 7차 공천을 발표하면서 유 의원 측근인 류성걸(동구갑), 김희국(중남구) 의원을 컷오프(공천 배제)했다. 또 지난 14일 컷오프된 홍지만(달서갑), 권은희(북구갑) 의원, 불출마를 선언한 이종진(달성군) 의원 등이 낙마했다. 경선을 통해 후보가 결정되는 김상훈(서구) 의원을 제외하면 유 의원 측근들은 모두 낙마한 것이다.

대신 진박인 정종섭(동구갑), 추경호(달성군) 예비후보는 단수로 공천이 확정됐고 윤두현(서구), 곽상도(중·남구), 하춘수(북구갑) 예비후보는 경선을 치르게 됐다. 유승민 의원 지역구에 도전장을 낸 이재만(동구을) 후보만 현재까지 확정되지 않았다.

친박 감별사를 자처하는 조원진(달서병) 의원은 남호균, 김석준, 이철우 예비후보와 경선을 치르게 돼 한결 가벼운 표정이고 윤재옥 의원(달서을)도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과의 경선에서 무난히 이길 것으로 보인다. 또 여성전략공천지역(수성을)과 장애인·청년 전략공천지역(북구을) 또한 '친박' 후보가 공천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4월 총선에 출마하는 이른바 '친박' 중의 '진박'인 정종섭 전 장관 등은 지난 1월 20일 오전 대구시 남구 대명동의 한 식당에 모여 결의를 다졌다.
 오는 4월 총선에 출마하는 이른바 '친박' 중의 '진박'인 정종섭 전 장관 등은 지난 1월 20일 오전 대구시 남구 대명동의 한 식당에 모여 결의를 다졌다.
ⓒ 정종섭 선거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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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대구는 청와대와 친박계의 시나리오대로 김문수 예비후보(수성갑)를 제외하면 12개 선거구 중 대부분이 '친박' 또는 '진박' 후보가 공천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결과는 이미 새누리당의 공천을 앞두고 예견됐다. 지난 1월 20일 소위 '진박'이라고 일컬어지는 정종섭, 추경호, 곽상도, 윤두현, 하춘수, 이재만 등 6인은 남구 대명동의 한 해장국집에서 사진을 찍고 자신들이 진박 후보임을 과시했다.

당시 이들에 대해 논란이 많았지만 친박계의 좌장인 최경환 의원은 이재만 후보를 제외한 5명의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대구 현역 의원들을 비판하고 이들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이 자리에는 서상기, 홍지만 의원 등도 함께 참석해 힘을 실어주었다.

조원진 의원도 지난해 12월 19일 열린 이재만 예비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모두가 대통령과 친분을 얘기하며 친박이라고 주장하는데 '진실한 사람'이 누구인지 헷갈린다"며 "조원진이 가는 곳은 모두 진실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공천을 앞두고 SNS를 통해 떠돌던 컷오프 대상자 명단. 대구지역 현역 국회의원들은 결국 이 명단대로 모두 컷오프 당했다.
 새누리당 공천을 앞두고 SNS를 통해 떠돌던 컷오프 대상자 명단. 대구지역 현역 국회의원들은 결국 이 명단대로 모두 컷오프 당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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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공천 심사를 앞두고 정가에는 '컷오프 대상자' 명단이 돌았고 서상기, 김희국, 권은희, 류성걸 의원 등 대구경북 지역 공천탈락자 6명의 이름이 거론됐다. 실제로 이들은 공천에서 모두 탈락했다.

대구지역 공천을 '진박' 또는 '친박' 후보 들이 독식하자 지역에서는 이에 대한 거부감이 확산되고 있다. 유승민 의원을 지지한다는 한 시민은 "이게 과연 공천이냐? 사천이지"라면서 새누리당과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을 비난했다.

수성구의 한 주민은 "지난 선거에 이어 이번에도 지역 주민들의 선택권은 무시된 것 같다"며 "주민들을 무시하고 후보를 내도 무조건 찍을 것이라는 환상을 이제 버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TK(대구경북)지역 선거개입에 대한 불만도 쏟아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0일 경북도청 개청식에 참석하기에 앞서 대구의 진박 후보가 있는 지역에서 간담회를 열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진박 후보인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장관의 선거사무소를 3번이나 지나가는 무리수를 두고 경북도청 개청식에 참석해서도 정 전 장관의 손만 잡았다. 당시 개청식에 참석한 유승민 의원 등 대구경북 국회의원과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박 대통령의 이런 행보에 대해 지역 주민들은 노골적인 선거개입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공천에서 탈락한 국회의원 지역구에서는 새누리당 당원뿐 아니라 지지자들의 비난도 높아지고 있다.

한편 유승민 의원의 공천 여부에 따라 공천 탈락한 의원들의 입장 표명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컷오프된 류성걸 의원과 김희국 의원은 전화를 받지 않고 있으며 권은희 의원은 전화기를 꺼놓고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유 의원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이들이 유 의원과 공동 대응을 할 수도 있어 지역 선거판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유승민#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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