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세돌 9단이 13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4국에서 180수 만에 알파고에 불계승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활짝 웃고 있다.
▲ 승리의 미소 이세돌 9단이 13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4국에서 180수 만에 알파고에 불계승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활짝 웃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인간이 이긴 게 아니라 이세돌이 이겼다.

내리 3연패를 하면서도 "인간이 진 게 아니라 이세돌이 졌다"고 말한 이세돌 9단은 첫승 후 기자회견장에 올라 활짝 웃었다. 회견장에선 박수가 쏟아졌고, 박수를 받은 이 9단은 "한 판을 이기고 이렇게 축하를 받은 건 처음이다. 감사하다"며 수줍은 듯 다시 한 번 웃었다.

13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4국에서 이세돌 9단은 180수 만에 알파고를 꺾었다. 이 9단은 "1승을 하니 이렇게 기쁠 수가 없다"며 "이 1승은 이전에 했던 어떤 승리와도, 앞으로 할 승리와도 바꾸지 않을 1승"이라고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이 9단은 "(이전 3패로 인해) 충격이 아예 없었다고는 말씀드릴 수 없고, 결과가 좋지 않아 스트레스가 있긴 했다"며 "(하지만) 이번 한 판을 이겨서 그런 것도 많이 날아갔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많이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신 덕택에 한 판이라도 이긴 것 같다"고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신의 한 수' 87수, "그곳에 둘 수밖에..."

이세돌 9단이 1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구글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제4국에서 첫 수를 두고 있다.
 이세돌 9단이 1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구글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제4국에서 첫 수를 두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이날 흰돌(백)로 대국에 임한 이 9단은 알파고를 향해 '깜짝 도발'을 하기도 했다. 대국 후 "알파고는 백보다는 흑을 좀 더 힘들어하는 게 아닌가 싶다"라고 말한 이 9단은 옆에 앉아 있던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에게 "돌갈이를 해야 하는데, 오늘은 (제가) 백으로 한 번 이겼으니 (내일 남은 5국은) 제가 흑으로 경기를 하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약간 당황한 듯한 표정을 지은 하사비스 CEO는 곧바로 "Yes, I guess it's fine(네,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흔쾌히 답하며 이 9단에게 웃음을 지어 보였다. 하사비스 CEO의 말에 회견장에선 다시 한 번 큰 함성과 박수가 나왔고, 이 9단도 웃으며 "Thank you(고맙습니다)"라고 답했다.

이날 대국의 '신의 한 수'로 꼽힌 78수와 관련해 이 9단은 "그 장면에선 그 수를 둘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9단은 "(그 수로) 더 쉽게 무언가가 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어려워서 또 지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며 "다른 수가 보이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둔 한 수였는데 이렇게 칭찬을 받아 어리둥절하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구글 딥마인드 측은 "오늘의 패배는 알파고에게 매우 소중한 패배다"라고 말하며 이 9단에게 축하의 말을 전했다. 하사비스 CEO는 "오늘 이 9단은 자신이 얼마나 어마어마한 바둑 기사인지 우리에게 보여줬다"며 "우리는 알파고의 단점이 무엇인지 알아야 알파고를 개선할 수 있기 때문에 이 9단 같은 창의적인 천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하사비스 CEO는 "이 9단은 앞서 3패에도 불구하고 오늘 훌륭하게 경기를 진행해줬다"며 "영국으로 돌아가 더 면밀히 분석하고 어떤 게 문제인지 파악해, 알파고를 더 개선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세돌 9단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구글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5번기 제3국 맞대결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캐논 1DX 2회 다중촬영.
▲ <세기의 대국> 이세돌 9단과 알고리즘 이세돌 9단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구글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5번기 제3국 맞대결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캐논 1DX 2회 다중촬영.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이날 영어 해설을 맡은 마이클 레드먼드 9단은 "오늘 이 9단의 묘수인 78수를 보고 매우 놀랐다. 그 수를 만났다면 알파고는 물론이고, 상대가 누구였든 간에 놀랐을 것"이라며 "오늘 승리한 9단에게 축하의 말을 전한다"고 말했다.

한국어 해설을 맡은 송태곤 9단도 "부담이 심했을 텐데 자신의 바둑을 펼친 이 9단에게 멋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오늘 알파고가 미세한 약점을 보였기 때문에 5국에선 더 재밌는 승부가 펼쳐지지 않을까 예상된다"라고 덧붙였다.

이 9단과 알파고의 마지막 5국은 15일 오후 1시에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이세돌 9단 관련 기사]
'첫승' 이세돌 "값어치 매길 수 없는 1승"
외신 "이세돌, 한 판이라도 알파고 이길까"
"이세돌이 패했지 인간이 패한 건 아니다"
이세돌 "알파고의 완승, 완벽한 대국 펼쳤다"
이세돌 "사람이라면 둘 수 없는 수가 나왔다"


태그:#이세돌, #알파고, #바둑, #구글, #딥마인드
댓글8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