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히야>에 출연한 호야.

영화 <히야>에 출연한 호야. ⓒ 콘텐츠다봄


4일 오후 영화 <히야>의 언론 시사회가 서울 왕십리 CGV에서 열렸다. 10억 원 미만의 저예산 영화지만 팬들의 마음을 '선덕'거리게 하는 점이 있으니, 바로 아이돌 인피니트 호야의 상업영화 데뷔작이라는 것.

경상도 방언으로 형을 뜻하는 히야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영화는 진한 형제애와 가족애를 그렸다. 10대 팬들의 지지를 받는 호야와 함께 모델 출신 안보현 역시 이 작품으로 상업영화 신고식을 치렀고, 실력파 배우 강성미, 신예 강민아 등이 출연했다. <히야> 언론 시사 직후 진행된 기자간담회 현장을 대화 중심으로 <오마이스타>가 재구성했다.

[상황 1] 떨리니? 감독인데 나도 떨린다

"청심환을 먹고 왔는데도 엄청 떨리네요. 음... 형제를 주인공으로 한 이유는요. 제가 지금껏 쓴 시나리오 대부분이 남성 영화더라고요. 제가 보고 싶은 영화를 하려고 하다 보니. 어휴, 왜 이렇게 떨리죠? 죄송합니다." (김지연 감독)

"(갑자기 마이크를 들며) 감독님이 본인이 보고 싶은 영화 만들고 싶다 하셨거든요. 남자 분들이 많이 나오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저희들에게 말씀하시곤 했어요. 감독님 맞죠?" (호야)

- 첫 질문을 받은 김지연 감독이 발언 도중 숨을 가라앉히자 호야가 대신 말을 받아 마무리했다. 이런 게 기사도 정신이라는 걸까? 호야의 센스라고 볼 수 있겠다.

<제니, 주노>(2005) <플라이대디>(2006) 제작부, <킹콩을 들다>(2009)의 제작실장 등을 거치며 영화 짬밥 좀 꽤 먹은 김지연 감독이라지만, 감독으로 데뷔는 이번 <히야>를 통해서다. 역시 데뷔는 떨리는 법. 감독이 배우보다 더 떨 수도 있다.

[상황 2] 호야 패밀리의 정체

 영화 <히야>의 한 장면.

영화 <히야>의 한 장면. ⓒ 메이저타운


"제가 삼형제 중 둘째거든요. 형도 있고 동생도 있는데 어렸을 때 형과 엄청 싸워서 몇 년 동안 안 보고 지낸 적도 있어요. 남동생과는 반대로 또 제가 진짜 엄하게 많이 혼냈어요. 동생이 배우 지망생인데 이 영화에 같이 출연했거든요." (호야)

- 영화의 주요 갈등은 사기꾼인 형 진상을 싫어하는 동생 진호 사이에서 벌어진다. 기자가 실제 형제 관계에서 느낀 점들을 연기에 적용시킨 게 있는지 묻자, 호야가 답하면서 친동생의 출연사실을 알렸다. 호야의 본명은 이호원, 그의 친동생은 이호준으로, 극중 가수 연습생이자 아이돌 그룹 로드킹의 멤버 중 한 명의 역할을 맡았다. 5인으로 구성된 로드킹 멤버엔 호야의 절친 또한 출연했다. 어쩐지 군무가 딱딱 들어맞는다 했다. 형제와 친구는 용감했다.

[상황 3] <히야> 안에 드라마 <시크릿가든> 있다

"안보현씨에게 넌 현빈이고 호원은 하지원이라고 말했어요. 형제지만 여성들이 좋아하는 남성들의 케미(호흡)가 있거든요. 그 부분을 담으려고 노력했어요." (김지연 감독)

- 여성 감독인데 남성 영화를 찰지게 찍었다는 게 특이했다. 듣고 보니 <히야>는 여성 판타지가 물씬 가미된 작품이었다. 사춘기 시절 순정 만화를 보는 느낌이랄까. 하여튼 현빈과 하지원이라니. 전문용어로 이를 '브로맨스'(남성 캐릭터들이 마치 연인 사이처럼 끈끈한 감성을 나누는 상황을 표현한 말)라 하던가.

참고로 <히야>는 순제작비 6억 원 가량 들어간 저예산 영화다. 2014년 촬영을 마쳤지만 배급사 문제로 난항을 겪다가 이제야 빛을 보게 됐다. 김지연 감독은 "<응답하라 1997>에 출연한 호야의 모습을 보고 일찌감치 점찍어뒀다"고 말했다. 안보현의 경우는 반대다. 모델 출신에 훤칠한 외모였지만 연기력 면에서 검증되지 않아 감독이 고민이 깊었던 것. 결국 촬영 시작 일주일 전에야 캐스팅이 확정됐고, 안보현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혼신의 연기를 보였다.

[상황 4] 인피니트 다른 멤버들의 반응은?

 영화 <히야> 언론 시사회가 4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열렸다.

영화 <히야> 언론 시사회가 4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열렸다. ⓒ 콘텐츠다봄


"어... 아직까지 멤버들의 응원메시지는 없네요. 그냥 평소에 제가 찍고 있을 때 잘 돼 가냐고 묻곤 했어요. 촬영장에 놀러와서 맛있는 걸 사주기도 했고요. 다음주에 VIP 시사회가 있는데 누구보다도 멤버들 반응이 궁금해요. 좋게 봐줬으면 좋겠네요." (호야)

- 호야는 어느새 데뷔 7년차가 된 중견(?) 아이돌이다. <히야>에선 가수 지망생으로 나오는데 덕분에 그는 소싯적 생각을 많이 떠올리게 됐다는 후문이다. 극중 진호는 한 쪽 귀가 안 들리는 장애가 있어 오디션장에서 큰 위기를 겪는다. 실제 호야 역시 기관지가 굉장히 안 좋았다고 한다. 호야는 "어렸을 때 기관지 문제로 응급실에 많이 실려갔었다"며 "인피니트 데뷔 직전 성대 검사를 했는데 의사가 가수를 하기에 힘든 목이니 그만 둘 걸 진지하게 고민하라고 했을 정도였다"고 전했다. 이런 비하인드가 있었기에 호야는 "역할에 제대로 몰입할 수 있었"다.

<오마이스타>'s comment

굳이 분류하자면 <히야>는 소녀감성 물씬 담긴 순정가족물 정도다. 섬세한 여성의 시각이 담긴 남성물 자체가 신선하게 다가온다. 소녀 팬들은 분명 좋아할 영화. 개봉은 오는 3월 10일이다.

호야 히야 인피니티 안보현 아이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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