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강 PO 오리온·동부·KGC·삼성 감독의 출사표  2015-2016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3승제)진출팀인 4위 안양 KGC인삼공사와 5위 서울 삼성, 3위 오리온-6위 동부 감독들이 23일 오전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열린 6강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우승 트로피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삼성 이상민 감독, 인삼공사 김승기 감독, 동부 김영만 감독, 오리온 추일승 감독.

▲ 6강 PO 오리온·동부·KGC·삼성 감독의 출사표 2015-2016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3승제)진출팀인 4위 안양 KGC인삼공사와 5위 서울 삼성, 3위 오리온-6위 동부 감독들이 23일 오전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열린 6강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우승 트로피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삼성 이상민 감독, 인삼공사 김승기 감독, 동부 김영만 감독, 오리온 추일승 감독. ⓒ 연합뉴스


지난 21일 전주 KCC의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은 승부가 있다. 상위 6팀이 챔피언 트로피를 놓고 벌이는 플레이오프가 25일 안양 KGC와 서울 삼성의 경기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고양 오리온과 원주 동부의 6강 플레이오프, 정규시즌 1·2위로 일찌감치 4강에 선착한 전주 KCC와 울산 모비스까지 총 6팀이 봄에 피어나는 벚꽃보다 아름답고 치열한 승부를 펼치기 위해 다시 승부의 출발선에 서 있다.

이 중에서 4강으로 가기 위한 발걸음을 내딛는 6강 플레이오프 진출팀 4팀의 아킬레스건과 키플레이어를 전망해보자.

[KGC] 오세근의 건강, 전성현의 경기감각

슛 하는 오세근  지난 12일 오후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안양 KGC 인삼공사와 창원 LG 세이커스의 경기. 인삼공사 오세근이 슛을 하고 있다.

▲ 슛 하는 오세근 지난 12일 오후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안양 KGC 인삼공사와 창원 LG 세이커스의 경기. 인삼공사 오세근이 슛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오세근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소위 말하는 역대급 하드웨어를 지녔다는 평을 들으며 프로에서의 좋은 활약이 기대됐다. 그러나 창단 첫 플레이오프 우승을 이끈 2011~2012시즌 이후 크고 작은 부상을 달고 살며 한 시즌을 통째로 날린 적도 있을 정도로 정상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선 적이 매우 적다. 이번 시즌도 가장 중요한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현재 무릎에 부상을 안고 있다. 시즌이 끝난 뒤 수술을 고려해야 할 정도로 좋지 않은 상태지만 투혼을 발휘해 플레이오프에 출전한다는 계획이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오세근이지만 그의 존재 여부는 골 밑 무게감의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그만큼 오세근은 KGC에서 중요한 자원이라고 할 수 있다. 플레이오프 기간 동안 최대한 긴 시간 코트에서의 활약이 KGC로서는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현재 KGC에는 이정현을 제외하고는 3점 슛에 뚜렷한 강점이 있는 선수를 찾아보기 힘들다. 주포로 활약했던 강병현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시즌아웃되었고 대학 시절 슈터로 이름을 날렸던 신인 문성곤은 쟁쟁한 선배들 틈에서 출전시간을 보장받지 못한 채 프로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 KGC에 구세주와도 같은 선수가 나타났다. 바로 불법 스포츠 도박 관련 징계를 마치고 돌아온 슈터 전성현이 그 주인공이다. 이번 시즌을 준비하면서 김승기 감독이 가장 기대를 숨기지 않았던 선수 중 한 명인 전성현은 시즌 시작 직전 한 시즌 전체에 해당하는 54경기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다.

플레이오프 같은 단기전에선 외곽슛 한방이 추격의 신호탄이 되기도 하고 승부를 결정짓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는 확률이 매우 높다. 그런 상황에서 전성현의 복귀는 강병현의 부상 공백을 메우고 동시에 이번 시즌 KGC의 고질적인 고민인 슈터 부재를 해결해 줄 마스터키와 같다고 할 수 있다.

관건은 경기감각이다. 아무리 좋은 슈팅능력을 지녔다고 해도 경기감각이 부족하다면 무용지물이다. 반대로 그의 경기감각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면 이번 6강 PO 판도를 뒤흔들 수 있을 중요한 키 플레이어가 될 것이다.

[서울 삼성] 문태영의 멘탈, 와이즈의 분발

기뻐하는 문태영  지난 17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부산 KT의 경기가 78-71, 삼성의 승리로 끝났다. 경기 종료 후 삼성 문태영이 박수를 치며 밝게 웃고 있다.

▲ 기뻐하는 문태영 지난 17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부산 KT의 경기가 78-71, 삼성의 승리로 끝났다. 경기 종료 후 삼성 문태영이 박수를 치며 밝게 웃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시즌까지 문태영의 이미지는 '악동' 그 자체였다. 팀 내에서 가장 많은 테크니컬 파울로 인해 많은 금액의 벌금을 냈고 경기 도중에도 수차례 심판에게 짜증 섞인 어필을 하면서 국내 농구팬들 사이에서 이미지가 좋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시즌 삼성과 FA 계약을 체결하고 또 팀의 주장으로 임명되면서 그의 태도는 달라졌다.

항의가 확실히 줄어든 모습이었고 팀에도 무난하게 적응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시즌이 막바지에 다다를 무렵 다시 조금씩 문태영의 멘탈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지난 14일 펼쳐진 LG와의 경기에선 김영환과의 신경전으로 받은 테크니컬 파울로 승부처에서 허무하게 5반칙 퇴장을 당하며 팀의 역전패를 하염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이번 6강 상대인 KGC에서 문태영과 매치업이 될 선수는 타이트한 압박수비로 이미 수차례 문태영과 크고 작은 신경전을 펼쳤던 양희종이 될 공산이 크다. 물론 양희종이 일부러 신경전을 유발하진 않겠지만, 그의 수비 특성상 문태영이 원하는 대로 공격을 펼치지 못한다면 문태영의 멘탈은 흔들릴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삼성으로선 흔들리는 문태영의 멘탈을 잘 잡아야 팀의 승리가 보일 것이다.

에릭 와이즈는 시즌 중반, 부진에 허덕이던 론 하워드를 대신해 삼성에 합류한 단신 빅맨 선수다. 와이즈의 합류 후 삼성은 5경기에서 4승1패를 거두며 외인교체의 효과를 톡톡히 보는 듯했다. 그러나 와이즈 효과는 거기까지였다. 치고 나가야 할 상황에서 더 치고 나가지 못하면서 결국 5위로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그래도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는 삼성으로서는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 와이즈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KBL 적응을 마친 모습을 보이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것.

시즌 막판 6경기에서 평균 18점을 기록하면서 시즌평균 10점보다 2배에 가까운 득점을 올렸다. 다소 투박하고 운동신경 또한 다른 외국인 선수에 비해 부족하지만 골 밑에서 묵묵하게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면서 삼성 골 밑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와이즈의 상승세가 유지된다면 라틀리프, 김준일과 함께 골 밑의 무게감이 더욱 증가할 것이고 찰스 로드와 오세근과의 맞대결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다.

[고양 오리온] 헤인즈와 조 잭슨의 공존

덩크하는 헤인즈 지난 16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주KCC와 고양오리온의 경기. 오리온 헤인즈가 덩크슛을 하고 있다.

▲ 덩크하는 헤인즈 지난 16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주KCC와 고양오리온의 경기. 오리온 헤인즈가 덩크슛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라는 격언은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서 많은 사람이 사용하고 있는 말이다. 그 격언이 현재 오리온의 두 외국인 선수 애런 헤인즈와 조 잭슨에게도 해당한다는 것에 아마 많은 농구팬이 공감할 것이다. 시즌 초반 조 잭슨의 부진에도 묵묵히 헤인즈와의 호흡을 기대하며 그를 기다렸던 오리온은 헤인즈가 11월, 불의의 부상을 당하면서 정상에서 추락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헤인즈가 부상으로 빠지면서부터 조 잭슨은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뽐내기 시작했다. 득점, 어시스트, 스틸 등 거의 모든 부분에서 엄청난 모습을 보여주며 자신이 왜 KBL에 오게 되었는지 몸소 증명해 보인 것이다. 헤인즈 중심의 팀에서 잭슨이 팀의 중심이 되자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헤인즈의 복귀와 함께 두 선수의 위력은 배가 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있었지만 아쉽게도 잭슨은 헤인즈 복귀 후 10경기에서 평균 13.6득점을 기록하며 시즌평균(14,1점)과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인 건 헤인즈가 부상복귀 후 언제 아팠냐는 듯이 연일 맹활약을 보인다는 점. 이는 오리온이 플레이오프에서 동부를 상대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자신감을 넘어 승리로 가기 위해선, 이 두 선수의 활약이 절대적이다. 이들이 아킬레스건이자 키플레이어이기 때문이다. 이제 이 뛰어난 사공들을 한데로 모을 수 있는 추일승 감독의 혜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원주 동부] 윤호영의 시즌아웃, 허웅의 슬럼프 탈출

코트에 쓰러진 윤호영 지난 2015년 12월 2일 오후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원주 동부와 울산 모비스 경기에서 동부 윤호영이 경기도중 코트에 쓰러져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 코트에 쓰러진 윤호영 지난 2015년 12월 2일 오후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원주 동부와 울산 모비스 경기에서 동부 윤호영이 경기도중 코트에 쓰러져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 연합뉴스


동부와 6강에서 맞붙을 오리온의 가장 큰 장점은 국내 최고의 포워드 진을 자랑한다는 점이다. 허일영을 필두로 정상급 슈터 문태종, 김동욱, 최진수 등 일일이 나열하기도 벅찰 정도로 풍부한 포워드진의 깊이를 자랑하는 오리온은 분명 동부에 위협적인 팀이다. 반면 동부는 가드, 센터진에 비해 포워드진이 탄탄하지 못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그 평가의 가장 큰 원인은 윤호영의 시즌 아웃이 한몫하고 있다.

국가대표 경험과 KBL에서도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윤호영이 계속 경기에 출전했다면 가용인원에서는 밀릴지라도 전력상으로는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었겠지만 그렇지 않기에 동부는 이제 막 부상에서 돌아온 김주성과 외국인 선수 맥키네스를 제외하곤 크게 눈에 띄는 포워드진이 없는 상태다. 동부로선 이 점이 이번 6강 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가장 큰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허웅은 지난 시즌 루키로서 가능성을 보이면서 이번 시즌에 대한 기대를 하게 했다. 그리고 이번 시즌 팀의 중심으로 우뚝 서면서 지난 22일 열린 KBL 시상식에서 기량발전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시즌 중반 허웅에게 찾아온 슬럼프는 허웅 본인에게도 동부에도 시련을 안겨다 주었다. 시즌 초반부터 12월까지 물오른 기량을 뽐내며 평균 13점을 기록한 것과 달리 시즌 중반 들어 1월 평균 9.3점에 머무르면서 팀 성적도 상위권에서 플레이오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까지 오게 된 것이다.

그래도 시즌 막판 조금씩 힘을 낸 허웅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면서 슬럼프를 이겨내고 있다. 이번 6강 플레이오프에서 허웅이 시즌 초반의 활약으로 팀을 이끈다면 오리온과도 팽팽한 승부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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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태익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blog.naver.com/kti0303)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프로농구 KBL KGC 삼성 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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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를 좋아하는 대학생입니다. 부족하겠지만 노력해서 좋은 내용 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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