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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완도군은 지난해 7월부터 '해풍이 농산물에 끼치는 영향'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올 2월 18일 최종보고회를 열었다.
 전남 완도군은 지난해 7월부터 '해풍이 농산물에 끼치는 영향'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올 2월 18일 최종보고회를 열었다.
ⓒ 완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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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방울토마토, 해남 절임배추, 무안 양파, 영암 무화과의 홍보문구에 빠지지 않는 단어가 있다. 바로 '해풍(바닷바람)'이다. '해풍 맞은 방울토마토', '해풍 맞고 자란 무화과' 식으로 강조한다. 심지어 거문도 해풍 쑥과 비금 해풍 시금치, 충남 태안 해풍 더덕도 있다.
바닷가에 인접해 있는 거의 모든 지자체의 지역 농특산물 홍보에는 '해풍'이 빠지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들 지자체에서는 해풍을 맞으면 씹는 맛이 아삭하고 당도가 훨씬 높다고 주장한다. 청정지대의 소금기 섞인 해풍과 해무로 각종 미네랄 성분이 풍부하며, 농특산물 고유의 향이 진하다는 자랑도 늘어놓는다. 이 때문에 해풍 맞고 자랐다는 홍보하는 농특산물은 일반 제품에 비해 가격도 비싸다.

그러나 이 같은 지자체의 홍보는 일방적인 주장일 뿐 수치상 근거가 정확하게 제시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일부 소비자들은 높은 가격을 받는 농특산물에 당연한 의혹을 제기했다. 해풍을 맞는다고 정말로 맛과 식감이 변화하고, 영양분까지 풍부해진다는 게 사실일까?

이 같은 의혹 제기에 전남지역 한 지자체가 1년여 동안의 연구용역을 진행해 '해풍'의 실체를 밝혀냈다. 전남 완도군은 지난해 7월 목포대 산학협력단 박용서 교수팀에 연구용역을 맡겼다. 해풍이 농산물에 끼치는 영향을 비교, 분석해 결과물을 도출하는 것이었다.

완도군은 타 지자체와 마찬가지로 그동안 해풍을 맞고 자란 농작물이 당도나 경도가 높고, 맛과 품질이 우수하다는 홍보를 해왔다. 실제 완도산 방울토마토나 해변 포도, 부지화, 비파 등의 농작물은 대도시 도매시장에서 높은 가격에 경매되고 있지만, 그 근거는 명확하지 못했다.

그래서 군은 연구용역을 통해 해풍이 미치는 영향 및 기능성 우위 지표를 도출해 낼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부담도 적지 않았다. 해풍과 고품질 농특산물의 상관관계가 수치상 입증되지 못하면, 그동안의 모든 홍보는 거짓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해풍맞고 자란 농산물은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왼쪽부터 완도 방울토마토, 완도 해변포도, 영광법성포굴비
 해풍맞고 자란 농산물은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왼쪽부터 완도 방울토마토, 완도 해변포도, 영광법성포굴비
ⓒ 이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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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 동안의 연구 기간을 거쳐 지난 18일 '해풍의 농업적 이용가치 연구용역' 최종보고회가 완도군농업기술센터에서 열렸다. 결과적으로 용역팀은 바닷바람을 맞고 자란 농산물이 맛과 향뿐 아니라 무기질 함량도 높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박용서 목포대학교 산학협력단 교수는 최종 보고회에서 "해풍과 해무에는 무기물이 풍부하다"며 "완도 농산물은 해풍과 해무에 있는 무기물들이 과수에 접촉해 과실 내에 무기물 함량이 축적돼 맛과 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연구결과 부지화는 당도는 12.8~13.5%, 무기물함량은 타 지역에 비해 7.3~18.7%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파는 타 지역에 비해 갈리함량은 1.0~13%, 칼슘은 6.0~7.1%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포도는 타 지역에 비해 무기물인 칼리가 1.28mg, 안토시아닌 함량이 0.02~0.21mg 더 높게 측정됐다.

박 교수는 "완도에서 생산한 농산물(부지화, 비파, 포도 등)이 풍부한 일조량과 해풍의 영향으로 타 지역에 비해 당도가 높고, 무기물인 칼리, 칼슘과 생리활성 물질인 나린긴, 헤스페리린 함량이 높다"고 덧붙였다.

완도군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해풍의 농업 이용가치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찾기로 했다. 완도군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이번 용역 결과를 통해 청정바다 완도에서 자라는 과실의 우수성에 대한 근거를 마련해 '완도 자연그대로' 농축산물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태그:#완도, #해풍맞은, #해풍맞고 자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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