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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레이 서클'은 칼 폴라니가 청년 시절 대학의 후진성을 비판하기 위해 만든 비밀 모임의 이름입니다. 정치의 계절, 겨울입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무슨 기준으로 정치인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 됐습니다. 우리는 알고 싶습니다. 그래서 '모비딕 프로젝트'를 연재합니다. 거대한 고래, 모비딕을 쫓는 마음으로 후보자를 추적하는 '갈릴레이 서클'의 총선 기획입니다. - 기자 말



[기사수정: 23일 낮 12시 25분]

Why? 박창완

성북을은 더불어민주당 신계륜 의원이 4선을 한 지역이다. 신 의원은 14대 총선부터 19대 총선까지 15대와 18대를 제외하고 이 지역에서 의원 뱃지를 달았다. 4선의 신 의원이 닦아놓은 지역 기반은 더민주 후보에게 유리할 가능성이 높다.

정의당 박창완은 성북에서 20여 년을 살며 시민단체, 협동조합 등 지역 운동에 참여했다.

이번이 다섯 번째 출마인 박 후보는 이렇게 쌓은 지역 기반을 바탕으로 당선을 노린다. 박 후보를 Produce 300의 첫 번째 후보로 만났다.

1. 다시 쓰는 이력서

박창완 다시 쓰는 이력서
 박창완 다시 쓰는 이력서
ⓒ 조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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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인적성 검사

박창완 인생그래프
 박창완 인생그래프
ⓒ 조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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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완은 포항에 있는 가난한 시골 마을에서 자랐다. 학교에서 나눠주는 해외원조품은 당연히 박창완의 몫일 정도로 그의 집은 가난한 마을에서도 가장 가난했다. 가난은 박 후보에게 고등학교도 허락하지 않았다. 19살이 된 그는 직업훈련원에 들어가 선반 기술을 배웠다. 그 기술로 대기업 공장에서 일을 시작했다. 소득이 생기며 배움을 다시 시작했다. 남들보다 4년이 늦었지만 공고 야간을 거쳐 대학도 야간으로 졸업했다.

대기업 공장에서 노동자 대의원을 하던 그는 대학 졸업 후 들어간 은행에서도 노동조합 활동을 했다. 박 후보의 말에 의하면 은행에서의 시간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절'이었다. 노조위원장이 됐고 지금의 아내도 만났다. 그러나 그는 40대에 은행을 그만두고 현실 정치에 뛰어들었다. 국민승리 21, 민주노동당, 통합진보당, 정의당으로 이어지는 한국 진보 정당 분열의 역사를 함께 했다. 그 와중에 즐거운 교육상상 대표, 정릉신용협동조합 이사장을 맡았다. 올해 57세의  박 후보는 다섯 번째 선거에 도전한다. 

3. 실무면접



"더민주는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이 도리라고 봅니다."

박창완은 지난 네 번의 선거 모두 성북을에서 출마했다. 그러나 모두 당선권과는 거리가 멀었다. 두 번의 지방 선거와 한 번의 국회의원 재보궐, 또 한 번의  총선에서 그가 받은 가장 많은 득표율은 첫 선거였던 2006년 지방 선거에서 받은 14.4%다(전체 투표 수 170,966 중 11,859 표). 최근 선거였던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배 후보와 단일화 했다. 신계륜 의원과 경쟁한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2위를 차지한 신 의원의 5% 수준에 불과한 표를 얻었다.

그러나 박 후보는 신 의원에 대해 날 선 비판을 계속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당선 가능성에 대해 "국회의원 당선이 최종적인 목표가 아니다"라며 신계륜 의원에 대한 책임을 지고  더민주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의원은 지난 2006년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상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 받았다. 박 후보는 "더민주가 현명한 판단을 한다면 이 지역에 공천은 안 하겠죠. 더민주가 책임 있는 공당이라면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이 도리라고 봅니다. 누구든지 간에"라고 말했다.



노동개혁은 헌법 침해... 지침으로 헌법 무력화 시도

박 후보에게 '노동'이란 단어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지금의 정치인 박창완을 길러낸 것은 팔 할이 노동이다. 정확히는 '노동운동'이다. 19살에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노동자 대의원을 맡았다. 경남은행으로 자리를 옮겨 노동조합민주화추진위원회, 노조위원장 등을 거쳤다. 민주노총 금융노조위원장(대리)를 맡기도 했다. 노동운동으로 보낸 시간은 그의 인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20년이 넘는 시간을 노동 현장에서 보낸 박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의 '노동개혁'에 대해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박 후보는 "'근로자인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기 위해 근로조건은 법률로 정한다'고 헌법 32조에 명시돼 있다"며 "그 정신을 이어받은 근로기준법은 해고를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대지침은 행정명령을 통해 쉬운 해고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근로기준법 뿐만 아니라 그 모법인 헌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샌더스보다 우리가 더 진보적

자본주의의 심장인 미국에서 민주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샌더스가 일으킨 돌풍에 대해 박창완 후보는 부러움을 표했다. 진보가 한국에서 샌더스처럼 돌풍을 일으키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박 후보는 소수를 낙인 찍는 색깔론 때문이라 평했다. "우리나라에서 샌더스와 같은 주장을 하면 빨갱이로 내몰려요."라며 그는 안타까워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진보 정당이 내놓는 정책이 샌더스의 정책에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진보 정당이 내놓은 무상의료, 무상교육 등의 정책은 샌더스의 부자 증세, 최저임금 향상보다 더 진보적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샌더스의 정책보다 더 진보적인 면을 갖고 있어요. 소수다 보니까 묻혀 버리는 거지." 그의 말에서 정의당과 박창완이 추구하는 가치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덧붙이는 글 | "후보자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습니까?" 소수 정당의 후보가 단 한 명의 국민을 대변한다더라도 그 후보는 조명 받아야 합니다. '갈릴레이 서클'이 기획한 <모비딕 프로젝트>는 기성언론이 비추지 않은 구석 정치를 비춥니다. 우리의 발칙하고 빛나는 생각들을 기대해주세요



태그:#총선, #갈릴레이 서클, #정의당, #박창완, #성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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