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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 대상 :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쇼판> (<주말뉴스 토일>),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YTN <뉴스나이트>(1부))
=모니터 기간 : 2월 12일 ~ 16일

1. '친박 인증' 인터뷰 '셀프 왜곡'…TV조선의 과욕 
선거가 57일 남은 상황(2/16)이지만 이른바 '북풍 몰이'로 인해 방송에서 선거 관련 보도량은 심각한 수준으로 없는 상황이다. 선거 관련 보도가 형편없을 정도로 줄어들고, 뉴스의 대부분이 '북풍 몰이'로 도배된 상황에서 기껏 나온 선거보도도 정상적이지 못했다.

■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 인터뷰 왜곡한 TV조선
TV조선은 새누리당의 계파 갈등에서 '친박'의 손을 들어주려는 과욕으로 자사의 인터뷰마저 왜곡하는 우를 범했다. TV조선 <파워인터뷰>(2/13, http://me2.do/GFEdPJew)에서 이하원 앵커는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을 인터뷰하면서 "스스로 친박이라고 생각하는가"라며 '친박 인증'을 요구했다.

이에 이한구 위원장은 "난 한 번도 친박이라는 말을 안 썼다. 그런데 정치부에서 그렇게 분류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앵커는 "비박계에서는 이 위원장님이 칼 휘둘러서 공천학살 당할 것이라 얘기한다"고 다시 물었다.

이 위원장이 불쾌한 듯 "도대체 비박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가?"라고 되묻자 앵커는 답변을 피했고 이 위원장은 "언론에서 친박이란 걸 만들고 비박을 대립시켜서 만들어 놓고 정의도 못 내린다"라고 언론의 보도행태를 지적했다.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이 '진박', '특박', '일박' 등의 신조어를 스스로 만들거나 사용하면서 '친박 마케팅'에 진력하고 이에 대항하는 비박계의 움직임도 활발한 상황에서 이런 현실에 대한 자성 대신 언론 탓만 하는 이한구 위원장의 답변도 개운치는 않다. 그러나 정당의 공천관리위원장을 인터뷰하면서 공천에 대한 이야기보다 '친박 인증'을 요구하는 TV조선의 행태가 더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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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다음날 TV조선 <"당원자격"…유승민 겨냥?>(2/14, http://me2.do/G8Yxl4Wk)에서 이하원 앵커는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어제 뉴스쇼 판에 출연해서 자신을 '친박'이라고 규정한 것을 보셨을 겁니다"라며 전날 이한구 위원장과의 인터뷰를 언급했다.

이어서 신정훈 기자는 "아주 중요한 것이 우리 공천을 받으려면 당원으로서의 자격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이 위원장 발언을 근거로 "원내대표 시절 박근혜 대통령과 각을 세워 온 유승민 의원도 배제 대상에 포함 될 수 있습니다"라고 보도했다. 이한구 위원장이 자신을 '친박'으로 규정한 뒤 대표적인 '비박계' 인사인 유승민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할 수 있다고 말한 것처럼 보도한 것이다.

이는 사실 여부를 떠나서 기초적 사실관계에 대한 명백한 왜곡이다. 이한구 위원장은 전날 인터뷰에서 본인을 '친박'으로 규정하는 발언을 하지 않았다. 또한 유승민 의원 관련 언급도 이하원 앵커가 "위원장께서 유승민 의원은 저성과자가 아니라고 했다. 그런데 여론조사 결과 비인기인도 아니다. 지지율에서 굉장히 많이 앞서나간다. 그럼 위원장께서 말씀하신 두 가지 (공천 배제)기준에 다 해당이 안 되는데"라며 유도 질문을 하자 "공천 기준이 더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이다. 언론이라면 실제 발언만 객관적으로 보도해야 마땅하다. TV조선은 '친박'의 '비박' 배제를 부각하려는 의도로 사실을 왜곡한 것이다

■ '친박 우애' 과시로 돌변한 대통령 연설 보도
TV조선, 채널A, MBN 종편 3사는 2월 16일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 연설을 보도하면서 대통령과 '친박'의 우애를 과시했다. TV조선 <북한 54차례 언급…'단호한 의지 보였다'>(2/16, http://me2.do/FLzAH34r)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전투복'으로 불리는 짙은 남색 바지정장 차림"이었다면서 대통령의 의상을 설명하거나 "시종일관 단호한 어조로 북한을 변화시켜야한다는 대목에선 오른 주먹을 두 차례 세게 쥐었다"며 연설 동작에 집중하며 대통령을 찬양했다.

"퇴장하는 박 대통령과 인사하기 위해 친박계 의원들이 통로 좌우로 몰려들어 인간 터널"이 만들어졌다며 화기애애함을 전하기도 했다. 여기에 "박 대통령과 화해할 수 없는 관계가 된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뒷짐을 지고 멀찍이서 대통령의 퇴장을 바라봤습니다"라며 '비박계' 유승민 의원을 대조했다.

이는 채널A와 MBN도 마찬가지다. 채널A <친박 "저 여기 있어요" 눈도장>(2/16, http://me2.do/xcrUW2Yv)은 제목부터 대통령 눈에 띄려는 '친박' 의원들의 환호를 부각한 것이었다."'배신의 정치'로 낙인찍힌 유승민 의원은 박 대통령의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기만"했다며 유 의원을 '배신자'로 거듭 '낙인' 찍기도 했다. MBN <환호하는 친박, 담담한 유승민>(2/16, http://me2.do/56LMruyy)도 똑같은 내용이다. 대통령과 '친박'에 대한 종편 3사의 '편애'는 지켜보기 부끄러운 수준이다.

2. 대통령 연설 받아쓰고 찬양, 방송사의 부끄러운 자화상
방송사들은 16일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연설을 그대로 받아쓰고 찬양하면서 비판의 목소리는 무시했다. 박 대통령 발언을 그대로 받아쓰면서 야당의 반발조차 언급하지 않는 보도가 KBS·TV조선·MBN·YTN 3건, MBC 2건, SBS 4건, 채널A 1건이다. JTBC를 제외한 7개사는 모두 톱보도에서 박 대통령 발언을 직접 인용하기도 했다. JTBC의 경우 대통령 발언이 중심이 된 보도가 2건이지만 2건 모두에 비판이나 반대 여론을 덧붙였다.

받아쓰기 보도에서는 SBS가 가장 두드러진다. SBS는 4건의 보도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정책을 사실상 폐기하고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게 하는 것을 대북정책의 최우선 목표"라는 대북 강경 압박 기조,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되는 걸 막기 위해선 외화 유입을 차단해야" 한다는 개성공단 폐쇄 정당화, "국민이라는 단어를 무려 29차례나 반복하면서 위기 극복을 위해서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라는 대국민 단합 호소, "입법촉구 서명운동을 국민의 눈물이자 절규로 표현"했다며 쟁점법안 처리 촉구 등 대통령 입장만 대변했다. SBS는 이런 보도를 스스로 대통령 연설에 대한 '분석'이라 칭했는데 발언을 그대로 전달하고 그 의도를 적극적으로 설명해주는 것이 과연 '분석'인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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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남북관계 끊은 정부, '북풍몰이'로 비호하는 방송사들
11일 북한의 개성공단 폐쇄로 남북관계가 '강 대 강'으로 치닫고 있다. 홍용표 통일부장관은 북한이 개성공단 유입 현금을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전용한 자료를 가지고 있다며 가동 중단의 명분을 내세웠으나 나흘 만에 확증은 없다고 말을 바꾸면서 파문을 일으켰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16일 국회 연설에서 북한의 개성공단 현금 '핵 개발 전용'을 근거로 대북 강경 압박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천명했다. 야당의 비판은 '분열'로 규정하며 반대의 목소리를 원천 차단했다.

이런 상황에 대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의 보도는 한 마디로 '관제 방송'이었다. 대통령과 여당의 입장은 그대로 받아 적거나 확대 재생산하면서 비판적인 입장은 무시하거나 '남남갈등'이라 몰아붙였다. 당장이라도 군사적 대결이 벌어질 것처럼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보도를 쏟아내기도 했다. 이는 국민을 적과의 대결로 내몰며 단결을 종용하는 정부‧여당의 입장을 강화해서 유권자의 합리적 판단을 흔드는 '북풍 몰이' '안보 장사'이다.

■ 정부 비판하면 남남갈등, 평화 주장하면 운동권? TV조선, 색안경을 벗어라
TV조선은 개성동단 폐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여야 대립을 보도하면서 야당에만 부당한 비난을 쏟아 부었다. TV조선 <野 "증오 프로세스 가동됐다"…與 "김정은 제거">(2/12, http://me2.do/IIAKCyPg)에서 최희준 앵커는 "새누리당은 '김정은 제거'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더욱 강경해진 반면, 야당은 '증오 프로세스가 가동됐다'면서 정부에 대한 비판"을 했다고 전했다.

앵커는 이를 "북한 김정은이 바라는 이른바 남남 갈등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라고 정리했다. 새누리당은 '김정은 제거'를 주장하며 북한에 대해 날을 세웠는데 야당은 정부를 비판했으니 야당이 남남갈등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남한 핵무장' '김정은 제거' 등 황당하고 비이성적인 새누리당 주장은 아무런 비판 없이 전했다. 새누리당의 비이성에는 눈감아주고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한 야당에는 '북한이 바라고 있는 남남갈등'을 조장한다고 몰아붙인 TV조선의 편파성이 폭로된 보도라 할 수 있다.

TV조선 <뉴스쇼판 정치분석>(2/15, http://me2.do/FbW1HXxW)에서는 저급한 이분법을 드러냈다. 대담자로 나온 배성규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더민주의 '전쟁이냐 평화냐' 프레임이 유리한 전략이냐는 최희준 앵커의 질문에 "더민주 '전쟁이냐 평화냐', 이건 야당이 한 번 성공해서 또 한 번 해야지 하는데" "야당이 안보 정당 한다고 해놓고 지금 와서 괜히 전쟁 불안감 일으킨다고 하는 것은 또 좌파 운동권 정당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라 대답했다. 평화를 주장하면 '좌파 운동권'이고 전쟁을 불사해야 '안보 정당'이라는 한심한 수준의 이분법을 드러낸 것이다.

■ 홍용표 장관의 '거짓말'... 왜 제대로 보도 안 하나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국회 연설에서도 북한이 개성공단 현금을 핵 개발 자금으로 전용했다며 개성공단 중단과 강경 압박을 정당화했지만 이는 이미 전날 정당성을 잃은 명분이었다. 홍용표 통일부장관이 12일, 처음으로 북한의 '핵 개발 전용'과 관련한 자료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을 때부터 우리 정부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다는 비판과 통일부가 개성공단 임금의 순환 시스템도 파악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홍용표 장관은 의혹이 계속되자 1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결국 "확증은 없다"며 결국 거짓말을 실토했다. 이는 매우 중대한 사안이다. 우리 정부가 100여 개 개성공단 입주 기업은 물론 하청업체 및 근로자 12만여 명의 명줄이 달린 개성공단을 정확한 근거도 없이 중단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또한 핵개발 국가에 현금을 지원해서는 안 된다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스스로 위반하여 '셀프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문제도 여전하다. 하지만 방송사들은 아무런 문제의식도 드러내지 않았고 1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 회의도 외면하거나 왜곡했다.

12일부터 홍 장관의 '핵 개발 전용론'을 기정사실화화며 북한이 개성공단 현금 등의 외화로 도박, 치적사업, 핵무기 개발 등에 매진한다고 강조했던 KBS는 홍 장관의 거짓말이 탄로 난 15일에도 홍 장관을 두둔하기 바빴다.

KBS <"핵 개발 자금 유입 증거 없어…발언 와전">(2/15, http://me2.do/xTRKRtVc)으로서 사실상 홍 장관의 거짓말이 드러난 상황을 "홍용표 통일부 장관의 발언을 놓고 오늘(15일) 국회에서 설전"이 벌어졌다며 '설전' 수준으로 격하하고 "홍 장관은 거듭 북한 근로자 임금이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무기 개발에 사용된 구체적인 확증은 없다면서 우려를 담은 자신의 발언이 증거자료가 있다는 것처럼 와전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며 홍 장관을 옹호했다. 이런 태도는 타사들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MBC <"전쟁하자는 거냐"…"국론분열 이적행위">(2/15, http://me2.do/F0bvbSoD)는 홍 장관이 출석하여 거짓말을 실토한 외통위 전체회의 대신 국방위원회에서 벌어진 여야 공방을 보도하며 '물타기'를 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최근 SNS를 통해 전쟁이라도 하자는 거냐며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중단조치를 비판"했고 이에 김무성 대표와 한민구 국방장관이 반박했다는 것이다. 이를 보도한 뒤에야 "통일부 장관 발언도 논란"이라면서 "홍용표 장관은 여러 경로로 파악한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증거자료를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와전된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고 언급했다.

■ 홍용표 장관 두둔하려던 TV조선의 '자해 보도'
TV조선은 훨씬 더 노골적으로 홍 장관을 두둔했다. TV조선 <"'자금 전용 논란' 본질 흐린다">(2/16, http://me2.do/I5Ph5Dz6)는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말"이 있다며 "wag the dog"이란 용어를 소개하더니 홍 장관의 "홍용표 통일부 장관의 개성 공단 자금 전용 말 바꾸기 논란이 바로 wag the dog과 같다"고 규정했다.

그리고 "개성공단 자금의 대량살상무기 제조 자금 전용 가능성"이 "개성공단 설치 단계부터 제기"되었고 "달러 임금을 북한 근로자가 직접 받는 게 아니라, 북한의 중앙특구개발총국으로 들어가도록 합의를 했기 때문"이라며 그 근거를 댔다. 보도 말미에는 "야당은 줄기차게 핵개발에 직접 쓰였다는 증거를 요구하는데, 결국 북한의 '남남 갈등' 전략에 말리는 것"이라며 국민을 속인 홍 장관 대신 엉뚱하게 야당을 비판했다.

하지만 홍 장관의 거짓말이 드러난 15일 국회 외통위에서 더민주 이해찬 의원은 개성공단 임금은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과 민족경제협력연합회를 거쳐 근로자에게 '물표'로 지급되는데 그 중 60~70%가 공단 내 마트에서 소비된다며 개성공단 임금의 대부분이 대량살상무기 자금으로 쓰인 것처럼 주장하는 정부에 반박한 바 있다.

이해찬 의원은 "개성공단에 5억 4000만 달러가 들어갔는데 그 중에 참여정부에서 들어간 건 2000만 달러밖에 안 되고 나머지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들어간 것"이라고 항변하기도 했다. 이해찬 의원의 말대로라면 TV조선은 자사가 옹호해 마지않았던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북한에 핵 개발 자금을 제공했다고 규정한 꼴이 된 것이다. 15일 외통위 상황을 외면하며 홍 장관을 옹호하려던 TV조선이 결국 '자해 보도'를 한 셈이다.

■  합리적인 해결 요원케 하는 '그들만의 전쟁'... 채널A는 '전쟁 TV'
'북풍 몰이'의 가장 전형적인 형태는 남북 간 군사적 대치를 내세워 전쟁 위기감을 부추기는 '북풍 몰이' 보도이다. 특히 KBS, TV조선, 채널A, YTN에서 이런 흐름이 강하다. 12∼16일 닷새간, 무력 대치 상황을 부각한 보도는 KBS 10.5건, TV조선 12건, 채널A 13건, YTN 12건이다. MBC·SBS는 6건, MBN이 7건이고 JTBC는 2건만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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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과 채널A의 호전적 경향이야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지만 공영방송 KBS와 뉴스 전문 채널 YTN마저도 그들과 비슷한 수준을 보인다는 점도 문제이다. 이들 4개 방송사의 '안보 장사' '북풍 몰이' 보도는 실질적인 북한군의 움직임이 없는데도 추가 도발 임박을 예단하고 전략 자산을 한반도에 추가배치 하고 있는 미군의 전력을 비교하며 전시 분위기를 조성했다. 또한 정확한 사실이 '추정'과 '판단'에 근거해 대결 국면을 부각한다는 점에서 대단히 부적절하다.

■ 채널A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전쟁TV' 수준
관련 보도량이 가장 많았던 채널A는 보도 수위에 있어서도 가장 심각해서 한마디로 '전쟁 TV'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채널A는 12일, <김정은 "3년치 군량미 준비" 특명>(2/12, http://me2.do/xFkadPvt)에서 "세 구역으로 나뉜 훈련장 중 가상 훈련장이 서울의 일부 지역을 본떠 만든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서울 타격을 준비하기 위해 훈련 시설을 새로 건설했다는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의 커티스 멜빈 연구원의 주장과 "김정은이 4차 핵실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염두하고 지난해부터 군량미 비축을 지시해 왔다"는 자유아시아방송의 보도를 전했다. 직접 취재가 아닌 다른 매체의 주장만으로 마치 북한이 당장이라도 전쟁을 벌일 것처럼 공포 분위기를 조장한 것이다.

대담 형식의 보도인 <개성 남침 전진기지?>(2/12, http://me2.do/G09WtspW)에서는 신석호 동아일보 차장이 "무인기 부대로 생화학 무기를 달아서 남한을 공격할 위협도 있고 핵 배낭을 멘 특수 부대가 유사시 서울로 진격한다는 위협" "지도를 보면 군사 분계선 흐르다가 개성부근에서 남쪽으로 뾰족하게 튀어나와 있다. 마치 서울을 공격하기 위한 교두보 같다. 거리도 상당히 가깝다. 서울 인천 모두 1시간 이내이다. 이런 거리를 기습작전으로 감행하면 큰 위협"이라며 북한의 서울 직접 타격 가능성에 열을 올렸다. 15일에는 미 해병대의 소식을 단독으로 전하며 전시를 방불케 했다.

채널A <미 본토 해병대 '스텔스 상륙'>(2/15, http://me2.do/xfOurj1u)은 "다음 달 초로 예정된 쌍용훈련 참가"를 위해 "미국 본토에 주둔하고 있던 해병대 4500명이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상륙함 등을 이끌고 한반도를 향해 출발"했다고 전했다. "쌍용훈련은 동서해 주요 거점에 동시 상륙해 평양을 최단시간에 점령하는 훈련"이라며 "군은 키리졸브, 독수리연습 등을 통해 북한에 대한 무력시위 강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라 덧붙이기도 했다. 12일 북한의 서울 타격에 이어 미군의 평양 상륙을 운운하면서 전쟁 공포를 자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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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이성적 '핵무장론'에 군불 떼는 KBS와 종편
개성공단 폐쇄 이후 새누리당에서는 또 '핵무장론'을 내세웠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15일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핵무장론'을 공식 제시하기도 했다. 야당은 위험천만한 발상이라고 비판했고 여론에서도 주변국의 군비 경쟁을 부추긴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KBS, TV조선, 채널A, MBN은 핵무기 필요성에 힘을 실으며 '핵무장론'에 군불을 떼는 행태를 보였다.

KBS <북 핵 도발…'전술핵 재배치론' 탄력>(2/15, http://me2.do/F2GkqH0K)은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이후 "주한미군의 전술핵무기를 한반도에 재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나왔다며 '핵무장론'의 연원을 설명했다. 이어서 "자국의 지대한 이익을 위태롭게 할 경우 탈퇴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는 핵확산금지조약(NPT) 제 10조 1항을 언급하며 "이 조항을 근거로 우리도 북한의 핵무기 위협에 맞서 NPT를 탈퇴하고 자체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노골적인 '핵무장론' 옹호이다.

'핵무장론'에 제대로 힘을 실어준 방송사는 TV조선이다. TV조선 <"한국도 2년이면 핵무기 개발">(2/16, http://me2.do/5ptcHJLY)에서 최희준 앵커는 "북한의 연이은 핵 도발로 정치권 일각에서 핵무장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영국 전략 연구소는 대한민국을 일본, 타이완과 함께 잠재적 핵보유국으로 지목"했다고 운을 뗐고, 이태형 기자는 "한국내 핵 무장론이 루비콘 강이 보이는 지점까지 왔다"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의 분석을 덧붙였다.

이어서 "국내 여론조사에서도 자위적 핵무장에 찬성하는 국민이 67.7%에 달하고, 여당 인사들의 핵무장론 주장도 잇따릅니다"라며 여당의 '핵무장론'을 정당화했다. 한편 SBS와 YTN은 '핵무장론'에 대한 비판을 언급했으나 이를 야당의 반발로만 처리해 반쪽짜리 보도에 그쳤고 '핵무장론'에 대한 제대로 된 비판은 JTBC에서만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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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이성적 '핵무장론' 제대로 된 비판은 JTBC뿐
JTBC <팩트체크/한국 '핵무장' 정말 가능한가?>(http://me2.do/xLOMWh6g)는 "우리의 안보는 그 누구도 지켜줄 수도, 대신할 수도 없습니다"는 원유철 원내대표의 '핵무장론' 발언 장면과 "오늘의 엄혹한 현실은, 자기 운명은 오로지 자기 힘으로 지켜야 한다는 진리를 다시금 명백히 실증해 주고 있다"는 북한 조선중앙TV의 발표 장면을 연달아 보여주며 "상당히 비슷한 맥락"이라 지적했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가 스스로 증오해 마지않는 북한과 똑같은 논리를 편다는 것이다.

또 "어제, 그제 중앙일보에서 여론조사를 했는데요. 한국의 핵무장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68% 됐습니다"라며 TV조선이 '핵무장론'에 힘을 싣는데 사용한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한 뒤 "1996년 미국 랜드연구소가 한국인들 대상으로 한 조사에 의하면 한국의 핵무기 보유를 찬성한다는 응답이 91%나 됐는데 하지만 이후에 보시는 것처럼 점점 낮아져서 별다른 이슈가 없었던 2014년 11월에는 찬성여론이 50% 밑으로 떨어졌습니다"라고 반박했다. 북한 핵실험 직후에는 핵 무장 찬성 여론이 우세해지지만 곧 여론은 쉽게 변동한다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민주언론시민연합 이봉우 활동가입니다.



태그:#민주언론시민연합, #TV조선, #채널A, #MBN,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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