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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사회에서 유일하게 오르는 것은 세금이라고 할 정도로 세금 인상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세금 인상의 불씨를 지핀 것은 다름 아닌 정부가 서민들의 건강을 생각하겠다며 올린 담배에 붙은 세금이다. 흡연자들의 불만을 무마하고 국민들의 동의를 얻기 위해 정부가 내세운 이유는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서"다. 정부의 예측으로는 담배 소비가 전보다 34% 줄 것으로 예상했지만 올해 10월까지의 판매량으로 볼 때 누적 판매량의 감소는 24%에 불과했다.

담뱃값을 4500원으로 올린 직후인 올해 1월에는 소비가 급감했으나 이는 담배 사재기에 기인한 착시효과였던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 그렇다면 왜 4500원이었을까? 담배가격이 4500원이 되면 세금 수입이 최대가 된다는 분석 결과에 따른 가격 결정이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담뱃값이 5000원 안팎일 경우 그냥 피겠지만 1만 원 가까이 되면 끊겠다는 사람의 비중이 무려 50%가 넘었다.

"그렇게 많이 걷힌 세금은 대체 어디로?"

서민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한개피의 담배
▲ 힘들었던 2015년 서민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한개피의 담배
ⓒ 최홍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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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맞아 지인들과 2015년 한 해를 보내는 송년회를 열었다. 필자를 제외하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담배를 피고 있어서 흡연자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제 모든 음식점에서는 담배를 피지 못하게 되었으니 좀 익숙해지지 않았느냐라는 질문에 지인은 "익숙해지지 않았을뿐더러 제대로 담배를 필 곳은 만들어주지 않고 갑작스럽게 금연만 요구하니 너무 불편하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지인들은 그렇게 많이 걷힌 세금은 대체 어디에 쓰이는가를 궁금해했다.

통계를 보면 올해 10월까지 걷힌 세금은 2014년에 비해 2조 6천억 원이 늘었다. 2016년에 각종 금연사업에 배정된 예산은 올해보다 110억 원이 깎였다. 일선 중고등학교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금연 교육 예산을 깎았는데 정부가 말하는 국민의 건강을 위해서라는 말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갈데 없는 흡연자들
▲ 흡연할 수 있는 공간의 부족 갈데 없는 흡연자들
ⓒ 최홍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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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나 소주는 서민들의 기호식품이다. 기호식품의 의미는 독특한 향미가 있어서 기분을 돋우는 그런 식품으로 대표적인 기호식품으로 담배, 소주는 우선순위에서 빠지지 않는다. 현실의 팍팍한 삶을 달래주고 잠시나마의 여유를 선사해주는 담배나 소주는 세금이 올랐다고 해서 쉽게 줄이기 힘들다. 최근 기호식품 중 하나인 소주도 세금 인상으로 인해 비싸졌다. 세금이 900억 이상 더 걷힐 것이라고 납세자 연맹은 추산했다.

담배에 부과되는 세금은 가진 자와 없는 자를 가리지 않는 간접세이다. 간접세는 직접세와 달리 그 제품을 이용하는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붙은 세금이다. 세금에 대한 장벽이 낮은 간접세는 세수 부족분을 채우기 위한 가장 좋은 세수 확보 방법중에 하나다.

업소주인들 역시 불만
▲ 담배와 술 업소주인들 역시 불만
ⓒ 최홍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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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바(Bar)는 음식점으로 등록이 되어 있어서 그 공간에서는 모두 금연을 해야 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금연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았다. 사실상 금연을 실시해야 하는 곳이고 그걸 어기면 과태료 처분이 이루어지나 제대로 된 흡연 문화가 자리 잡지 못한 상태에서 흡연자나 비흡연자 모두 불만족스러운 결과만 만들고 있는 셈이다.

정부 및 지자체는 지속적으로 금연에 대한 정책을 홍보하고 있으나 정부 기대와 달리 금연 의지를 가진 이들이 늘어나고 있지는 않다.

사실상 금연을 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으로 담뱃갑에 담배로 인한 질병 사진을 인쇄하는 것이라는 결과가 나와 있지만 담배의 판매량이 줄어들 것을 염려해 법제화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특히 편의점 등 소매점에서의 담배 광고를 금지하겠다고 발표했지만 1년 3개월이 지난 지금 제대로 된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국민의 건강을 생각해 올렸다는 담배소비세는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데 별다른 역할도 못했을 뿐더러 서민의 호주머니를 터는데 일조했을 뿐이다.


태그:#담배세금, #금연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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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지 쓰는 남자입니다. 영화를 좋아하고 음식을 좋아하며, 역사이야기를 써내려갑니다. 다양한 관점과 균형적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 조금은 열심이 사는 사람입니다. 소설 사형수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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