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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두봉 거쳐 탑사로
 봉두봉 거쳐 탑사로
ⓒ 변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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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5일, 청주행복산악회원들이 전라북도 진안군에 있는 마이산으로 산행을 다녀왔다. 마이산(馬耳山)은 산태극, 수태극의 중심지인 명승 제12호로 말의 귀처럼 생긴 암마이봉과 숫마이봉이 100여 년 전 이갑용 처사가 쌓아올린 80여 개의 돌탑들과 어우러지며 멋진 풍경을 만든다.

아침 7시 집 옆에서 출발한 관광버스가 중간에 몇 번 정차하며 회원들을 태운다. 저녁에 열리는 총회 때문에 청주에서 비교적 가까운 산을 찾은 날인데 시내에서 차가 서행을 반복한다. 통영대전고속도로 인삼랜드휴게소에 들른 후 행복한 산행하며 형제처럼 정을 나누자는 달콤 회장님의 인사에 이어 석진 산대장님의 마이산 소개와 산행일정 안내가 이어진다. 익산포항고속도로 진안IC를 빠져나온 관광버스가 예정시간 보다 늦은 10시 30분경 진안읍에서 가까운 북부주차장에 도착한다.

탑사
 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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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사 구경이 목적인 사람들은 마령면의 남부주차장을 출발해 금당사·탑영제·탑사·은수사를 거쳐 북부주차장으로 가고, 산행하는 사람들은 남부주차장에서 고금당·비룡대·봉두봉·탑사·은수사를 거쳐 암마이봉에 올랐다가 북부주차장에 도착하는 게 일반적인 코스다. 하지만 행복산악회원들은 아침까지 내린 비와 흐린 날씨를 고려하여 북부주차장에서 옆길로 봉두봉을 산행하고 탑사와 암마이봉에 올랐다 남부주차장에 도착하기로 했다.

차에서 내려 짐을 꾸리고 기념촬영을 한 후 붙당골을 지나는 서쪽의 산길로 접어들면서 산행이 시작된다. 언덕을 오르면 땀이 흘러 겉옷을 벗어야 하고, 오락가락하는 날씨에 길마저 미끄럽다. 이정표가 서있는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가면 전망대 정자, 고금당, 탑영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봉두봉(높이 540m)을 만난다. 봉두봉에서 탑사 방향은 경사가 급한 내리막길이 이어지고 왼쪽으로는 벌거벗은 암마이봉이 모습을 드러낸다.

산길을 내려서면 일자형과 원뿔형 돌탑들이 늘어선 탑사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마이산탑(전라북도기념물 제35호)은 이갑용 처사 혼자 불규칙한 자연석으로 쌓은 돌탑으로 거센 강풍이 불어도 무너지지 않는다. 높은 곳에 있는 대웅전과 산신각 뒤편의 천지탑은 이곳에서 제일 키가 큰 한 쌍의 부부탑이다.

탑사 앞 볼거리
 탑사 앞 볼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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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신비스럽고 궁금한 게 많다. 저렇게 높은 곳까지 혼자서 돌탑을 쌓았는지, 어떻게 오랜 세월을 견뎌내고 있는지, 왜 약간 기울게 쌓았는지... 마이산은 자갈 성분의 암석이 떨어져나가 암벽에 벌집처럼 구멍이 생기는 타포니 지형을 대표하는 곳이다. 탑사 앞 오른쪽 위를 올려다보면 지름이 제법 큰 구멍, 작은 돌탑과 불상들이 보인다.

마이산의 동봉인 숫마이봉(높이 667m)과 서봉인 암마이봉(높이 673m)은 가까운 거리에서 마주보고 있다. 왼쪽 아래편의 탑사와 오른쪽의 나도봉을 끼고 언덕길을 걸어 매표소를 지나면 은수사 뒤편으로 숫마이봉이 우뚝 서 있고, 청실배나무에서 사찰 방향을 바라보면 암마이봉이 모습을 드러낸다.

은수사와 숫마이봉·암마이봉
 은수사와 숫마이봉·암마이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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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사는 새로운 나라를 꿈꾸던 태조 이성계가 샘물을 마시고 은과 같이 맑다고 하여 이름이 유래되었다는 사찰이다. 이곳에 극락전·대웅전·산신각과 치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법고, 이성계가 심었다는 청실배나무(천연기념물 제386호)와 줄사철나무군락(천연기념물 제380호)이 있다.

은수사 뒤편의 계단 끝에 있는 언덕이 북부주차장, 암마이봉, 화엄굴로 가는 갈림길이다. 이곳에서 남쪽으로 흘러간 물은 섬진강, 북쪽으로 흘러간 물은 금강으로 향한다는 것도 재미있다. 화엄굴은 숫마이봉의 암벽으로 100m가량 올라간 곳에 있는 자연동굴로 낙석 위험 때문에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사철 흘러나오는 약수를 마시면 아들을 얻을 수 있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화엄굴 거쳐 암마이봉까지
 화엄굴 거쳐 암마이봉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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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영제와 고금당
 탑영제와 고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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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산은 시대에 따라 신라 때는 서다산·고려 때는 용출산·조선시대부터는 마이산이라 했고, 계절에 따라 봄에는 돛대봉·여름에는 용각봉·가을에는 마이봉·겨울에는 문필봉(文筆峰)이라 한다. 화엄굴에서 내려와 맞은편의 암마이봉으로 향한다. 가까운 거리지만 정상을 쉽게 내줄리 없다. 한참동안 오르막길에서 숨을 헐떡여야 표석과 돌탑이 맞이하는 정상에 선다. 짧은 시간이지만 태양이 고개를 내밀어 반가웠다.

정상에서 내려와 일부 회원들은 암마이봉을 우회하여, 나머지 회원들은 다시 은수사와 탑사를 거쳐 탑영제로 갔다. 탑영제는 마이산을 천연 탑으로 하는 그림자가 드리우면 선경이 되는 저수지로 특히 벚꽃이 만개했을 때 호반의 정취가 무척 아름답다. 제방 앞쪽의 나뭇가지 사이로 고려 말의 고승 나옹선사가 수도했다는 고금당(나옹암)이 모습을 드러낸다.

남부주차장으로 가는 길가에서 신라시대의 고찰 금당사를 만난다. 금당사는 금산사의 말사로 340년 전 고금당 터에서 이곳으로 옮긴 사찰이다. 이곳에 금당사목불좌상(전라북도유형문화재 제18호), 금당사괘불탱(보물 제1266호), 금당사석탑(전라북도문화재자료 제122호)이 있다.

금당사
 금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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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제 블로그 '추억과 낭만 찾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마이산, #암마이봉, #탑사, #금당사, #은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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