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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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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선거를 치러야 되는데 정말 얼굴을 들 수 있겠느냐."

노골적인 '독려'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를 만나 노동개혁법안 및 경제활성화법안을 올해 내 처리할 것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경제살리기도 사실 항상 살릴 수 있는 게 아니라 골든타임이 있는데 그것을 놓쳐버리면 기를 쓰고 용을 써도 소용이 없다"라면서 "선거라든가 공천이라든가 다 중요하지만 결국은 우리 정치권, 국회가 존재하는 이유도 첫째는 국민의 삶이고 국민 경제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 중요한 고비를 맞고 있기 때문에 끝까지 고생을 더 해주셨으면 해서 이렇게 뵙자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19대 정기국회가 이틀 밖에 남지 않았고 그래서 이제 꼭 해야 될 것은 반드시 하고 넘어가야 되겠다"라며 "그렇지 않으면 두고두고 가슴을 칠 일이고 내년에 선거를 치러야 되는데 정말 얼굴을 들 수 있겠느냐"라고 덧붙였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이번 총선 때 국민한테 뭐라고 정치권에서 호소를 할 거냐"라면서 "국민안전을 지키고 경제를 살려서 아들딸들 모두 일자리 많이 만들어 드리겠다, 그런 게 주가 되지 않겠나"라고도 말했다.

"다 죽고 난 다음에 살릴 수 있나, 죽기 전에 치료도 하고 해야"

구체적으로 박 대통령은 "경제가 어렵다, 경제살리기가 어렵다, 맨날 걱정만 하는데 그 걱정을 백날 하는 것보다 지금 이 경제활성화법들, 노동개혁법들, 이런 것을 열심히 해가지고 통과시키다 보면 어느새 우리 경제가 살아나고 국민들 삶도 풍족해지고 가계부채 문제도 일자리가 많이 생기면 자연히 해소되고 이렇게 풀려나가는 것 아니겠냐"라고도 강조했다.

현재 '쟁점법안'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기업활력제고법·노동개혁 5법 등에 대해 의료민영화·재벌특혜·노동개악 등의 이유를 들어 반대하는 야권이 '경제가 어렵다'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됐다. 박 대통령은 이와 관련, "지금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거는 손도 못 대고 계속 걱정만 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하늘에서 돈이 떨어지나,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서 가능한 것부터 하자, 그러다보면 경제가 살아난다"라고 말했다.

'기업활력제고법'과 관련해서는 "자발적으로 기업들끼리 쉽고 빠르게 구조조정을 하고,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법"이라면서 "사실 이런 게 돼야 경제체질이 튼튼해지는 것이지 어디 돈만 갖다가 붓는다고 되는 게 아니고, 끙끙 앓는데 계속 먹어라 한다고 그 병이 낫겠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것을 야당이나 일각에서 대기업한테 혜택을 주는 법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는데 이것은 공청회를 거쳐 그 법도 고쳐 가면서 사전방지 장치까지 한 것"이라며 "이것도 너무 늦어지면 소용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사정 대타협 당사자인 한국노총도 반대하고 있는 기간제법·파견법 등의 '노동개혁 5법'에 대해서는 "우리 아들딸한테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부모세대한테 안정된 정년을 보장하기 위한 법"이라면서 "이것도 늦어지면, 다 죽고 난 다음에 살린다고 할 수 있겠나, 죽기 전에 치료도 하고 빨리빨리 살려놔야지"라고 말했다.

국가정보원에 비대한 권한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사고 있는 테러방지법에 대해서도 "14년 동안 통과가 안 되서 대한민국이 얼마나 테러를 감행하기 만만한 나라가 됐나"라며 "하루가 급하다"라고 강조했다.

김무성 "대통령이 급한 게 아니라 국민에게 시급한 법안들"

당 지도부는 이에 적극 호응했다. 김무성 대표는 "야당에서 협조를 안 하는 것에 대해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라면서 "(여당이) 어떤 일을 또 만들어내야 되는 입장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보겠다"라고 말했다. 원유철 원내대표 역시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의) 도장을 받으러 졸졸졸졸 따라다니고 있다"라면서 "국민들 걱정하시는 마음, 저희가 다 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회동 직후 국회에서 연 브리핑에서도 박 대통령의 주문에 공감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하고 왔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여당 지도부만 따로 불러 법안 처리를 주문하는 것보다 야당을 만나 설득하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모두 난색을 표했다.

원 원내대표는 "당대표와 제가 여러 현안을 갖고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를 만나고 있지 않느냐"라면서 "국회 차원에서 더 노력하고 논의해야 된다"라고 답했다.

김 대표는 최근 '혁신전대 내홍'에 빠진 새정치연합의 상황을 겨냥, "야당이 대통령을 만날 처지가 돼 있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 "시급한 법안이면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통령이 급한 게 아니라 국민에게 시급한 법안"이라며 "그렇게 이해해주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김 대표는 박 대통령과 50분 간 회동 직후 비공개로 독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대표는 "별도로 드릴 말씀은 없다, 그런 것은 얘기 안 하는 게 관례"라며 독대 당시 상황에 대해 함구했다.

○ 편집ㅣ손병관 기자



태그:#박근혜, #노동개혁, #김무성, #기업활력제고법, #테러방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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