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의 레미 가르드 감독 영국 현지에서는 그의 비즈니스맨 같은 이미지가 신뢰를 준다고 한다.

▲ 경기장의 레미 가르드 감독 영국 현지에서는 그의 비즈니스맨 같은 이미지가 신뢰를 준다고 한다. ⓒ 위키피디아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까지 애스턴 빌라 FC의 성적은 1승 1무 9패, 10득점과 20실점. 극도의 부진으로 선덜랜드, 본머스와 함께 강등권에 머물렀다. 저번 시즌 강등권에서 팀을 살려낸 셔우드 감독을 내치고 누가 차기 사령관으로 임명될지 이목이 쏠린 채, 전 리옹 감독 그리고 벵거(아스널 감독)의 제자로 알려진 레미 가르드 감독이 지난 3일 선임되었다.

레미 가르드 감독은 국내 축구팬들에게 다소 생소한 인물이다. 1982년, 리옹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레미 가르드는 선수 시절 수비형 미드필더와 스위퍼로 활약했다. 당시 2부 리그인 리그 두에 속해있던 리옹을 1989년, 리그 앙으로 승격시키는 데 큰 공헌을 했다.

그리고 1993년, 스트라스부르(현 3부 리그)로 이적한다. 스트라스부르는 우리나라에서는 서정원이 활약한 팀, 그리고 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인 모르간 슈네데를렝이 뛰었던 구단이다. 가르드는 스트라스부르를 쿠트 드 프랑스(FA컵과 같은 개념의 대회) 결승까지 진출시키고 1995년, UEFA 인터 토토컵을 보르도와 공동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1996년, 당시 나고야 그램퍼스 에이트의 감독을 맡고 있던 벵거의 추천으로 아스널에 입단한다. 공교롭게도 파트릭 비에이라와 같은 날 입단하게 된다.

레미 가르드는 선수 시절 깔끔하고 안정적인 플레이를 보여줬지만, 아스날에서는 비에이라와 프티에게 밀리며 백업 선수로 활약했다. 아스날에서 3년 동안 45경기에 출장했고, 1997~1998시즌 더블을 기록했지만 FA컵에서는 단 한 경기 출전하면서 FA컵 우승 자격을 받지 못했다. 당시 출전한 1경기는 8강에서 만난 웨스트 햄과의 재경기였는데, 승부차기까지 이어지는 혈전에서 레미 가르다가 실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레미 가르드는 1999년 나이와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은퇴를 선언한다. 그 당시 아스널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밀려 2위로 리그를 마치고 FA컵 준결승에서도 멘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패배하면서 더블 달성을 실패했다.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아래 맨유)는 리그에서 아스널을 1점 차이로 따돌렸고 FA컵 준결승에서도 로이 킨이 퇴장당한 상황에서 슈마이켈이 베르흐캄프의 PK를 막아내고 긱스의 환상적인 골이 터지면서 결승에 진출했다. 1998~1999시즌 맨유는 챔피언스 리그까지 극적으로 우승하며 트레블을 달성했다.


​하지만 대표팀 기록은 그리 많지 않다. 총 6번의 부름을 받았고, 쿠웨이트와의 경기에서 데뷔하여 1992년 유로에 출전했지만 모든 경기에 출전하지는 못했고, 프랑스 또한 조별리그에서 무승을 기록하며 탈락했다.

선수 은퇴를 선언한 뒤 레미 가르드는 프랑스 방송국에서 기간제 전문가로 활동하다, 2003년 자신이 데뷔한 리옹에서 첫 코치 생활을 시작했다. 2003~2004, 2004~2005시즌을 우승으로 이끌고 폴 르 구엔 감독이 떠나고 제라르 울리에 감독이 선임되었을 때도 팀에 남았고 2007년 리옹과의 계약이 끝나갈 때쯤 아스널의 데이비드 데인 부회장을 대신해서 사무국장의 자리를 추천받았지만 거절하기도 했다.

2010년 리옹의 트레이닝 센터 책임자와 유스 코치로 활동하다가 2011년 2월 리옹에서 클로드 퓌엘 감독 후임으로 첫 감독의 길을 시작했다. 레미 가르드가 리옹의 지휘봉을 잡은 뒤 그는 라카제테, 움티티, 페키르 등 많은 유스 선수들을 기용해서 구단의 지원이 많지 않았던 상황에서 상위권을 유지하며 아름다운 축구를 보여주었다.

애스턴 빌라 첫 걸음

레미 가르드의 영입 발표가 난 3일. 레미 가르드는 화이트하트 레인에서 토트넘과 애스턴 빌라의 경기를 지켜보았다. 결과는 3:1 대패. 마이크딘의 세리머니가 나온 경기이기도 하다.

당시 30경기에서 21패를 기록한 애스턴 빌라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패배를 기록하고 있었고. 가르드 감독의 첫 경기에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맨시티를 만나, 실점 없이 지켜낸 것은 가르드의 실력을 보여준 결과로 보인다. 비록 아구에로, 실바는 없었지만 기본적으로 점유율 축구를 구사하는 맨시티에 점유율을 비등하게 가져갔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4:6의 점유율을 가져온 경기였다. 경기 기록을 보았을 때, 그전 경기인 토트넘과의 경기와도 크게 다르지 않은 기록이다. 하지만 자세하게 들어가 보면 확연히 달라진다.

토트넘전 경기기록 토트넘의 11라운드 경기 기록이다. 갈색이 애스턴 빌라의 기록이다.

▲ 토트넘전 경기기록 토트넘의 11라운드 경기 기록이다. 갈색이 애스턴 빌라의 기록이다. ⓒ 홍성민



멘체스터 시티전 경기 기록 레미 가르드 감독 부임뒤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 기록. 갈색이 애스턴 빌라의 기록이다.

▲ 멘체스터 시티전 경기 기록 레미 가르드 감독 부임뒤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 기록. 갈색이 애스턴 빌라의 기록이다. ⓒ 홍성민



토트넘전과 비교해보았을 때, 키 패스를 제외한 모든 수치가 상승했다. 특히 패스 성공률과 패스 횟수의 변화가 크게 바뀌었다. 가르드 감독의 부임 이후 가장 큰 변화가 바로 패스다. 패스의 횟수, 정확도가 대폭 늘었다. 이 기록 또한 리그 공동 1위인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뽑아낸 기록이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 다음 경기 상대인 에버턴을 상대로 어떤 경기를 보여줄지 기대하게 만드는 결과다.

레미 가르드 감독은 이미 리옹에서 움티티, 라카제테 등의 선수를 발굴해낸 경력이 있다. 그리고 이번 애스턴 빌라에서도 부임하자마자 기존 셔우드 체제에서는 볼 수 없었던 선수 구성을 꺼내 들며 달라진 경기를 선보였다. 토트넘전은 셔우드 감독의 베스트 11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맨시티 상대 라인업은 큰 변화가 있었다.

[IN] 리차즈, 아마비, 게예, 베레투트, 길, 아유.
[OUT] 레스콧, 리차드슨, 바쿠나, 웨스트우드, 아그본라허, 그릴리시
​
가르드의 카를레스 길 선택은 옳았다. 카를레스 길은 애스턴 빌라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맨시티의 수비들을 자주 돌파해나갔고 애스턴 빌라 공격의 새로운 옵션을 만들어냈고, 아마비는 4개의 인터셉트와 4개의 드리블을 기록했고, 베레투트는 패스 성공률 83%, 63개의 패스로 팀 내 1위 패스를 기록했다.

리차즈는 무난한 활약을 펼치고 7.41의 평점을 부여받았다. 반면 조던 아유는 공수에서 큰 활약을 하지 못한 채 6.5점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는 애스턴 빌라의 좋은 경기력과 맨시티의 부진이 맞물린 경기였다.

주 득점원인 아구에로, 맨시티의 작은 마술사 다비드 실바가 나오지 못한 경기였다. 심지어 선발 출전한 윌프리드 보니까지 전반 24분 부상으로 실려 나오면서 맨시티 공격진에는 스트라이커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많은 패스를 기록한 선수는 오타멘디(맨시티, 100개)와 콤파니(맨시티, 88개)로 맨시티의 수비진들이 공을 거의 소유하고 있었다. 그만큼 전방으로 공급되는 패스가 적었다.

맨체스터 시티 vs. 애스턴 빌라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진이 공을 거의 독점하고 있었다.

▲ 맨체스터 시티 vs. 애스턴 빌라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진이 공을 거의 독점하고 있었다. ⓒ 홍성민


​레미 가르드는 이미 리옹에서부터 선수 발굴을 해왔다. 그 결과가 라카제드, 페키르, 음튀튀등 커다란 성과가 되었다. 이런 면이 벌써 벵거를 닮았다고 할 수 있다.

맨시티와의 첫 경기에서 카를레스 길을 선택한 걸 미루어 보았을 때, 그는 이미 애스턴 빌라에서 자신에게 맞는 선수들 구상을 거의 마쳐놓은 것 같다. 겨울 이적 시장도 다가오는 지금, 애스턴 빌라의 움직임은 아직 예측불허다.

레미 가르드에 대한 캐러거와 네빌

다음은 <먼데이 나이트 풋볼>에서 레미 가르드 감독 선임에 대한 이야기 부분을 번역한 내용이다.

(* 의역)

MC : "레미 가르드가 애스턴 빌라에 선임 되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캐러거 : "놀랄 일은 아니다. 이미 몇 주 전부터 지속적으로 언급되었다. 가르드 감독은 감독 생활을 잘해왔다. 프리미어리그 경험은 없지만, 애스턴 빌라의 수뇌부들이 할 수 있었던 최선의 선택이었다. 아마 벵거 감독도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이미 많은 외국인 감독들이 힘든 상황의 팀에 부임되어서 좋은 성적을 냈었다. 웨스트브롬의 페페멜은 예외였지만. 굉장히 용감한 선임이라고 생각한다."

네빌 : "일단 애스턴 빌라 팬들의 반응을 봐야한다. 그들은 아직 가르드 감독 선임이 기쁘지않을 것이다. 가르드는 선수, 팀과도 열심히 해야하겠지만 팬들도 신경써야 한다. 그가 그런 것(팬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는 사람인지는 모르겠다. 지난 몇 년 동안 선덜랜드의 감독들이나, 웨스트브롬의 토니 풀리스 감독을 보라. 그들은 팀이 처한 상황과, 프리미어리그를 잘 알고있었지만 크게 달라진것은 없었다.

가르드는 그들이 하지 못한 무언가를 해내야 한다.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포체티노 감독이 처음 사우스햄튼으로 왔을 때는 그가 그런 상황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의심이 많았었다. 하지만 그는 환상적인 감독이었고, 깨끗한 경력을 기록했다. 가르드 또한 구단, 선수 그리고 팬들에게 인정받아야 할 것이다. 애스턴 빌라는 평범한 팀이기 때문이다."

MC : "토트넘을 만난다. 타이밍이 좋지 않다."

네빌 : "토트넘 팀을 보라. 그들만의 캐릭터가 명확하다. 에릭센, 뎀벨레, 케인,라멜라,
알리, 다이어, 워커, 알더베이럴트 등 빠르고 힘이 넘치는 선수들이다. 그들의 영입과 발굴로 토트넘은 지난 12~18개월 동안 강해졌다. 첼시가 보여주는 모습을 보면 리버풀과 경쟁하여 BIG 4를 노려볼 만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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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홍성민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sungminzzin)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아스톤 빌라 레미 가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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