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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여객기 추락 사고의 테러 가능성을 주장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인터뷰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러시아 여객기 추락 사고의 테러 가능성을 주장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인터뷰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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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집트 시나이반도에서 추락한 러시아 여객기 사고가 폭탄 테러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5일(현지시각) 미국 CBS 방송의 시애틀 지역 라디오와 한 인터뷰에서 "폭탄이 비행기에 실려 있었을 가능성(possibility)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각국 언론이나 정보 당국 관계자들이 폭탄 테러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공식 인터뷰에서 직접 이 같은 언급을 한 것은 처음이라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현재까지의 정보로는 아직 결론을 내릴 수 없다"라면서도 "하지만 비행기에 폭탄이 실렸을 가능성은 분명히 있으며, 우리는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라고 거듭 주장했다.

이날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도 정례회견에서 "미국 정부는 러시아 여객기 추락 사고에 대한 결론을 아직 내리지 않았다"라며 "폭탄 테러를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국가안보회의를 주재한 뒤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파악한 정보에 의하면 러시아 여객기 추락이 테러리스트의 폭탄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있다"라고 밝혔다.

미국·영국, 사고 원인 놓고 러시아와 신경전?

러시아 코갈림아비아항공 에어버스 A-321 여객기는 지난달 31일 이집트 홍해 휴양지 샤름 엘 셰이크에서 출발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중 이집트 시나이반도 산악지역에 추락해 탑승자 224명이 전원 사망했다.

사고 직후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이집트 지부가 자신들이 여객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으나, 러시아와 이집트는 격추 가능성을 일축하며 기체 결함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 수집력을 보유한 미국과 영국 정상이 한 목소리로 테러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이번 사건을 둘러싼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IS가 여객기를 격추할 대공 능력은 없어도 기내에 미리 폭탄을 실었을 가능성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영국 <더 타임스>는 미국과 영국 정보기관이 위성을 통해 시리아 내 IS와 시나이반도 이집트 지부의 교신내용을 감청해 여객기에 폭발물 반입을 뒷받침할 메시지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는 사고 여객기가 출발했던 샤름 엘 셰이크 공항에서 영국 항공기의 이륙을 전면 중단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등도 자국민의 이집트 여행을 규제하고 나섰다.

러시아와 이집트 정부는 미국과 영국의 주장을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알렉산드르 네라드코 러시아 항공청장은 "모든 관련 정보를 파악하고 결론을 내릴 것"이라며 반박했고, 이집트도 서방 항공사의 운항 중단이 섣부른 판단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영국이 러시아의 시리아 내 IS 격퇴 작전을 위축시키기 위해 테러 가능성을 부각시키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처럼 사고 원인을 둘러싸고 각 국가의 이해가 엇갈리면서 명확한 결론이 나올 때까지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태그:#버락 오바마, #러시아 여객기, #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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