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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김한길 전 공동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집모, 콩나물모임 주최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뭐가 문제인가' 토론회에 나란히 참석해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의 기조발제를 듣고 있다.  왼쪽은 김동철 문병호 의원.
▲ 안철수 김한길 '새정치연합, 뭐가 문제인가'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김한길 전 공동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집모, 콩나물모임 주최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뭐가 문제인가' 토론회에 나란히 참석해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의 기조발제를 듣고 있다. 왼쪽은 김동철 문병호 의원.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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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의 '비노(비노무현)'로 분류되는 전직 대표와 주요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문재인 대표와 혁신위원회를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 쇄신과 공천 방향 등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본격적인 권력 싸움을 벌이는 모양새다.

'비노' 의원들로 구성된 '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와 '콩나물 모임'은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정치연합, 뭐가 문제인가'라는 제목으로 토론회를 열고 혁신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는 이종걸 원내대표, 주승용 최고위원, 김한길·안철수 전 대표, 박지원·박영선 전 원내대표 등 '비노' 주요 인사들을 포함한 약 20명의 의원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탈당한 박주선 의원도 잠시 얼굴을 비췄다.

국정화 저지, 정권교체 명분으로 '진짜 혁신' 요구

이날 토론회는 공교롭게도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계획 발표일과 겹쳤다. 이 때문에 축사에 나선 인사들은 문 대표와 혁신위에 '진짜 쇄신'을 촉구하면서도, 현재 당이 국정화 저지에 총력을 집중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이었다. 최대 현안을 두고 다 같이 힘을 모아야할 시기에 도리어 전선을 흩트리고 있다고 비난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우리 당이 통합을 기초로 좀 더 혁신해 이기는 정당이 될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 달라"라는 말만 짧게 남기고 여야 원내대표 협상을 위해 자리를 떴다. 주승용 최고위원도 "오늘부터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에 총력을 집중해나가며 내부를 혁신해나가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전직 당 대표와 원내대표들은 현 정부·여당의 재집권을 저지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각자가 생각하는 혁신을 촉구했다.

김한길 전 대표는 "지난 4월 재·보궐선거에서 패배한 문재인 지도부는 책임지는 대신 혁신위를 구성해 패배 원인을 규명하고 혁신 방향을 내놓겠다고 했다"라며 "그러나 혁신위는 공천 절차에만 집중하며 국민의 신뢰를 얻는데 실패했다, 혁신의 이름으로 계파 패권을 강화한다고 의심받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집모, 콩나물모임 주최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뭐가 문제인가'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 '새정치연합, 뭐가 문제인가' 축사하는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집모, 콩나물모임 주최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뭐가 문제인가' 토론회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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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낡은 진보 청산' 방안을 발표한 안철수 전 대표는 "박근혜 정권의 퇴행적 음모의 배경에는 우리 당을 깔보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다, 당이 제대로 서 있다면 감히 이런 시대착오적 음모를 꿈꾸지 못했을 것"이라며 "부패 척결과 낡은 진보 청산을 중심으로 한 혁신은 결코 포기할 수도 멈출 수도 없는 시대적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 역시 "최고의 혁신은 역사 쿠데타 저지다, 이 싸움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라면서도 "우리에게는 또 하나의 과제가 있다, 분열해서 패배한 지난 8년의 역사를 청산해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박영선 전 원내대표는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한 방안으로 통합전당대회 개최를 재차 제안했다. 그는 "새정치연합 등의 야당이 힘을 합칠 방법은 통합전대고, 문재인 대표도 여기에 출마하는 것이 좋겠다"라며 "통합전대 이야기가 너무 이르다는 의견도 있지만, 뭉치기 위해서는 대안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상돈 "새정치 혁신안, 현실적으로 무리"

본격적으로 시작된 토론회에서는 '김상곤 혁신위'가 내놓은 혁신안을 두고 날 선 지적이 이어졌다.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집모, 콩나물모임 주최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뭐가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기조발제를 맡은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가 토론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 '새정치연합, 뭐가 문제인가' 기조발제 맡은 이상돈 교수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집모, 콩나물모임 주최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뭐가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기조발제를 맡은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가 토론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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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를 맡은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2012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으로서 혁신을 주도한 경험을 토대로 새정치연합 혁신안을 진단했다. 그는 '최고위원제 폐지'와 '국민공천제'를 예로 들며 "현실적인 측면에서 시행하는데 무리가 많아 보인다, 당원의 역할을 대폭 축소하는 게 정당의 본질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선출직 공직자 평가제도를 두고는 "과거 새누리당에서도 비슷한 방식의 평가를 진행했지만 여러 부작용이 있었다"라며 "공천을 지나치게 제도화하면 정치 현실과 동 떨어지게 된다"라고 충고했다.

함께 발제에 나선 최원식 의원은 "외부에서는 19대 총선과 4.29 재보선 패배 원인을 계파패권주의라고 진단했지만 혁신위는 이러한 측면을 고민하지 않았다"라며 "계파패권을 근본적으로 없애는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혁신위가 전직 대표들에게 열세지역 출마를 제안한 것을 두고 "우리가 김부겸 전 의원의 대구 출마와 최재성 의원의 총선 불출마에 감동하는 것은 그들 스스로 결정했기 때문"이라며 "정치인 스스로 열세지역 출마를 결정해야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김한길 전 공동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집모, 콩나물모임 주최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뭐가 문제인가' 토론회에 나란히 참석하고 있다.
▲ 안철수 김한길 '새정치연합, 뭐가 문제인가'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김한길 전 공동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집모, 콩나물모임 주최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뭐가 문제인가' 토론회에 나란히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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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자유토론에서는 문 대표를 향한 '비노' 의원들의 성토가 터져 나왔다. 김동철 의원은 "문 대표가 살신성인하는 방법밖에는 출구가 없다는 생각으로 고언을 드렸지만, 도리어 (문 대표는) '지도부 흔들기'라면서 재신임 카드를 들고 나왔다"라며 "현재 지도부는 재신임 국면이 끝났다는 식인데, 정말 현실 인식과 큰 차이가 있다"라고 불만을 표했다.

오제세 의원은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야당 대표도 당원과 국민을 무시하며 당권을 장악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비민주적인 행태로 보면 대통령이나 야당 대표나 다를 게 없다, 이런 당을 누가 지지하겠는가"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비노' 안에서도 쓴소리... "이제 와서 혁신위 비판? 적절치 않다"

반면, 혁신안이 실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조건 혁신위와 문 대표를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상희 의원은 "비주류의 적극적인 참여로 구성된 혁신위는 몇 개월 동안 의견을 수렴하며 혁신안을 만들었고, 이전 혁신위들이 해내지 못했던 당헌·당규 적용도 이뤄냈다"라며 "이제 와서 혁신위가 실패했다고 비판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이 토론회 자체가 시기적으로 늦었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당헌·당규에 담긴 혁신안이 실천으로 이어져서 결과로 나타났을 때 비로소 혁신이 실패했다고 얘기할 수 있는 것"이라며 "만약 문제가 있다면 향후 적극적으로 토론해서 당헌·당규를 다시 손질하면 되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또한 김 의원은 "당내가 아닌 언론 앞에서 자꾸 당 대표를 향해 결단과 살신성인을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며 "당내 회의구조에서 지도부나 지도체제 문제를 두고 치열하게 토론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토론회 사회를 맡은 강창일 의원은 "(김상희 의원이) 쓴소리를 잘 해주셨다"라며 "내부에 이러한 의견도 있다는 걸 비주류 여러분이 잘 알고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태그:#안철수,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비노,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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