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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법안 참의원 특별회원회 개최를 둘러싼 일본 여야 의원들의 몸싸움을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안보법안 참의원 특별회원회 개최를 둘러싼 일본 여야 의원들의 몸싸움을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 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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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정권과 자민당이 새 안보법안 표결 강행을 서두르자 야당이 총력 저지에 나서는 등 일본 정국 대치가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일본 NHK에 따르면 16일 집권 자민당은 집단 자위권 행사를 골자로 하는 새 안보법안의 공청회 일정을 마치고 오후 6시 30분부터 최종 질의와 표결을 위한 참의원 특별위원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이 특별위원회가 열리는 국회 회의실로 몰려들어 복도를 점거하고 여당 의원들을 막아서는 등 온몸으로 저지하면서 회의 개최를 막았고, 결국 자정 무렵까지 특별위원회는 진행되지 않았다.

자민당은 국회 경위까지 동원해 야당 의원들을 밀어내려고 했으나 결국 회의 개최가 불발됐다. 하지만 고노이케 요시타다 참의원 평화안전법제 특별위원장은 17일 오전 9시 다시 위원회를 열기로 직권 결정했다. 이에 민주당은 법안 표결 강행을 전제로 하는 최종 질의를 진행할 수 없다고 항의하며 고노이케 위원장 불신임 동의안 제출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연립 여당의 자민당 다니가키 사다카즈 간사장과 공명당 이노우에 요시히사 간사장은 안보법안의 참의원 입법 절차를 이번주 내로 마무리하기로 합의하고, 차세대당 등 3개 군소 야당의 동의를 얻었다.

하지만 민주당, 유신당, 사민당 등 안보법안에 반대하는 5개 야당은 자민당이 표결을 강행할 경우 아베 신조 총리, 나카타니 겐 방위상,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 문책 결의안과 아베 내각 불신임 결의안 제출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하기로 합의했다.

총리 문책 결의안과 내각 불신임 결의안이 제출되면 국회 규정상 다른 법안보다 우선해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본회의에서 시간을 끌어 안보법안 표결 절차를 지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야당의 저항에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정례회견을 통해 "중앙 공청회와 지방 공청회를 모두 마치고 질의도 100시간 넘게 했다"라며 "여당뿐만 아니라 3개 야당도 표결에 참여하기 때문에 '표결 강행'이 아니라는 것은 명백하다"라고 주장했다.

일본 국회 앞 대규모 집회... "반대 많은데 왜 강행?"

일본 국회 앞에서 열리는 시민들의 안보법안 반대 심야 집회를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일본 국회 앞에서 열리는 시민들의 안보법안 반대 심야 집회를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 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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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도 국회 앞에서는 안보법안에 반대하는 시민 수만 명이 모여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대규모 심야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날치기 절대 반대' '평화헌법을 부수지 말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아베 정권의 퇴진과 안보법안 폐기를 촉구하는 시위를 펼쳤다.

어린 자녀를 데리고 시위에 참가한 40대 여성은 NHK와의 인터뷰에서 "자녀와 함께 시위에 나오는 것이 힘들지만 후회하고 싶지 않다"라며 "이렇게 많은 사람이 반대하는 법안을 왜 강행하려는지 분노를 느낀다"라고 비판했다.

교사 생활을 하고 있다는 60대 여성은 "나의 제자와 자녀, 손자를 전쟁터에 내보내고 싶지 않다"라면서 "국회가 공청회를 마치고 곧바로 법안을 처리하는 것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사회 각계에서도 안보법안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나가사키에서는 피폭자 단체가 집회를 열고 "우리는 70년 전의 일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전쟁을 반대한다"라며 "미래를 내다보는 젊은이와 아이들, 손자들을 위해 법안을 반드시 폐기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법조계에서는 안보법안의 위헌성을 비판하고 나섰다. 하마다 구니오 전 최고재판소(대법원) 재판관은 15일 열린 참의원 공청회에서 "안보법안은 헌법에 위배된다"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전직 판사 75명도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의 평화주의를 정착시키는 것이 일본 국민의 바람"이라며 "아베 정권의 안보법안은 국민이 의지하는 평화적 가치를 훼손한다"라는 의견서를 참의원에 제출했다.


태그:#일본, #안보법안, #아베 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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