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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국회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회의실에 창당 60주년을 기념하는 '국민과 함께, 민주60년' 현수막이 걸려 있다. 현수막 상단에는 행진하는 김영삼 전 대통령, 왼쪽 하단에는 눈물을 닦는 김대중 전 대통령, 오른쪽 하단엔 환호에 답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이 실려 있다.
 9일 국회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회의실에 창당 60주년을 기념하는 '국민과 함께, 민주60년' 현수막이 걸려 있다. 현수막 상단에는 행진하는 김영삼 전 대통령, 왼쪽 하단에는 눈물을 닦는 김대중 전 대통령, 오른쪽 하단엔 환호에 답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이 실려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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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이게 뭐야!" "저런 사진을 걸어놓고 말이야!"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회의실에서 갑자기 고성이 울려 퍼졌다. 9일 오전 최고위원회 공개회의를 마치고 자리를 옮기던 최재천 정책위의장과 정성호 민생본부장이 탁상 뒤에 걸린 대형 현수막을 가리키며 목소리를 높인 것.

이날 새롭게 걸린 대형 현수막은 새정치연합 창당 6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것으로, "국민과 함께, 민주 60년"이라는 엠블럼과 함께 민주화 역사가 담긴 사진들이 배치됐다.

이날 소동은 현수막 상단 가운데에 인쇄된 1986년 직선제 개헌 당시 사진에서 시작됐다. 신민당 의원들과 함께 서명운동에 나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얼굴이 가장 눈에 띄는 자리에 보였다. 반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은 각각 하단 맨 구석에 배치됐다. 당의 상징인 두 전직 대통령보다, 지금은 당이 다른 김영삼 전 대통령이 더 부각됐다는 지적이었다.

YS 사진에 박차고 나간 최재천, 왜?

최 의장은 "빨리 걸어놓는 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누가 당의 주인이야?"라고 항의하며 회의실 문을 나섰다. 안규백 전략홍보본부장도 이들의 의견에 동의하며 "DJ(김대중 전 대통령) 사진을 위로 올리세요"라고 말했다.

현수막을 직접 제작한 손혜원 홍보위원장은 이들의 반응에 당황하며 해명에 나섰다. 그는 "양복 입고 (거리로) 나온 사진이 멋있어서 (현수막에) 넣었지, 거기에 누가 있는지는 몰랐다"라며 "시한을 오늘로 맞추다 보니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다, 제 잘못이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신문에 실린 것이 아니라서 바로 사진만 바꾸면 되는데, 그분들이 너무 충격 받아서 흥분하신 듯하다"라고 당혹감을 내비쳤다.

이번 소동이 단순히 '현수막' 때문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당 혁신위원회의 공천혁신안을 둘러싼 주류-비주류 갈등의 불똥이 애꿎은 현수막으로 튀었다는 것이다. 앞서 현수막 소동이 벌어지기 전 열린 사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주류-비주류 의원들이 혁신안을 두고 한 차례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현수막 사진을 문제 삼은 최 의장과 정 본부장은 '비주류'로 분류된다.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는 "손 위원장이 꼼꼼히 챙기지 못한 건 잘못이지만, 현수막은 어차피 초안일 뿐이니 금방 고치면 된다"라며 "굳이 기자들 앞에서 소리치지 않아도 되는데, 지금 화가 잔뜩 나있으니 그런 것 아니겠나"라고 귀띔했다.



태그:#새정치민주연합, #현수막, #김영삼, #노무현, #김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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