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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구름날고  만년설이 덮여 있는 알프스 고봉 융푸라오요흐의 모습
▲ 만년설이 있는 알프스 산 흰구름날고 만년설이 덮여 있는 알프스 고봉 융푸라오요흐의 모습
ⓒ 임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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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장마가 싱겁게 끝나가는 7월 22일, 아내와 막내 이렇게 셋이서 스위스로 10일간 배낭여행을 떠났다. 하이디가 살고 있을 희고 큰 산이란 뜻의 알프스로 말이다. 만년설이 하얗게 덮여있는 "알프스"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설렌다.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아직 장마가 다 끝나지 않은 모양이다. 비는 하루 내내 내리지 않을 것 같다. 큰 딸의 배웅을 받으며 공항버스에 올랐다. 이른 아침인데도 버스는 만원이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환전을 한 다음 곧 바로 탑승수속을 마쳤다. 오후 한시, 출발시간이 다 되었다. 내리던 비가 그치고 햇살이 활주로로 쏟아진다. 예정 된 출발 시간을 한참 지나 비행기는 이륙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굉음과 함께 기체가 좀 흔들리는 가 싶더니 이내 공중으로 묵직하게 날아오른다. 기내는 생각보다 깨끗하고 시설이 잘 구비되어 있다. 장거리 비행에 지루하지 않도록 영화나 음악 그리고 게임까지 할 수 있도록 멀티미디어 시설이 잘되어 있다. 다만 한글이 지원되지 않아 아쉽다.

어느 새 비행기는 모스크바 상공을 날고 있다. 비행기에서 내려 간단히 보안심사를 받은 후 갈아타야하는 탑승구로 향했다. 모스크바 공항은 좀 낡고 인천공항에 비해 협소해 보인다. 안내판을 보니 비행기 표에 적혀 있는 탑승구가 바뀌었다. 비행기를 갈아타기 전에 공항에 있는 안내판을 꼭 확인해야 한다. 비행기 표에 적혀 있는 탑승구(게이트 번호)가 바뀔 때가 있다.

취리히로 가는 탑승구에는 그 많던 한국 사람은 다 어디가고  낯선 외국인만 줄지어 서 있다.

다 어디로 간 것일까? 모두 알프스로 가는 줄만 알았는데... 무언가 홀린 느낌이다. 취리히행 비행기는 100명 정도 탑승할 수 있는 작은 비행기다. 좀 낡았지만 사람들은 고향버스를 탄 것처럼 표정이 밝다. 행색을 보니 이웃집에 놀러가는 편안한 차림들이다. 다시 세 시간을 날아 오후 9시쯤 취리히에 도착했다. 공항은 깨끗하고 안내판도 잘 되어 있다. 입국 심사도 비교적 간단했다. 여권을 보고는 몇 마디(입국목적, 목적지, 머무는 기간) 물어보는 것으로 끝났다.

취리히 공항에서 다시 루체른으로 가야한다. 숙소를 루체른으로 예약으로 해 두었기 때문이다. 루체른 까지는 기차를 타고 1시간 정도 더 가야한다. 공항 내 지하1층으로 내려갔다. 여러 상점과 함께 기차 매표소도 있다. 인터넷으로 스위스패스를 구매했기 때문에 기차를 타기 전에 매표소에서 체크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벌금을 물을 수 있다. 스위스는 대중교통이 발달해 있어 스위스패스를 구매하면 매우 편리하다. 기차, 버스, 유람선을 거의 무료로 승차할 수 있다. 그러나 산악열차나 케이블카는 예외다. 대신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루체른 역에서 기차가 여행자를 기다리고 있다
▲ 루체른 역 루체른 역에서 기차가 여행자를 기다리고 있다
ⓒ 임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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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역에서 오후 10시 쯤 기차를 탔다. 공항에서 출발하는 기차는 2층으로 된 열차였다. 기차 안은 복잡하지도 않고 자리도 넉넉했다. 루체른으로 가려면 취리히 중앙역에서 갈아타야 한다. 그러나 혹시나 하는 생각에 앞에 앉은 아가씨에게 물어 보았다. 그 아가씨는 스마트폰을 꺼내어 열심히 검색을 하더니 갈아타는 플랫폼까지 자세히 일러준다.

뿐만 아니라 취리히 중앙역에서 같이 내려 갈아타는 플랫폼까지 안내해주고는 어디론가 사라진다. 천사가 아닌가 싶었다. 스위스 사람들이 매우 친절하다고 들었는데... 이정도 일 줄이야!  그만 감동을 먹고 말았다.

첫번째 숙소에서 루체른역으로 가는 도로에 멋진 가로수가 줄지어 서 있다.
▲ 루체른 도로의 모습 첫번째 숙소에서 루체른역으로 가는 도로에 멋진 가로수가 줄지어 서 있다.
ⓒ 임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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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루체른 역에 도착했다. 오후 11시가 다되었지만 숙소는 지도를 보고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역에서 1km 이내 거리에 있었기 때문에 걸어서 이동을 했다. 호텔에 들어서자 11시가 조금 넘었다. 직원에게 예약확인서를 보여주었다. 직원은 확인서를 보더니 반가운 표정보다는 애매한 표정을 짓는다. 말을 들어보니 전화를 받지 않아 1시간 전에 취소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예약해둔 방이 다행히 나가지 않아 예정대로 묵을 수 있었다.

하마터면 거리의 노숙자가 될 뻔했다. 다음에는 메시지라도 미리 보내야 할 것 같다. 방은 생각보다 너무 작고 답답해 보였다. 그러나 깨끗하고 조용한 곳이었다. 스위스는 성수기에 방을 구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미리 예약해 두는 것이 좋다.


태그:#알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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