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사람 곁에 사람 곁에 사람 박래군 석방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집회를 주최한 혐의로 구속된 박래군 416연대 상임운영위원의 석방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박래군을 석방하라"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사람 곁에 사람 곁에 사람 박래군 석방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집회를 주최한 혐의로 구속된 박래군 416연대 상임운영위원의 석방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여름휴가 막바지 서울사람들은 찜통 더위를 피해 바다로, 강으로, 산으로 떠났다. 주말 서울 거리는 한산했다. 하지만 어둠이 내리자, 서울 한복판 광화문광장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외쳤다.

"박래군을 석방하라."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박래군(54)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4·16연대) 상임운영위원의 석방을 촉구하는 문화제가 열렸다. 세월호·용산 참사 유가족을 비롯한 시민 700여 명이 참석했다.

박래군 위원은 지난달 16일 구속됐다. 지난 1988년 인권운동가의 길을 걸은 이후, 12번째 구속이다. 경찰은 세월호 참사 1주기 당시 불법 집회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그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보름 뒤 검찰은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특수공용물건손상,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일반교통방해 등의 죄명으로 그를 기소했다(관련 기사 : 세월호 집회 불법·폭력행위는 박래군만의 책임?).

검찰은 또한 박래군 위원이 지난 6월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시) 7시간 동안 나타나지 않았을 때 혹시 마약을 하거나 보톡스 주사를 맞고 있었던 것 아니냐"라고 말한 것을 두고, 지난 3일 명예훼손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공지영 소설가와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김수영 변호사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사람 곁에 사람 곁에 사람 박래군 석방문화제'에 참석해 박래군 416연대 상임운영위원과의 인연을 소개하고 있다.
▲ 박래군 석방 촉구하는 소설가 공지영 공지영 소설가와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김수영 변호사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사람 곁에 사람 곁에 사람 박래군 석방문화제'에 참석해 박래군 416연대 상임운영위원과의 인연을 소개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문화제에서 박래군 위원과 인연이 있는 이들이 나와서 그의 석방을 외쳤다. 가수 안치환·안동준씨, 그룹 우리나라가 박래군 위원을 응원하는 노래를 불렀다. 송경동 시인은 "대한민국 인권의 현재를 구속한 이 박근혜 정부를 용서할 수 없다"면서 박래군 위원의 삶을 위로하는 시를 낭독했다.

박래군 위원의 대학 동기인 소설가 공지영씨는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도왔다는 이유로 박래군 위원을 구속함으로써, 우리는 특A급 인권운동가의 탄생을 보게 됐다"라고 비꼬았다. 이어 "박래군 위원이 은퇴해도 좋은 그날이 오면, 평생 그의 삶으로 쓴 소설이 완성되고 해피엔딩으로 끝맺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 정혜숙씨는 "사람들이 함께 숨 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모두 함께 살자'라고 이야기하는 우리 곁에 그가 있었을 뿐"이라면서 "그 같은 사람 많아질 때 우리는 더 아픈 사람을 만들어내지 않을 수 있다. 잊지 말고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용산참사 유가족 정영신씨는 "수 만 명의 박래군을 가둔다 해도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용산·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해 함께 싸우겠다"고 전했다.

박래군 위원을 돕고 있는 47명의 변호인단 중에 한 명인 김수영 변호사는 "검찰과 경찰은 당시 집회에 밧줄과 쇠파이프를 준비하고 경찰을 공격하기 위한 회의를 했다면서 4·16연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지만, 아무런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 그런 회의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서울구치소에 수감돼있는 박래군 위원은 주최 쪽에 편지를 보내왔다. 편지 내용은 광화문광장에 울려퍼졌다. 박래군 위원은 편지에서 "저를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잘 있다. 5년 전에 이곳을 다녀간 적 있어 익숙하다"면서 "세월호 참사 당시 사라진 대통령의 7시간을 법정에서 따질 수 있게 추가로 기소가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박래군 위원은 "제가 범죄를 저질러서 여기 온 게 아니기 때문에 당당하다, 아파서 우는 유가족 옆을 지키고 그들과 함께 진상을 규명하고 안전사회를 만들자고 했던 게 죄일 수 없다"면서 "단죄를 받아야할 자들을 잘 안다, 적반하장의 상황을 되돌리자, 단죄하려는 자를 심판대에 세울 날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래지 않아 여러분 곁에 돌아가는 날에, 더 강해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면서 "목적지까지 포기하지 말고 지치지 말고 웃으면서 손잡고 갑시다"라고 전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박성호 학생의 어머니 정혜숙씨와 용산참사 유가족 정영신씨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사람 곁에 사람 곁에 사람 박래군 석방문화제'에 참석해 "박래군 416연대 상임운영위원이 석방되는 그날까지 함께 힘써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 "박래군 석방되는 그날까지 함께 해달라" 세월호 참사 희생자 박성호 학생의 어머니 정혜숙씨와 용산참사 유가족 정영신씨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사람 곁에 사람 곁에 사람 박래군 석방문화제'에 참석해 "박래군 416연대 상임운영위원이 석방되는 그날까지 함께 힘써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태그:#박래군 석방 문화제
댓글1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