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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금단·계순희·김국향, 이들은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

김영만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 상임대표는 청소년 앞에서 이들을 소개하면서 "헤어진 시간도 길고 민족이기에 그리움도 커야 하는데, 그리고 그동안 훨씬 민주화도 되었다고 하는데, 통일에 대한 정서는 훨씬 멀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신금단은 1963년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제1회 가네포 대회'에서 3관왕을 차지했는데 이듬해 일본 도쿄올림픽 대회 때 출전금지되었던 육상선수였다. 계순희는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때 여자유도 48kg급에서 일본 선수를 제치고 금메달을 땄다. 그리고 김국향은 최근 러시아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다이빙 여자 10m에서 금메달을 땄다.

김영만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 상임대표는 7일 전교조 경남지부 강당에서 (사)하나됨을위한늘푸른삼천의 '청소년 평화통일 기자단'을 대상으로 강연하면서, 이전에 개성을 방문했을 때 했던 하모니카로 민요 '노들강변'을 연주했다.
 김영만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 상임대표는 7일 전교조 경남지부 강당에서 (사)하나됨을위한늘푸른삼천의 '청소년 평화통일 기자단'을 대상으로 강연하면서, 이전에 개성을 방문했을 때 했던 하모니카로 민요 '노들강변'을 연주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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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만 대표는 6일 오후 전교조 경남지부 강당에서 (사)하나됨을위한늘푸른삼천(이사장 박창균 신부)이 마련한 '청소년 통일기자단' 교육에서 통일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세 사람을 언급했다.

김 대표는 참가자들한테 먼저 김국향을 아느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는 "여러분의 평균연령과 같은 16살 소녀다. 모른다고 하니 답답하다. 그것은 어른들 책임이다"며 "여러분이 내 나이가 되어도 통일이 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세계대회에서 우승은 중국 선수들이 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 선수는 은메달 동메달 선수와 엄청난 점수 차이를 보였다. 세계 수영계가 깜짝 놀랐다"며 "남이든 북이든 자랑스럽다. 세계대회 다이빙에서 우리 민족이 금메달을 딴 것은 처음이다"고 말했다.

이어 "수상 장면을 보는데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기특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지만, 남북 현상 때문에 너무나 안타깝고 답답했다"며 "기자들이 사진을 찍으려고 포즈를 취해 달라고 하니, 김국향은 금메달보다 곰인형을 들어 보였다. 여러분과 같은 나이니까 인형을 좋아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 같으면 난리 났을 것이다. 아마도 손연재나 김연아보다 더했을지 모른다. 여러분들이 김국향을 모르는 것은 남쪽 언론에서 많이 소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우리 언론 중에 그 소식을 내면 별로 좋아하지 않을 독자들이 있을 거 같아서 그랬을 수 있다. 이것이 오늘날 남북의 현실 그대로다"고 강조했다.

1964년 동경올림픽을 거론했다. 그는 "그때 남쪽은 은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땄고, 3년 정도 우려먹었던 것 같다. 레슬링 장창선 선수가 은메달을 땄는데 전국을 돌며 카퍼레이드를 벌였다"며 "은메달인데 얼마나 선전했길래, 70살이 넘은 지금도 머릿속에 또렷하게 남아 있을 정도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 북쪽도 출전했다. 그런데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신금단이 한 해 전 '가네포 대회' 출전을 이유로 올림픽 출전금지를 내렸다. 그러자 북 선수단 모두 철수했고, 그 소식은 세계 언론들이 보도했고, 남쪽도 상황은 비슷했다"고 덧붙였다.

"그때가 박정희 독재정권 때였고, 반공을 국시로 내세웠을 때였다. 남북이 한 동포였기에 우리도 너무나 안타까워했다. 우리 신문에도 크게 났다. 신금단은 이산가족이었다. 아버지가 남쪽에 살고 있었다. 언론이 보도하니까 아버지가 딸을 알아보았던 것이다. 아버지가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딸을 만나게 해달라고 했다. 북 선수단이 철수하는 과정에서 아버지와 딸이 만난다는 것도 큰 뉴스였다.

그런데 동경에서 부녀가 만났는데 불과 10여 분만에 끝나고 말았다. 남쪽 중앙정보부가 따라가서 아버지에게 딸한테 '남한으로 오라'고 했고 딸은 고향인 북으로 오라고 했던 것이다. 더 이상 대화가 진행되지 않았다. 신금단이 나가면서 아버지를 보고 '아바이'라 불렀는데, 그 이야기를 하면 지금도 눈물이 날려고 한다. 그때 남쪽에서는 '신금단'이라는 노래까지 나왔고 라디오에서 틀어주기도 했다. 지금 남쪽에서 김국향에 대해 하는 것을 보면 그때 신금단의 일은 상상이 안될 것이다."

계순희에 대해, 김 대표는 "김영삼 정부 때였다. 어느 날 마산 창동에서 집회를 할 때였다. 당시 16살 북 선수가 올림픽 결승전에서 일본 선수를 한 판 엎어치기로 금메달을 땄다"며 "집회 도중에 그 소식을 전하면서 좋아서 모두 일어나 소리치며 펄쩍펄쩍 뛰었다"고 말했다.

김영만 대표는 "시간이 갈수록, 헤어진 시간도 길고, 그만큼 민족이기에 그리움도 크고 해야 하는데, 그동안 우리 사회가 훨씬 더 민주화가 되었다고 하는데, 통일에 대한 그 정서는 훨씬 멀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청소년들은 태어났을 때 남북이 갈라져 있었으니까 북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사실 짐작이 잘 안 된다"며 "그러나 우리 세대나 아버지 세대는 본래 하나였다. 험악한 전쟁과 비참한 일을 겪었지만, 온 민족이 다 없어질 정도로 골육상쟁을 벌이고도 항상 통일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지나고 세대가 변할수록 전쟁을 경험하지 않은 세대가 많아진다. 우리 세대보다 젊은 세대가 훨씬 더 통일에 대해 친밀감을 가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는은것 같다"며 "그것은 대한민국 어른들이 무엇인가 문제가 있어서 그렇다"고 덧붙였다.

전쟁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김 대표는 "전쟁이 나면 군인보다 민간인이 많이 죽는다"며 "전쟁이 나면 사람들은 금방 미쳐버린다. 지금 같은 평안한 상태에서 사람을 죽이는 게 상상이 되지 않지만, 전쟁이 나면 사람을 금방 죽이게 된다. 적군이 보이지 않으면 민간인들도 동조자로 보이고 스파이로 보인다. 그래서 죽인다"고 말했다.

김영만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 상임대표는 7일 전교조 경남지부 강당에서 (사)하나됨을위한늘푸른삼천의 '청소년 평화통일 기자단'을 대상으로 강연했다.
 김영만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 상임대표는 7일 전교조 경남지부 강당에서 (사)하나됨을위한늘푸른삼천의 '청소년 평화통일 기자단'을 대상으로 강연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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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에 참전했던 김영만 대표는 "전쟁하라고 하면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나 그 가족들 보고 나가서 전쟁하라고 해야 한다. 지금 박근혜 대통령은 여성이기에 군대를 가지 않았고, 이명박 전 대통령도 군대를 가지 않았다. 지금 정부 총리와 장관 여럿도 군대를 가지 않았다"며 "평상시에도 아들이 군대에 간다고 하면 엄마들이 눈물을 흘리는데 전쟁 때 군대 간다고 하면 어떻게 되겠나"고 말했다.

김 대표는 하모니카로 민요 '노들강변'을 연주했다. 그는 "이전에 개성을 방문했을 때 식당에서 이렇게 연주했더니 옆에 있던 북쪽 사람들이 일어나 춤을 추더라. 그러고 나서 내 보고 고맙다고 하더라"며 "이런 노래 하나부터 남북이 같이 부르면 되는 것"이라 말했다.

김영만 대표는 "통일은 반드시 되어야 한다. 평화적으로 되어야 한다"며 "서로 만나야 한다. 만나봐야 우리가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남북 왕래가 잦고, 북쪽에 남쪽 사람들이 많이 가 있다고 한다면 전쟁이 일어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태그:#김영만, #6.15공동선언, #김국향, #신금단, #계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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