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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광장에서 대법원 해고무효 판결 뒤 복직한 뒤, 한달도 되지 않아 6개월 중징계를 받은 이상호 기자의 재징계 철회 촉구 기자회견이 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 주최로 이상호 기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아래쪽 사진은 지난 7월 1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이상호 기자 복직 환영식 모습.
▲ '복직 환영' 한달도 안되어 같은장소에서 '징계 규탄' 6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광장에서 대법원 해고무효 판결 뒤 복직한 뒤, 한달도 되지 않아 6개월 중징계를 받은 이상호 기자의 재징계 철회 촉구 기자회견이 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 주최로 이상호 기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아래쪽 사진은 지난 7월 1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이상호 기자 복직 환영식 모습.
ⓒ 권우성/언론노조MBC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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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직 환영' 행사를 한지 26일 후, 정확히 같은 자리에서 MBC노조 주최로 '징계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대법원 해고 무효 판결 뒤 MBC에 복직했으나,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이상호 기자가 마이크를 잡았다. 얼굴에는 피곤한 듯 깎지 않은 턱수염이 자라 있었다.

6일 낮 서울 상암동 MBC 광장 앞 기자회견에서 이 기자는 "저는 MBC 기자로 월급 받는 것보다 진실을 보도하길 원한다, 2012년 대선 국면에서 김정남 인터뷰가 어떤 의미였는지 감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옆에 선 조능희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MBC노조) 위원장도 "이건 사실상 해고의 연장"이라며 징계 재심사를 요구했다.

지난 4일 MBC 경영진(안광한 사장)은 이 기자에 대해 6개월 정직을 결정했다. MBC는 이 기자가 ▲2012년 12월 17일 본인 트위터를 통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허위사실을 유포, 회사 명예를 훼손하고 회사의 공정성·정치적 중립성에 관한 신뢰를 실추시킨 점 ▲허가 없이 외부 매체에 출연하는 등 사규를 위반해 징계했다고 밝혔다(관련기사 보기).

당시 문제가 됐던 건 "MBC 김재철, 김정남 단독인터뷰 비밀리 진행, 선거 전날 보도 예정설" 등 모두 4건의 트위터 글이다. MBC는 이 기자를 징계하면서 이같은 행위는 "허위사실을 유포해 회사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라 썼다. 그러나 이 기자와 MBC노조, 언론노조 등은 인터뷰가 실제로 존재했으며, 따라서 이 건에 대한 감사가 필요하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6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앞에서 대법원 해고무효 판결로 복직한 뒤 한달도 되지 않아 6개월 징계를 받은 이상호 기자의 재징계 철회 촉구 기자회견이 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 주최로 이상호 기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대법원 판결로 복직했는데, 또 징계라니 6일 오전 서울 상암동 MBC앞에서 대법원 해고무효 판결로 복직한 뒤 한달도 되지 않아 6개월 징계를 받은 이상호 기자의 재징계 철회 촉구 기자회견이 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 주최로 이상호 기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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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상호 기자가 동료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상호 기자가 동료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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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노조 "사측, 대선 당일 김정남 만나 인터뷰해놓고 보도 안 한 이유는?"

이상호 기자는 "당시 대선 때 실체 없는 NLL 광풍(2007년 남북정상회담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북방한계선 포기 발언을 했다는 논란-기자주)이 불었다"며 "이 상황에서 김정남을 인터뷰했던 허무호 특파원에게 물으니 '김정남이 NLL을 아는 위치가 아니라서 (관련해) 묻지 않았다'며 '결정적 제보가 와서 취재한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NLL과 관련해 노무현이 발언을 했든 아니든, 이 내용은 보도가 됐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MBC 노조도 같은 견해다. 노조는 "왜 2012년 대선 당일 김정남을 5분간 만나 인터뷰해놓고 이런 특종을 보도하지 않았는지, 인터뷰 사실 자체를 왜 한동안 숨겼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징계는 이런 전후사정이 밝혀진 뒤에 이뤄지는 게 맞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노조에 따르면, 1주일 전 노조가 청구한 특별감사 요청을 사측은 5일 거부했다.

MBC는 이 기자와 관련해 추가 징계를 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호찬 MBC노조 민실위 간사는 "사측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계속 (징계) 여지를 남겨뒀다"고 말했다. 고현승 MBC 기자협회장은 "여전히 돌아오지 못한 해고자 7명이 있다, 그들도 법원 판결을 기다리는 중인데 돌아올 때마다 이런 전철을 밟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라고 우려를 전했다. 

이들은 "복직 한 달도 안 돼 또다시 정직 6개월의 고통을 짊어지라는 건 가혹한 이중 처벌"이라며 "MBC 경영진은 이런 폭압적 경영 행위를 중단하고, 이 기자에 대한 재징계를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 기자는 지난 2012년 12월 중순 'MBC의 김정남 단독 인터뷰' 의혹을 제기한 후 해고됐고, 이후 2년 6개월 만에 대법원으로부터 해고무효 확정판결을 받아 지난달 14일 복직했다.


태그:#이상호 MBC, #김정남 MBC, #이상호 김정남, #이상호 해고, #이상호 복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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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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