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 19R 서울 vs. 제주

K리그 클래식 19R 서울 vs. 제주 ⓒ 프로축구연맹


FC서울은 오랜만에 2골 이상을 넣으며 승리를 이끈 것이 K리그 클래식 19R 제주와의 원정경기이다. 요즘 홈경기보다 원정에서 더욱더 웃고 있는 서울이다. 그러나 그 웃음의 뒤에는 조금 아픈 상처가 숨어있다. 바로 팀의 저조한 득점력이다. FC서울은 2015년 리그, ACL (AFC Champions League) 대회를 합쳐서 31경기를 보면 2골 이상 득점한 경기는 리그 22경기에서 4경기, ACL 9경기에서 3경기에 불과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2골 이상 기록한 경기가 총 31경기에서 단 7경기에 그쳤다. 최근에 확실히 골에 목말라 있는 서울이다.

전북 현대와 FC서울이 22라운드까지 진행한 리그 경기의 득실차를 비교해보면, 전북 현대는 37득점에 22실점, FC서울은 24득점에 25실점이다. 전북 현대는 이번 시즌 또한 닥치고 공격(아래 닥공)이라는 콘셉트로 리그 1위와 팬심을 여전히 꽉 쥐고 있다. 그에 걸맞게 22경기에서 37골을 넣으며 팬들에게 재미와 승리 모두를 선사하고 있다. 여기서 더욱더 놀라운 것은 실점이 득점보다 굉장히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격이 최대의 방어라는 최강희 감독의 닥공 콘셉트와 일치하는 결과이다.

그러나 FC서울의 경우 실점은 비교적 낮은 수치를 보이지만, 득점은 리그 내에서 하위권을 달리고 있다. 3백으로 경기를 나서며 수비에 신경 쓰고 있는 최용수 감독의 의도가 엿보이기도 한다. 3백의 단단한 수비를 통하여 득점을 늘리는 축구가 아니라 실점을 줄이는 축구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3백 축구가 4백 축구보다 다소 수비적이기 때문에 팀의 패배를 막는 것에 더욱더 도움이 된다.

하지만 축구를 보러 오는 팬들이 단지 경기 결과에만 집착하는 것인가? 결과에도 집착을 하지만, 더 큰 관심사는 재미이다. 재미를 바탕으로 한 승리가 팬들에게 있어서 가장 큰 선물일 것이다. 팬들에게 골을 통해 재미와 승리를 동시에 가져오며 FC서울을 행복하게 했던 데얀의 향수가 어느 때보다 그리운 FC서울이다.

FC서울의 득점을 담당했던 데얀

 FC서울에서 레전드로 남을 스트라이커 데얀

FC서울에서 레전드로 남을 스트라이커 데얀 ⓒ 프로축구연맹


데얀이 주축이었던 '데몰리션 조합'을 바탕으로, 이 팀의 화력은 막강했다. K리그 어느 팀도 이들의 공격 조합을 따라가긴 힘들었다. 데얀과 몰리나는 때때로 전술로써 경기가 풀리지 않더라도, 그들의 반짝이는 개인기량으로 팀의 승리를 이끄는 선수들이었다. 하물며 전술에 잘 녹아드는 데얀과 몰리나를 막아낼 팀은 많지 않았다.

특히 데얀은 어마어마한 결정력으로 이동국과 함께 K리그 최고의 해결사로 손꼽혔다. 2008년~2013년 동안 서울에서 선수생활을 했으며, 2011~2013년에는 연속해서 리그 득점왕을 거머쥐며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했다. 아래 데얀의 연도별 득점을 보면, 얼마나 해결사란 단어에 적합한 선수였는지 알 수 있다.

 데얀의 08-13 시즌 FC서울에서의 득점 기록

데얀의 08-13 시즌 FC서울에서의 득점 기록 ⓒ 장지훈


여기서 2011년을 주목해보면, 경기당 득점률이 0.8인데 이 뜻은 1경기당 거의 1골을 기록한다는 뜻이다. 1경기당 거의 1골을 기록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선수가 중국으로 가서 축구를 한다고 하니 팬들 입장에서는 마음이 찢어졌을 것이다. 당시 데얀의 이러한 기록의 조력자들이 있었으니, 바로 몰리나와 하대성이다. 하대성은 중원을 장악하여 볼을 배급하며 경기를 풀어나갔으며, 이를 통해 몰리나는 자신의 공격본능을 더욱 더 발휘할 수 있었다. 이러한 몰리나가 양질의 패스를 데얀에게 넣어주니 데얀은 골을 넣으며 세 시즌 연속 득점왕이라는 타이틀로 팬들에게 보답하였다.

데얀이 득점왕이었던 세 시즌 중에서도 경기당 득점률과 득점이 가장 낮은 2013년을 현재 이번 연도 시즌과 비교해보자. FC서울이 이번 시즌 진행해온 31경기를 2013년의 31경기와 비교해보니, 2골 이상 득점한 경기가 무려 11경기 차이가 난다. 2013년에는 총 31경기 중의 18경기에서 2득점 이상을 기록했고, 이번 시즌에는 단 7경기에 그쳤다. 이러한 결과를 보더라도 수호신들은 아직도 해결사 데얀을 그리워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데몰리션을 이은 박몰리션, 탄생할 수 있을까?

 박주영을 믿고 있는 최용수 감독

박주영을 믿고 있는 최용수 감독 ⓒ 프로축구연맹


최용수 감독은 "연습경기를 보다 박주영과 몰리나의 호흡에 놀랐던 적이 있다, 몰리나의 패스를 박주영이 찾아가 받더라, 둘의 콤비플레이를 기대할 만하다"며 "데얀도 몰리나의 패스 덕을 봤다. 박주영도 충분히 몰리나와 골 장면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몰리나도 "박주영은 움직임이 많고 골을 넣을 줄 아는 능력이 탁월하다"면서 "K리그서 득점왕 3연패를 한 데얀과 비슷하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용수 감독은 박주영에 대한 실험을 계속할 것이다. 박주영은 꾸준히 4백 전술과 3백 전술에서 선발 공격수로 출전하고 있다. 그만큼 최용수 감독은 박주영에 대한 신뢰가 가득하다. 리그 초반 4백을 통한 화끈한 공격축구를 선보이겠다고 했던 최용수 감독은 성적 부진으로 다시 3백 전술을 활용하고 있다. 최근 리그 11라운드 전남과 19라운드 제주와의 경기에서 4백을 써서 총 7골을 넣었지만, 아직은 조심스럽게 팀의 중심 전술로써 3백을 활용하고 있다.

데얀의 대체자를 박주영이라 생각하고 있는 최용수 감독에게 박주영이 어떻게 보답할지 흥미를 끌고 있다. 현재 5골을 넣으며 아직은 경기력 회복에 집중하고 있는 박주영이다. 데얀처럼 FC서울의 해결사가 되어 몰리나와 함께 박몰리션이라는 신조어를 만들 수 있을까? 다가오는 FA컵 8강전 포항과의 경기에서 박주영이 골을 통해 서울 4강 진출의 선봉장이 될 수 있을지 수호신들의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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