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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광주행동 준비위원회가 16일 오후 2시 국정원 광주지부 앞에서 '국정원의 불법 해킹 의혹 규탄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원은 국민 앞에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민주주의광주행동 준비위원회가 16일 오후 2시 국정원 광주지부 앞에서 '국정원의 불법 해킹 의혹 규탄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원은 국민 앞에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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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 조정으로 상대방을 감시할 수 있는 해킹프로그램 'RCS'를 구매·운용해 논란이 된 국가정보원이 보도 자료를 통해 억울함을 호소하고 나섰다. 정보기관으로선 이례적인 일이다. 이들은 "국정원은 안보를 다루는 제1의 방위선"이라며 "근거 없는 의혹 제기로 국정원을 매도하지 말라"고 밝혔다.

17일 국가정보원은 공식 누리집에 '해킹 프로그램 논란 관련 국정원 입장'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최근 번지고 있는 해킹프로그램과 관련한 논란을 깊이 우려해 정보기관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으로 국정원의 입장을 직접 밝히고자 한다"고 운을 뗐다.

감정 격해진 국정원 "무책임한 논란은 안보 약화시키는 자해행위"

이어 국정원은 최근 불거진 불법 사찰 의혹을 일축했다. A4 두 장을 꽉 채운 입장에서 이들은 "(구입한 해킹 프로그램은)가장 많이 해킹했을 경우 최대 20개의 휴대폰을 해킹할 수 있는데, 이런 역량을 가지고 무슨 민간인 사찰이 가능하겠느냐"고 해명한 뒤 "모든 사용 내역이 다 저장되어 있고, 이는 이탈리아 해킹 팀과 연계되어 작동되기 때문에 은폐가 불가능한 구조"라고 항변했다.

또한, 의혹이 일파만파로 커지는 상황을 두고도 억울함을 감추지 못했다. 먼저 국정원은 "지금의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국회 정보위 위원들에게 사용기록을 비상조치로 보여드릴 예정"이라며 "이 내용을 보면 국정원이 민간사찰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명백해진다, 아주 간단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정원은 계속해서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들은 "35개국 97개 기관이 이 프로그램을 구입했지만 우리나라처럼 시끄러운 나라가 없다"면서 "어떤 정보기관도 이런 보도 자료를 통해 해명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다소 격한 감정이 느껴지는 대목도 있다. 국정원은 "국정원은 여당의 국정원도, 야당의 국정원도 아닌 '국민의 국정원'"이라며 "국정원이 왜 무엇 때문에 우리 국민을 사찰하겠습니까? 국정원의 정보위원회 증언은 국민 앞에 그리고 역사 앞에 한 증언이다, 거짓말을 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끝으로 국정원은 "국정원을 근거 없는 의혹으로 매도하는 무책임한 논란은 우리 안보를 약화시키는 자해행위"라며 "어떻게 하면 북한에 관해 하나라도 더 얻어 낼 수 있을까 매일처럼 연구하고 고뇌하는 이들의 노력을 함부로 폄하해서도 안 되고, 국민을 감시하는 '사악한 감시자'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항변했다.

다음은 국정원이 누리집에 공개한 보도자료 전문이다.

국정원은 최근 번지고 있는 해킹프로그램과 관련한 논란을 깊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정보기관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이지만 국정원의 입장을 직접 밝히고자 합니다.

국정원은 지난 14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국정원이 이탈리아 해킹 팀으로부터 20명분의 해킹 소프트웨어를 구입했고 그 용도는 연구용이며 또 해외에서 필요한 대상에 사용할 목적으로 도입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시 정보역량을 보호해야 하는 국정원 입장에서는 상세하게 설명하는 것이 주저되었지만 정보위원님들께 보안을 당부하면서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일부 정보위원님들은 "댓글 사건 전력이 있는 국정원이니 설명 내용을 그대로 믿을 수 없어 국정원을 방문해 직접 확인하겠다"고 요청하였습니다. 국정원은 이를 받아들여 가급적 빠른 시일에 정보위원님들의 국정원 방문을 수용키로 했습니다.

국정원은 사용 기록을 정보위원님께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이는 기밀이지만 지금의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비상조치로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이 내용을 보면 국정원이 민간사찰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명백해 집니다. 아주 간단한 일입니다.

이런 조치도 다른 나라 정보기관에서는 보기 드문 이례적인 조치입니다. 그렇다면 정보위원님들의 국정원 방문 결과를 기다려 보는 것이 순리일 것입니다.

국정원이 구입한 20명분이란 상대방 휴대폰을 가장 많이 해킹했을 경우 최대 20개의 휴대폰을 해킹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역량을 가지고 무슨 민간인 사찰이 가능하겠습니까?

이 프로그램은 이탈리아 해킹 팀을 경유하여 작동토록 되어 있습니다. 모든 사용 내역이 다 저장되어 있고 이는 이탈리아 해킹 팀과 연계되어 작동되기 때문에 은폐가 불가능한 구조입니다.

35개국 97개 기관이 이 프로그램을 구입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처럼 시끄러운 나라가 없습니다. 어떤 정보기관도 이런 보도 자료를 통해 해명하지 않습니다.

국정원은 '국민의 국정원'입니다. 여당의 국정원도, 야당의 국정원도 아닙니다. 국정원이 왜 무엇 때문에 우리 국민을 사찰하겠습니까? 국정원의 정보위원회 증언은 국민 앞에 그리고 역사 앞에 한 증언입니다. 거짓말을 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우리의 안보현실은 엄혹하기 그지없습니다. 국정원은 그런 안보현실을 다루는 제1의 방위선입니다. 그런 소중한 업무를 수행하는 국정원을 근거 없는 의혹으로 매도하는 무책임한 논란은 우리 안보를 약화시키는 자해행위일 것입니다.

담당하는 국정원 직원은 그 분야의 최고 기술자일 뿐입니다. 어떻게 하면 북한에 관해 하나라도 더 얻어 낼 수 있을까 매일처럼 연구하고 고뇌합니다. 이들의 노력을 함부로 폄하해서도 안 되고, 더구나 국정원이 지켜야 하는 국민을 감시하는 '사악한 감시자'로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그토록 보호하고자 했던 국정원의 정보역량은 이미 크게 훼손됐습니다. 이런 현실을 국정원은 안타깝게 생각하고 크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언론도 '아니면 말고'식의 무책임한 의혹제기 보다는 면밀한 사실관계 취재에 근거한 책임 있는 보도를 당부 드립니다. 끝.

○ 편집ㅣ곽우신 기자



태그:#국정원, #해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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