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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친인척 윤아무개씨가 5000만 원을 받고 황아무개씨의 구명을 도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2013년 5월 황씨가 통영지청에서 구속돼 구치소에 있을 당시 윤씨가 찾아와 접견한 것을 검찰이 녹취한 자료.
 박근혜 대통령의 친인척 윤아무개씨가 5000만 원을 받고 황아무개씨의 구명을 도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2013년 5월 황씨가 통영지청에서 구속돼 구치소에 있을 당시 윤씨가 찾아와 접견한 것을 검찰이 녹취한 자료.
ⓒ 최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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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2년 전 박근혜 대통령 친인척 윤아무개(77)씨의 금품수수 의혹을 파악했지만 수사하지 않다가 최근에서야 수사에 돌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 사건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뒤늦게 수사에 나선 것.

<오마이뉴스>는 2년 전 검찰이 윤씨의 비리 의혹을 확인한 문건을 입수했다. 이에 따라 검찰이 수사를 고의적으로 덮으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관련기사 : 검찰, 박근혜 대통령 친인척 비리사건 수사 중).

의정부지방검찰청은 최근 황아무개(57)씨로부터 구명 활동을 명목으로 현금 5000만 원을 수수한 정황이 있는 윤씨와 관련한 수사에 돌입했다. 윤씨는 박 대통령 이종사촌 언니의 남편이다. 지난 대선 당시에는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모임인 상록포럼의 공동대표를 맡았고, 최근에는 충청향우회 중앙회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또 지난 1981년 11대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검찰, 접견 녹취 통해 윤씨 혐의 인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 유리문으로 바람에 흔들리는 검찰 깃발이 비치고 있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 유리문으로 바람에 흔들리는 검찰 깃발이 비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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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씨가 황씨로부터 돈을 받은 것은 지난 2013년이다. 당시 황씨는 2008년에 있었던 통영아파트 청탁비리 사건으로 수배된 상태였다. 윤씨는 황씨가 처벌받지 않게 힘을 쓰는 조건으로 돈을 받았고, 변호사도 소개했다. 2013년 5월 28일 윤씨는 황씨가 창원지방검찰청 통영지청으로 출두할 때 동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황씨는 그 자리에서 구속됐고, 징역 2년6개월 형을 받아 지금까지 의정부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윤씨는 황씨가 구속된 뒤에도 수차례 구치소로 접견을 갔다. 이 자리에서 황씨는 앞으로 있을 '구속적부심'(구속 사유를 재심하는 것)에서 구치소를 나갈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고, 윤씨는 이를 약속했다. 이후 윤씨는 몇 차례 더 구치소를 방문했다. 검찰은 이들의 접견 내용을 증거인멸 정황으로 파악하고 녹취록을 구속적부심 증거로 제출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윤씨의 금품수수 의혹을 인지했다.

증거인멸 정황이 드러난 황씨는 결국 구속적부심에서도 석방되지 못한 상태로 기소돼 재판받게 됐다. 이후에도 황씨는 윤씨가 소개한 변호사와 지인들을 통해 정치권 인맥, 재판부 등과 접촉해 보석결정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모의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방법이 모두 수포로 돌아갔고, 결국 실형을 살게 된 황씨는 자신의 지인들을 통해 윤씨에게 수차례 돈을 돌려줄 것을 요구하게 됐다.

<오마이뉴스>는 최근 윤씨의 비리 의혹을 추적해 온 김경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을 통해 2013년 통영지청 수사검사의 수사보고서, 윤씨와 황씨의 접견 녹취록 등을 입수했다. 특히 두 사람의 접견 녹취록에는 황씨가 윤씨의 석방을 위해 움직였다는 정황은 물론 황씨가 윤씨에게 돈을 건네고 돌려받으려 했다는 증거가 그대로 담겨 있다.

당시 수사검사는 수사보고서에서 "(황씨는) 변호인뿐 아니라 윤씨, 경찰, 정치권 인맥 등을 통하여 검사·재판부와 보석 관련 사전협의를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모의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수사검사는 또 "(황씨가) 고위 공무원, 정치인 등에게 석방 청탁을 시도하거나 독촉·협박을 시도한 정황도 확인됐다"라고 적시했다.

이와 관련 김경협 의원은 "친인척이 연루된 사건은 청와대에 보고하는 것이 기본이다. 청와대의 외압 때문에 검찰이 (윤씨에 대한) 수사를 하지 않았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라며 "사건 당사자들의 대화에서 거론되는 여러 인물들에 대한 광범위한 수사도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오마이뉴스>는 검찰이 뒤늦게 윤씨 관련 수사를 진행한 이유를 확인하기 위해 의정부지방검찰청에 수차례 전화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황씨와 윤씨가 구속적부심, 이후 보석을 위해 모의했다는 내용의 검찰 수사보고서.
 황씨와 윤씨가 구속적부심, 이후 보석을 위해 모의했다는 내용의 검찰 수사보고서.
ⓒ 최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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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ㅣ최은경 기자



태그:#검찰, #박근혜, #친인척, #의정부지검, #통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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