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조형물 앞 네팔 선수단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 참가한 네팔 선수단 임원진이 10일 오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이날 5.18묘지를 찾은 프라딥 조시(Prdeep Joshi·남·52) 네팔 선수단장이 조형물 앞에 서있다.

▲ 5.18 조형물 앞 네팔 선수단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 참가한 네팔 선수단 임원진이 10일 오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이날 5.18묘지를 찾은 프라딥 조시(Prdeep Joshi·남·52) 네팔 선수단장이 조형물 앞에 서있다. ⓒ 소중한


미간에 붉은 점을 찍은 네팔인 10여 명이 10일 오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아래 5.18묘지)에 들어섰다.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아래 광주U대회) 네팔 선수단 임원진인 이들은 기념탑 아래 분향소에서 향을 피운 뒤, 합장과 함께 고개를 숙이는 네팔식 인사로 5.18 영령들을 추모했다.

광주광역시에서 마련한 팸투어(Familiarization Tour) 일정으로 이날 5.18묘지를 찾은 네팔 선수단 임원진은 분향 후 묘지와 유영봉안소를 둘러보며 5.18 정신에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특히 네팔과 광주, 그리고 5.18은 깊은 인연이 있다. 2010년 광주인권상을 수상한 네팔 인권운동가 수실 파큐렐(Sushil Paykurel)은, 올해 <광주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당시 BBC에 보도된 5.18을 생생히 기억한다"며 "한국에서 수천km 떨어져 사는 조국의 청년들도 5.18을 통해 용기와 힘을 얻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5.18묘지를 찾은 프라딥 조시(Prdeep Joshi·남·52) 선수단장(네팔대학스포츠연맹 회장)은 "1950년 이후 민주화운동이 싹트기 시작한 네팔은 최근 헌법 개정 등 민주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어려운 점이 있다"며 "이렇게 초대해줘 네팔 정부 및 스포츠 관계자를 대표해 광주에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그는 5.18묘지 방명록에 네팔어로 "한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공헌한, 알려진 혹은 알려지지 않은 희생자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을 전합니다. 우리는 그들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네팔"이라고 적기도 했다.

"5.18 정신, 다음 세대로 이어야"

'총 맞은 임신부' 묘 앞, 경건한 네팔 선수단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 참가한 네팔 선수단 임원진이 10일 오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이날 5.18묘지를 찾은 네팔 선수단 임원진이 계엄군 총에 맞아 숨진 임신부 고 최미애씨의 묘 앞에 서 안내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 '총맞은 임신부' 묘 앞, 경건한 네팔 선수단 이날 5.18묘지를 찾은 네팔 선수단 임원진이 계엄군 총에 맞아 숨진 임신부 고 최미애씨의 묘 앞에 서 안내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 소중한


섭씨 34도의 폭염 속에서 이날 묘지를 둘러 본 네팔 선수단 임원진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안내자의 설명을 꼼꼼히 들으며 질문을 하기도, '아아!' 탄식을 내뱉기도 했다. 이들은 5.18 최초 희생자인 청각장애인 고 김경철, 계엄군 총에 맞아 숨진 임신부 고 최미애, 시민군 대변인이자 끝까지 전남도청을 지키다 숨진 고 윤상원 열사의 묘를 둘러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한 임원은 "현재 (5.18에 참여했던 이들 중) 살아 있는 사람이 있는가", "(여기에 묻힌 이들의) 가족들은 살아 있는가, 그들은 어떻게 지내나"라고 안내자에게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그는 헌혈 후 귀가하다 계엄군 총에 맞아 숨진 고 박금희(춘태여고 3학년, 현 전남여상)양의 사연을 듣고는 "당시 학생들도 많이 희생됐나"고 묻기도 했다.

이날 5.18묘지를 찾은 비말라 샤르마(Bimala Sharma·여·41)씨는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아까 묘지를 둘러볼 때 눈물을 흘렸고, 인터뷰를 하는 지금도 눈물이 나려고 한다. 특히 임신부 희생자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아팠다"며 울먹였다.

이어 "이렇게 묘지가 잘 조성돼 있어 보기 좋았다"며 "특히 젊은 학생들이 (5.18묘지를 통해) 5.18이 갖고 있는 의미를 배워 그 정신을 다음 세대로 이어갈 수 있는 게 중요할 거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네팔 선수단의 5.18묘지 방문에는 광주광역시 소방안전본부(아래 광주소방안전본부) 직원들이 동행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4월 네팔 대지진 당시 현장에 파견됐던 광주소방안전본부는 이번 광주U대회를 앞두고 성금 723만 원을 모아 네팔 선수단에 전달했다. 시·도 소방본부의 해외 구호 파견은 광주소방본부가 처음이었다.

5.18 영령 앞 '합장'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 참가한 네팔 선수단 임원진이 10일 오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이날 5.18묘지를 찾은 네팔 선수단 임원진은 기념탑 아래 분향소에서 향을 피운 뒤, 합장과 함께 고개를 숙이는 네팔식 인사로 5.18 영령들을 추모했다.

▲ 5.18 영령 앞 '합장' 이날 5.18묘지를 찾은 네팔 선수단 임원진은 기념탑 아래 분향소에서 향을 피운 뒤, 합장과 함께 고개를 숙이는 네팔식 인사로 5.18 영령들을 추모했다. ⓒ 소중한


"희생자 진심으로 위로"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 참가한 네팔 선수단 임원진이 10일 오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이날 5.18묘지를 찾은 프라딥 조시(Prdeep Joshi·남·52) 네팔 선수단장은 방명록에 "한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공헌한, 알려진 혹은 알려지지 않은 희생자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을 전합니다. 우리는 그들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라고 적었다.

▲ "희생자 진심으로 위로" 이날 5.18묘지를 찾은 프라딥 조시(Prdeep Joshi·남·52) 네팔 선수단장은 방명록에 "한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공헌한, 알려진 혹은 알려지지 않은 희생자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을 전합니다. 우리는 그들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라고 적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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