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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 학생인 지인에게 문자 메시지 한 통을 받았다.

"1000원 밥 진짜 개이득('매우 좋다'는 뜻의 은어)ㅎㅎ"

1000원 밥의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 한창 시험기간인 17일 전남대를 찾았다. 오전 8시, 저마다 손에 1000원짜리 지폐를 든 학생들이 제1학생회관 학생식당 앞에 모이기 시작했다.



부스스한 머리의 한 학생이 "어제 도서관에서 밤 샜어요. 아침 먹고 바로 시험보러 가려고요"라며 웃었다. 학생증을 내보인 뒤 1000원을 낸 그는 이날 메뉴인 참치영양야채죽이 담뿍 담긴 그릇을 받아 들었다.

시험공부는 '밥심' 아니던가. 지난 4월 1일 전남대가 처음 시작한 '1000원 아침밥상'이 시험을 치르는 학생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학교에서 철야 공부를 하거나 아침 일찍 시험을 치러야 하는 학생 등 시험공부 때문에 아침을 거르기 마련인 이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전남대 1000원 아침밥상은 밥값 2000원 중 1000원을 대학이 부담한다. 전남대 재학생과 교직원이라면 누구나 1000원을 내고 한식 또는 양식 중 하나를 선택해 아침을 챙겨먹을 수 있다. 이날 학생식당에서 만난 곽명진(전남대 4학년)씨는 "거의 매일, 아침 운동한 뒤 가볍게 1000원으로 아침밥을 먹고 등교한다"며 "특히 시험기간엔 도움이 된다. 가격도 싸고, 맛도 좋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 1일 전남대가 처음 시작한 '1000원 아침밥상'이 시험을 치르는 학생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학교에서 철야 공부를 하거나 아침 일찍 시험을 치러야 하는 학생 등 시험공부 때문에 아침을 거르기 마련인 이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17일 오전, 전남대 학생들이 1000원 아침밥상을 이용하고 있다.
 지난 4월 1일 전남대가 처음 시작한 '1000원 아침밥상'이 시험을 치르는 학생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학교에서 철야 공부를 하거나 아침 일찍 시험을 치러야 하는 학생 등 시험공부 때문에 아침을 거르기 마련인 이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17일 오전, 전남대 학생들이 1000원 아침밥상을 이용하고 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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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밥 뿐만 아니라 '야식'도... 심야 귀갓길엔 '야간버스'

1000원 아침밥상 뿐만이 아니다. 시험기간이 되면, 전남대 도서관별관(백도)엔 야식 판매대가 차려진다. 꾸준히 '시험기간 야식 판매' 사업을 벌여온 전남대 총학생회는 시험기간을 코앞에 둔 10, 11일에도 심야시간까지 도서관에 머무는 학생들을 위해 먹을 거리를 준비했다. 도서관 매점이 영업을 마치는 오후 10시 이후, 총학생회는 각종 라면과 핫바, 만두, 찐달걀, 음료수, 초콜릿 등을 직접 가져다 판매했다.

김한성 전남대 총학생회장은 17일 <오마이뉴스>와 만나 "밤늦게 학교 밖 편의점에 가려다보면 거리와 가격이 부담스럽다"며 "(학생들이) 가까운 곳에서 야식을 사 먹고, 밤늦게까지 열심히 공부할 수 있도록 야식 판매대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판매 뿐만이 아니다. 총학생회는 12일 전남대 생활협동조합에서 제공하는 빵과 우유를 받아다가 도서관과 학동캠퍼스(의과대학, 간호대학)의 학생들에게 직접 나눠줬다. 학생들이 선 줄로 도서관 현관이 가득차는 등 좋은 반응을 보였다.

총학생회는 이번 시험기간에 처음으로 '야간버스'를 운영해 밤 늦게까지 공부한 학생들을 싣고 달렸다. 신청 학생들은 시험기간을 앞둔 11~13일 하루 두 차례, 버스가 끊긴 심야시간(오전 0시와 오전 2시)에 야간버스를 타고 귀가할 수 있었다. 당초 총학생회는 대학본부에 건의해 학교 버스를 이용하려고 했으나, 논의가 잘 되지 못했다. 때문에 총학생회가 직접 12인승 승합차를 빌렸고, 운전도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이 직접 했다.
 총학생회는 이번 시험기간에 처음으로 '야간버스'를 운영해 밤 늦게까지 공부한 학생들을 싣고 달렸다. 신청 학생들은 시험기간을 앞둔 11~13일 하루 두 차례, 버스가 끊긴 심야시간(오전 0시와 오전 2시)에 야간버스를 타고 귀가할 수 있었다. 당초 총학생회는 대학본부에 건의해 학교 버스를 이용하려고 했으나, 논의가 잘 되지 못했다. 때문에 총학생회가 직접 12인승 승합차를 빌렸고, 운전도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이 직접 했다.
ⓒ 전남대 총학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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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밥' 뿐만 아니라, '무상교통'도 시험을 치르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총학생회는 이번에 처음으로 시험기간 '야간버스'를 운영해 밤늦게까지 공부한 학생들을 싣고 달렸다. 신청 학생들은 시험기간을 앞둔 11~13일 하루 두 차례, 버스가 끊긴 심야시간(오전 0시와 오전 2시)에 야간버스를 타고 귀가할 수 있었다.

처음 시도하다보니 시행착오도 있었다. 애초 총학생회는 대학본부에 건의해 학교 버스를 이용하려고 했으나, 논의가 잘 되지 못했다. 때문에 총학생회가 직접 12인승 승합차를 빌렸고, 운전도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이 직접 했다.

학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전대총학 페이스북(바로가기)에는 "야간버스 정말 좋았어요", "공부도 더 하고 집에도 편하게 갔습니다", "안전하게 운전하느라 수고한 총학생회에 감사합니다" 등의 글이 등록됐다.

김한성 회장은 "학생들이 택시비 들이지 않고 긴 시간 공부할 수 있게 도우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후보 시절 야간버스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이번에 시범으로 운영했다"며 "이번엔 승합차였지만, 앞으로 대학본부와 이야기를 더 해 학교 버스로 더 많은 학생들이 야간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창 시험기간인 17일, 전남대 한 건물에서 학생들이 시험을 치르고 있다.
 한창 시험기간인 17일, 전남대 한 건물에서 학생들이 시험을 치르고 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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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ㅣ최은경 기자



태그:#전남대, #총학생회, #1000원, #야식, #야간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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