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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3일 오후 5시 16분]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3일 오전 서울 서교동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 IT 기업들의 재생가능에너지 성적표를 발표했다. 이현숙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이날 "네이버가 데이터센터를 100% 재생에너지로 운영할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3일 오전 서울 서교동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 IT 기업들의 재생가능에너지 성적표를 발표했다. 이현숙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이날 "네이버가 데이터센터를 100% 재생에너지로 운영할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 그린피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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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A', 다음카카오 'F'.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에서 3일 발표한 국내 IT(정보기술) 기업 재생가능에너지 성적표다. 네이버는 7개 조사 대상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자체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서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하겠다고 약속해 최고점을 받은 반면, 다음카카오와 삼성SDS, LGU플러스 등은 정보 공개 자체를 거부해 '투명성'과 '재생에너지 정책' 두 부문에서 모두 낙제점을 받았다.

네이버 100% 재생 에너지 사용 약속... 다음카카오 '정보 공개 거부'

네이버는 지난 2013년 6월부터 강원도 춘천에 데이터센터 '각'을 만들었지만, 다음카카오는 자체 데이터센터가 없어 기존 통신사에 의존하고 있다. 대형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대기업 가운데서도 KT와 SK C&C, LG CNS 등이 투명성에서 각각 'B'와 'C', 재생에너지 정책에서 'D'를 받는 데 그쳤다.

그린피스는 이번 조사를 발판 삼아 국내 IT 기업과 정부, 국민을 상대로 기후 에너지 캠페인 '딴거하자'를 시작했다. 기후 변화를 일으키는 석유, 석탄 같은 화석연료나 위험한 원자력 대신 태양력, 풍력 등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을 확산시키는데 IT 기업이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캠페인을 알리려고 지난달 말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에서 아이언맨 등 원자력 관련 캐릭터를 동원해 '탈핵'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관련기사: 삼성 대 그린피스, '아이언맨'으로 맞붙은 사연).

그린피스는 이미 지난 2009년부터 미국에 기반을 둔 IT 기업들을 상대로 이와 비슷한 '쿨(Cool) IT' 캠페인을 벌여 성과를 거뒀다. 지난 2011년 12월 페이스북을 시작으로 애플(2012년 5월), 구글(2013년 5월), 아마존(2014년 11월) 등 세계적 IT 기업 8곳이 차례차례 데이터센터에서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약속했고, 애플은 3년 만에 약속을 지켰다.

미국 밖에서도 영국 통신사 BT와 일본 소프트뱅크 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선 네이버가 처음 동참한 것이다.

그린피스가 3일 발표한 국내 IT 기업 재생가능에너지 성적표. 자사 데이터센터에서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약속한 네이버가 최고점인 A를 받은 반면 다음카카오가 삼성SDS, LG유플러스를 자료 제공을 거부해 F를 받았다.
 그린피스가 3일 발표한 국내 IT 기업 재생가능에너지 성적표. 자사 데이터센터에서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약속한 네이버가 최고점인 A를 받은 반면 다음카카오가 삼성SDS, LG유플러스를 자료 제공을 거부해 F를 받았다.
ⓒ 그린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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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 IT' 캠페인을 이끌었던 개리 쿡 그린피스 IT분야 선임 분석가는 이날 서울 마포구 서교동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처음엔 기업들이 에너지 사용 관련 정보 공개를 꺼렸지만 페이스북을 시작으로 애플, 구글이 동참하면서 이젠 미국 전력회사와 주 정부를 상대로 재생에너지 사용을 압박하고 있다"면서 "우리도 재생에너지 100% 전환이 단기간에 이뤄질 거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이런 움직임만으로도 전력회사들의 재생에너지 투자와 정부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린피스가 IT 기업을 지목한 것은 PC와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인터넷 이용량 증가로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11년 기준으로 전 세계 데이터센터에서 소비하는 전력량은 약 6840억kWh로, 국가별 전력 사용량 5위인 러시아(7290억kWh)에 이어 세계 6위 수준이다. 국내 데이터센터도 지난 2013년 국내 1200만 가구의 한 달 전력량과 맞먹는 약 26억kWh를 사용했다.

구글-애플 움직인 그린피스, 한국에서도 통할까

개리 쿡은 "한국은 인터넷 이용률이 10년째 세계 평균보다 두 배 높다"면서 "세계 유명 IT 기업들이 100% 재생에너지를 약속하고 현실화 하는데 한국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재생에너지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민간 전력회사를 선택해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는 미국과 달리 한국은 한국전력공사 독점 체제여서, 특정 기업 의지만으로 100% 재생 에너지 사용을 장담하기 어렵다.

이현숙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국내 기업들도 정보 제공에 부정적이었지만 네이버는 처음부터 적극적이어서 두 번 면담 만에 춘천 데이터센터에서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약속했다"면서 "우리가 요구하는 건 (화석 연료나 원자력을) 하루아침에 끊으라는 게 아니라 전력사용량, 탄소배출량 같은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지금 쓰는 재생에너지가 1% 미만이라도 앞으로 어떤 로드맵으로 100%를 실현할 건지 비전을 세우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린피스는 앞으로 홈페이지와 거리 캠페인을 벌이는 한편, 국내 기업을 포함해 IT 업체 사이트를 방문할 때마다 재생에너지 사용 현황을 한눈에 보여주는 프로그램(크롬 웹브라우저용)도 만들어 배포할 예정이다.

한편 다음카카오는 이날 그린피스 발표에 대해 "자료 제공 거부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다음카카오는 현재 데이터센터를 직접 보유하거나 운영하고 있지 않고 전문 업체에서 임대해 사용하고 있어) 다른 기업들과는 달리 재생 에너지 사용 실적 등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 편집ㅣ최은경 기자



태그:#그린피스, #재생가능에너지, #네이버, #다음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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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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