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방영된 MBC <무한도전> '무인도 리턴즈'의 한 장면

지난 2일 방영된 MBC <무한도전> '무인도 리턴즈'의 한 장면 ⓒ MBC


10주년을 맞은 MBC <무한도전>이 깜짝 특집을 선보였다. 지난주에 이어 지난 2일 방영된 MBC <무한도전> '무인도 리턴즈'는 한 마디로 '맨땅에 헤딩' 이었다. 갑작스러운 무인도행은 정장을 멋있게 차려 입었던 출연진들도 까마득하게 모르는 일이었고, 시청자에는 더더욱 놀라운 일이었다.

무방비 상태로 무인도에 머무르게 된 출연진의 유일한 희망의 끈은 제작진이었다. 하지만 출연진이 원하는 대로 식량과 물품을 내줄 <무한도전> 제작진이 아니다. 음식 하나라도 제대로 주지 않는 제작진의 노림수에 출연진들의 얼굴과 옷은 음식으로 뒤범벅되었고, 종일 쫄쫄 굶은 출연진들의 심신은 지쳐 버렸다.

<무한도전> 10년의 역사를 기념하는 가장 뜻깊고, 영광스러운 날에 왜 굳이 <무한도전> 팀은 생고생을 자처하는 무인도를 찾아갔을까. 화려하게 장식한 스튜디오에서 앙케트 형식으로 지난 10년간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자화자찬으로 끝낼 수 있었는데 말이다. 하지만 이번 무인도 특집이야말로 '무'에서 '유'를 만들어 냈던 <무한도전> 10년의 역사를 명확하게 압축하여 표현할 수 있는 것이었다.

단발성 기획과 슬랩스틱식 몸개그가 주를 이루었던 초창기와 달리 블록버스터급 스케일을 자랑하는 프로젝트도 선보일 정도로 역량이 확대된 <무한도전>이라고 하나, 예나 지금이나 그들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가치는 프로그램 타이틀 그대로 '무한도전'이다. 항상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매번 새로운 무언가에 출사표를 던지는 <무한도전>의 정신이야말로 10년 동안 시청자의 변함없는 지지와 성원을 이끈 원동력이고 자양분이었다.

 지난 2일 방영된 MBC <무한도전> '무인도 리턴즈'의 한 장면

지난 2일 방영된 MBC <무한도전> '무인도 리턴즈'의 한 장면 ⓒ MBC


그런 점에서 섬 안에 있는 스티로폼 몇 개를 가지고 파도가 치는 바다를 탈출하라는 이번 미션은 그동안 <무한도전>이 10년 동안 해 왔던 '도전'들과 비교해 봐도 최고난도에 속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필리핀의 한 외딴 섬에 머물렀던 7년 전의 풋풋한 모습과는 달리, 한층 더 노련해진 이들은 포기하지 않고 꿋꿋이 도전에 나섰다.

이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던 김태호 PD는 그제야 출연진들에게 다가가, 10주년 특집으로 이들을 무인도로 데려간 이유를 설명했다. '여러분들의 무모한 도전이 다시 한 번 보고 싶었다'고 말이다. 몸소 지난날의 다사다난했던 고생을 떠올리며, 10년 전 처음 그때의 마음을 되새기는 <무한도전> '무인도 리턴즈'. 가히 <무한도전>다웠던 10주년 맞이였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권진경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neodol.tistory.com), 미디어스에 게재되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무한도전 김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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