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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 명봉역이다. 쉼표 같은 간이역에 벚꽃 향기가 가득하다.
 보성 명봉역이다. 쉼표 같은 간이역에 벚꽃 향기가 가득하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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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을 벗어난다는 건 참 기분 좋은 일이다. 보성 명봉역 가는 길이다. 저녁 늦게부터 비가 내린다는 예보에 그냥 안심하고 길을 나섰다. 길가의 벚나무 가지에서 간간이 하얀 꽃잎이 흩날린다. 보성 명봉리에 이르자 시골마을은 한적하다 못해 세상이 멈춰선 듯 고요하다.

봄바람에 인근 사찰의 추녀 끝에 매달린 풍경이 '뎅그렁~ 뎅그렁~' 울음을 운다. 이내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빗방울이 떨어진다. 명봉역 벚나무 고목은 꽃잎이 화사하게 만개했다. 남향으로 뻗은 가지에서는 벌써 이파리가 돋아나고 있다.

아무도 없는 텅 빈 역사지만 낯설거나 외롭지 않아

2003년 KBS드라마 <여름향기> 촬영지로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2003년 KBS드라마 <여름향기> 촬영지로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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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벚꽃향기가 가득해지면 사진작가들과 여행객들이 종종 찾곤 한다
 이곳에 벚꽃향기가 가득해지면 사진작가들과 여행객들이 종종 찾곤 한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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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에 있는 간이역 명봉역은 2003년 KBS드라마 <여름향기> 촬영지로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현재는 무인역으로 운영된다. 2008년부터 역무원이 근무하지 않는다. 아무도 없는 텅 빈 역사지만 이곳의 분위기는 낯설거나 외롭지가 않다. 안온한 느낌마저 든다.

이곳은 경전선으로 경남 밀양의 삼랑진역에서 시작하여 광주의 송정리역까지 이어진다. 시골 역사인 이곳에 벚꽃향기가 가득해지면 사진작가들과 여행객들이 종종 찾곤 한다. 내세울  것 없는 자그마한 시골 간이역이지만 한동안 그냥 머물고픈 쉼표 같은 곳이다.

명봉역 벚나무 고목은 꽃잎이 화사하게 만개했다.
 명봉역 벚나무 고목은 꽃잎이 화사하게 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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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앞의 고목나무에는 벚꽃이 만발했다.
 역사 앞의 고목나무에는 벚꽃이 만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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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들어서니 사진에 담아낸 명봉역의 4계가 시선을 붙든다.
 역사에 들어서니 사진에 담아낸 명봉역의 4계가 시선을 붙든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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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앞의 고목나무에는 벚꽃이 만발했다. 역사에 들어서니 사진에 담아낸 명봉역의 4계절이 시선을 붙든다. 정말 아름답다. 한참을 머물러도 오가는 사람이 없고 무심한 봄비만이 쏟아져 내린다.

서로 그리워하며 울어댄다는 봉황의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고 멀리 마을에서 이따금씩 개 짖는 소리만이 공허하게 메아리친다. 끝없이 이어지는 철길을 바로보고 있노라니 여름향기의 주인공이었던 손예진과 송승헌의 모습이 아른거리며 달려오는 듯하다.

무인역으로 운영된다. 2008년부터 역무원이 근무하지 않는다.
 무인역으로 운영된다. 2008년부터 역무원이 근무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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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길에는 노란 수선화가 아름답게 피었다.
 철길에는 노란 수선화가 아름답게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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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머물러도 오가는 사람이 없고 무심한 봄비만이 쏟아져 내린다.
 한참을 머물러도 오가는 사람이 없고 무심한 봄비만이 쏟아져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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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네이버블로그 '맛돌이의 내고향 밥상'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명봉역, #경전선, #벚꽃, #맛돌이의 내고향 밥상, #간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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