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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교호로 흘러드는 곡교천을 따라오르다 보면 봉강천이라는 지천을 만나게 된다. 봉강천을 따라 오르다보면 작은 하천인 풍서천을 만날 수 있다. 풍서천과 봉강천이 합류되는 지점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고 남관취수장이 위치해 있다. 가뭄이 있는 기간인데도 수량은 적지 않아 보인다. 때문인지 많은 겨울 철새들이 월동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 할 수 있다. 지난 12일 풍서천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과 함께 조류답사를 진행했다.

풍서천은 국토교통부사업에서 총사업비 237억여 원을 투입하여 고향의 강 사업을 지행하고 있는 작은 지천이다. 동남구 광덕면 매당리(안산보)에서 풍세면 보성리(돌보)에 이르는 10.4km구간의 '풍서천 고향의 강' 정비사업은  2016년 10월 준공을 목표로 하천 환경정비를 비롯해 홍수에 대비하고 자연친화적인 자연형 완경사 제방조성, 자전거도로 및 산책로 조성, 휴게공간 조성을 목적으로 공사중에 있다.

상수원 보호구역
▲ 새들 멀리 상수원보호구역 푯말이 보인다. 상수원 보호구역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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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상수원보호구역 상류의 개발행위는 상당부분 제약이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풍서천에 진행하는 하천정비사업은 사람들을 하천에 유입시켜 오염행위를 증가시킬 소지가 많다. 또한, 8개 이상의 보를 건설하면서 모래 등이 자연정화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점을 간과 해서는 안 된다. 공사중에 발생하는 탁수로 인해 상수원보호구역의 수질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때문에 상수원보호구역의 수질유지를 위해서라도 하천정비사업은 자재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풍서천 현장은 이미 공사판이었다. 신규로 조성되어진 8개의 가동보(수문등을 이용하여 수위를 조작하는 하천의 물막이 시설물)와 여울은 이미 대부분 완공이 되어 있었다. 여울과 가동보로 인해 수심이 깊어지면 하중도(하천중간에 있는 섬)와 모래톱 등의 비오톱이 사라지면서 자정정화능력이 저하된다. 4대강 사업 이후 보를 중심으로 녹조가 심각하게 발생하는 것이 이런 자정정화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현재 고향의 강 사업으로 진행되는 하천 정비로 인해 이후 담수화가 된다면 현재의 종 다양성이 급격하게 위협받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멸종위기종인 흰목물떼새의 경우 보건설로 담수화된다면 풍서천에서는 멸종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하천내에 모래톱과 하중도 등의 비오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가동보의 운영방식을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가동보의 경우 수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가동의 형태에 따라 수위가 급격하게 변한다. 때문에 가동보의 운영에 따라 생태계에 치명적인 위협을 줄 수 있다. 보 주변에 서식하는 저서생물과 수생식물 등이 수위변화에 따라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고정보 보다 생태계에는 더 치명적이다.

가동보의 경우 물의 수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형태가 아니다.
▲ 풍서천에 공사를 마친 가동보의 모습 가동보의 경우 물의 수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형태가 아니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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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고향의 강 사업은 일반적인 하천정비사업과 크게 다르지 않다. 보를 만들고 산책로 등을 만들어 인위적인 하천공원을 만드는 내용이다. 과거 도랑에서 물장구치고 가재 잡던 고향의 강을 상상하게 되는 제목과는 전혀 다르다. 수심이 깊은 곳에 가재가 살지 않고, 물장구와 미역감는 일을 상상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모래가 물에 잠기거나 준설되면서 샐물 서식공간은 사라 질 수 밖에 없다.

공사가 진행중임에도 풍서천에는 많은 새들이 서식하고 있었다. 3시간여의 현장 답사 기간동안 총 20종 1725개체의 조류를 관찰했다.제 1우점종으로는 청둥오리 823개체(47.7%)였고 흰뺨검둥오리 450개체(26.0%)로 제 2우점종을 차지했다. 법적보호종은 총 3종이 관찰되었다. 흰목물떼새(멸종위기종 2급), 황조롱이(천연기념물 323호), 원앙(천연기념물 326호)이 관찰되었다.

풍서천 답사결과 조류관찰 지도
▲ 풍서천 답사결과 정리한 이미지 풍서천 답사결과 조류관찰 지도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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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조사를 진행한 것이 아니라 답사형식으로 조사했음에도 20종 이상의 다양한 조류가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된 것으로 미루어 볼때 생태적으로 종다양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다. 풍서천은 큰 강을 이룬 지역이 아니지만, 양안으로 평야지대가 형성되어 있어 새들에게 매우 중요한 서식처 역할을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풍서천 주변 농경지가 월동하는 철새들에게 안정적인 먹이공급처로서 기능을 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주변에 넓은 시야를 확보 할 수 있어 유역면적이 크지는 않지만 다양한 새들이 서식하는 것으로추정된다.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은 답사 후 16일 성명을 내고 조류에 대한 보호대책을 강구하고 고향의강 사업의 보완을 요구 했다. 필자역시 마찬가지 생각이다. 풍서천은 장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하여 하천의 생태적 건강성을 확인한다면 명실상부한 조류서식지의 기능을 확인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향후 주변 농경지와 하천간의 유기적인 연결성을 확보 할 수 있도록 관리방안을 수립하여 풍서천이 새들의 안정적인 서식공간으로 생태환경이 되살아 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단순한 토목공사에 지나지 않는 이름만 고향의 강 사업이 중단되기를 희망 해 본다.

고라니는 물을 좋아하는 동물이다.
▲ 답사도중에 만난 고라니 고라니는 물을 좋아하는 동물이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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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관찰조류목록
 논병아리(5개체), 흰뺨검둥오리(450개체), 청둥오리(823개체), 쇠오리(237개체), 청머리오리(4개체), 원앙(12개체), 재갈매기(4개체), 붉은부리갈매기(2개체), 흰목물떼새(2개체), 말똥가리(2개체), 황조롱이(1개체), 때까치(2개체) 오목눈이(1개체), 박새(4개체), 쇠박새(8개체), 노랑턱멧새(30개체), 쑥새(25개체), 알락할미새(2개체), 백할미새 (1개체), 참새(105개체), 까치(5개체)



태그:#풍서천, #고향의강, #4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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