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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 갈대 7선이자 생태도시를 추구하는 서천군이 8경 중 4경으로 선정한 신성리 갈대밭. 잿더미로 변한 현재의 모습.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 갈대 7선이자 생태도시를 추구하는 서천군이 8경 중 4경으로 선정한 신성리 갈대밭. 잿더미로 변한 현재의 모습.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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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4대 갈대밭 중 하나인 신성리 갈대밭이 새까만 잿더미로 변해 허탈함을 안겨주었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촬영지로도 유명한 이 갈대밭은 6만평(19만8천㎡) 규모여서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황홀경에 빠지곤 했다. 한국관광공사는 한국 갈대 7선이자 생태도시를 추구하는 서천군을 8경 중 4경에 속한 곳으로 선정했다. 하지만 이번에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은 허탈한 표정으로 발길을 돌렸다.

19일, 대전충남녹색연합 김성중 간사와 금강 모니터링을 위해 찾아간 신성리 갈대밭은 까만 잿더미였다. 무슨 이유로 불을 놓았는지 안내표지판도 없다(관련 기사:'JSA'촬영지로 유명한 갈대밭, 왜 이렇게 됐나).

생태 자연도 1등급 처참하게 사라졌다

까맣게 변한 신성리 갈대밭.
 까맣게 변한 신성리 갈대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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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수역은 생태 자연도 1등급 지역으로 법적 보호종이자 천연기념물인 수달, 삵, 큰기러기, 큰고니, 가창오리, 새매, 말똥가리, 황조롱이, 흰꼬리수리 등 수많은 동·식물이 살아가는 곳이다.

지난해 갈대가 무성하던 곳은 새까맣게 탄 흔적만 남아 있었다. 일부 구간은 불을 놓고 트랙터로 갈대밭을 갈아엎고 질소전량14%, 강요성인산10%, 수용성가리15%가 함유된 복합비료도 뿌려 놓았다. 불길을 피해 나온 것으로 보이는 지렁이들이 산책로 곳곳에 죽어있다. 생명의 흔적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처참한 모습이다.

산책로에 찍혀있는 야생동물의 발자국을 따라가 보았다. 불에 탄 갈대밭 부근에서 천연기념물 제330호이자 멸종위기종 1급인 수달과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2급인 삵의 배설물이 눈에 띈다. 불길에 살아남은 야생동물이 아직도 주변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보였다. 물가에 즐비하던 새들도 불길을 피해 흩어진 상태다.

서울에서 왔다는 김아무개(40)씨는 "어제 서천에 도착하여 관광안내 책자를 보고서 찾아왔는데 이런(까맣게 탄) 모습을 보니 휑하고 황량하다"며 "서울에도 한강 변으로 갈대밭이 있어서 상암동 쪽에 자주 나가는데 이곳처럼 불을 지른 모습을 본 적이 없다"며 발길을 되돌렸다.

익산에서 왔다는 한 관광객이 같이 온 동료들로부터 질타를 받고 있었다. 그는 사전 답사를 왔을 때까지만 해도 갈대가 무성했는데 불을 지른 사실을 모르고 오자고 했다며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더불어 "갈대 하나 보려고 여기까지 왔는데 시간만 낭비했다"고 말했다.

서천군 신성리 갈대밭 담당자는 "하굿둑이 막히면서 갈대밭이 육상화 되어 갈대가 가늘고 꽃도 피지 않아서 불가피하게 생육 촉진을 위해 갈대를 베어내고 불을 질렀다. 전문가인 여러 박사에게 조언을 받고 있지만, 현장 담당자로서 어려운 문제이다. 농업기술센터에 토양 성분을 의뢰했는데, 불을 놓으면 거름도 되고 한다고 해서 불을 놓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년에는 불을 놓지 않는 방법을 찾도록 하겠다. 매일같이 나가서 관광객들에게 안내하고 있지만, 표지판도 세우겠다"고 말했다.

"물을 채워 넣어야 갈대도 살고 육상식물도 제거한다"

대전충남녹색연합 김성중 간사가 불에 탄 갈대밭 부근에서 천연기념물 제330호이자 멸종위기종 1급인 수달과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2급인 수달의 배설물을 확인하고 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김성중 간사가 불에 탄 갈대밭 부근에서 천연기념물 제330호이자 멸종위기종 1급인 수달과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2급인 수달의 배설물을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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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중 간사는 "전문가의 조언은 '생육에는 도움이 될지는 모르지만, 정확하게 입증되지 않는 방식이다'고 들었다. 서천군이 단순히 생육촉진을 이유로 불을 놓으면서 건강하게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체가 터전을 잃고, 일부는 불길에 죽었을 것이다"며 "환경친화적인 도시를 추구하는 에코 서천이라고 표방하면서 정작 관리는 환경보다는 관광객 증가에만 갈대숲을 관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충남발전연구원 생태연구부 정옥식 박사는 전화통화에서 "영국 쪽에서 갈대를 관리하는 매뉴얼이 있는데 1년에 두 달 정도는 물에 잠겨야 한다. 그리고 제거나 불을 태우기도 하는데 단, 조건이 야생동물의 서식처로 여겨질 때는 태워서는 안 된다"며 "갈대 사이에 살아가는 곤충이나 동물들에게 피해가 가기 때문이다. 또 주변의 동물들이 불로 인해 위협을 느끼기 때문에 제거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곳은 사람들의 출입이 많은 곳이다. 제방과 인접한 곳은 갈대 제거도 일정량 남겨 놓아야 수변의 동물과 사람들의 보호막으로 사용된다"며 "신성리 갈대밭은 육상식물 제거까지 한꺼번에 방법을 찾는다면 제일 중요한 핵심은 물을 끌어 올리더라도 물을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6만여 평의 금강 둔치에 펼쳐진 갈대밭이 금강의 물결과 조화를 이루는 곳으로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갈대 7선이자 생태도시를 추구하는 서천군이 8경 중 4경에 속해있는 신성리 갈대밭이 까맣게 불타고 땅을 갈아엎어 놓았다.
 6만여 평의 금강 둔치에 펼쳐진 갈대밭이 금강의 물결과 조화를 이루는 곳으로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갈대 7선이자 생태도시를 추구하는 서천군이 8경 중 4경에 속해있는 신성리 갈대밭이 까맣게 불타고 땅을 갈아엎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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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신성리 갈대밭, #서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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