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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제부인 신동욱 공화당 총재가 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마크 리퍼트 주한 미 대사가 입원 중인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 앞 인도에서 '리퍼트 지못미 석고대죄 단식'을 이틀째 이어 가고 있다.
▲ 대통령 제부 신동욱 "리퍼트 So Sorry" 박근혜 대통령의 제부인 신동욱 공화당 총재가 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마크 리퍼트 주한 미 대사가 입원 중인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 앞 인도에서 '리퍼트 지못미 석고대죄 단식'을 이틀째 이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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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제부인 신동욱 공화당 총재가 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마크 리퍼트 주한 미 대사가 입원 중인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 앞 인도에서 '리퍼트 지못미 석고대죄 단식'을 이틀째 이어 가고 있다.
▲ 대통령 제부 신동욱, 길바닥서 석고대죄 단식 박근혜 대통령의 제부인 신동욱 공화당 총재가 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마크 리퍼트 주한 미 대사가 입원 중인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 앞 인도에서 '리퍼트 지못미 석고대죄 단식'을 이틀째 이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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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춤'과 '개고기 선물'에 이어 '석고대죄 단식'까지 등장했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 대사가 입원 중인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 앞 인도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제부인 신동욱 공화당 총재가 지난 8일부터 이틀째 '석고대죄 단식' 중이다. 지난 5일 벌어진 피습 사건에 용서를 구하기 위해서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석고대죄'란 거적을 깔고 엎드려서 '임금'의 처분이나 명령을 기다리는 일을 뜻한다. '대통령의 제부'가 외국 대사를 향해 '석고대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백주대낮에 IS급 테러... 국민 중 누군가는 나서서 사죄해야"

"리퍼트 대사님,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병동을 등지고 앉은 신씨 앞에는 이런 문구와 함께 "석고대죄 단식", "So, Sorry"(정말 죄송합니다)를 큼지막하게 쓴 현수막이 펼쳐져 있다. 옆에는 먹다 남은 생수병과 촛불 여러 개가 놓여있다.

짙은 남색 외투의 지퍼를 턱 끝까지 올리고 앉은 신동욱 총재는 "귀빈인 타국의 대사가 백주대낮에 'IS급 테러'를 당했다"라며 "국민 중 누군가는 나서서 리퍼트 대사와 그의 가족, 미국정부, 미국 국민에게 용서를 빌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기종이 사용한 25cm 길이의 칼은 IS들이 쓰는 것"이라며 "이번 사건은 끔직한 테러"라고 강조했다.

기자가 '석고대죄는 과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다'고 말을 건네자, 그는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한국 국민이 아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 보통 윗사람에게 용서를 구하는 행동을 뜻하는 말인 '석고대죄'를 선택한 이유로는 "타국 대사는 한국에 온 귀한 손님이기에 윗사람이 맞다"며 "미국뿐만 아니라 약소국의 대사가 테러를 당해도 마찬가지로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총재는 "나는 이곳에서 밤새 추위를 견뎠다"며 자신의 진정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반면 일부 시민들이 리퍼트 대사의 쾌유를 기원하며 부채춤을 선보이고, 개고기를 선물한 것과는 선을 그었다.

그는 "(그들과 나는) 진정성 차원에서 다르다"며 "그런 행동은 과유불급(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추운 데서 차가운 물만 마시는 일이 고되다"며 "지나가는 시민이나 병원 직원들이 따뜻한 커피라도 좀 가져다 줬으면 좋겠다"고 섭섭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7일 한 기독교 단체는 리퍼트 대사가 피습당한 장소인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그의 쾌유를 빌며 '부채춤', '발레', '난타' 등의 공연을 선보였다. 한복을 입은 여성들이 길 건너편 미 대사관 쪽을 향해 큰절을 올리기도 했다.

앞서 6일에는 한 시민이 빠른 쾌유를 바란다며 개고기와 미역을 들고 리퍼트 대사가 입원 중인 병원을 찾았다가 경호팀의 만류도 돌아가는 일도 있었다. 리퍼트 대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애완견과 산책하는 모습을 자주 올리는 애견인으로 알려져 있다.

실소 터트리고, 엄지손가락 치켜세우고... 시민 반응 엇갈려

박근혜 대통령의 제부인 신동욱 공화당 총재가 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마크 리퍼트 주한 미 대사가 입원 중인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 앞 인도에서 '리퍼트 지못미 석고대죄 단식'을 이틀째 이어 가고 있다.
▲ 선글라스끼고 석고대죄 중인 신동욱 공화당 총재 박근혜 대통령의 제부인 신동욱 공화당 총재가 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마크 리퍼트 주한 미 대사가 입원 중인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 앞 인도에서 '리퍼트 지못미 석고대죄 단식'을 이틀째 이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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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씨의 행동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점심을 먹으러 가던 길에 신씨의 '석고대죄'를 본 한 중년 남성은 기자에게 "웃기지 않느냐"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석고대죄'라는 문구를 보자마자 실소를 터트리는 시민도 있었다.

반면 인근 빌딩에서 야간 경비원으로 일한다는 계용걸(68)씨는 "미국이 아니었으면 우리는 이만큼 성장할 수 없었다"며 "아주 잘하고 있는 것"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날 정오께에는 평택대학교 미국학과학생 30여 명이 리퍼트 대사의 쾌유를 기원하는 꽃다발과 손편지를 전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Ambassador Lippert Let's Go Together'(리퍼트 대사님 같이갑시다)라고 쓴 현수막을 든 학생들은 "한미동맹 강화", "리퍼트 대사님 힘내세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 학과 부학회장인 채수형(23·여)씨는 "뉴스를 보고 교수님과 상의해 응원을 오게 됐다"며 "시민들 사이에서 '오버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있어 조용히 전달하고 싶었는데 취재진을 만나 살짝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한편 학생들이 자리를 뜰 때까지 옆에 서서 지켜본 신씨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아주 밝다"며 흐뭇해 했다.


태그:#리퍼트, #개고기, #박근혜, #석고대죄, #부채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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