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경기 평택 칠괴동 쌍용자동차 공장 70m 굴뚝 위 쌍용차 해고노동자인 이창근, 김정욱씨의 모습. 이들은 쌍용차 복직 등을 주장하며 굴뚝 위 '고공 농성'을 시작한 지 18일 기준 68일째다. 민족 명절을 맞아 대이동이 시작됐지만, 여전히 땅과 하늘에서 연휴를 맞이한 사람들이 있다.
▲ 고공농성 중인 쌍용차 해고노동자 "승리하고 내려가겠다" 경기 평택 칠괴동 쌍용자동차 공장 70m 굴뚝 위 쌍용차 해고노동자인 이창근, 김정욱씨의 모습. 이들은 쌍용차 복직 등을 주장하며 굴뚝 위 '고공 농성'을 시작한 지 18일 기준 68일째다. 민족 명절을 맞아 대이동이 시작됐지만, 여전히 땅과 하늘에서 연휴를 맞이한 사람들이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공장을 보다가 답답함을 느꼈다. 어제와 달리 사람만 없을 뿐인데 답답함이 느껴질까 싶었다. 다시 보니 공기 들락거리는 팬이 멈춰있다. 답답함엔 구체적 이유가 있다. 당신도 답답함을 느끼는 그 이유를 살폈으면..."

설 연휴 첫날인 18일 오전 7시 30분. 경기 평택 칠괴동 쌍용자동차 공장 70m 굴뚝 위에서 쌍용차 해고노동자인 이창근씨가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린 내용이다. 쌍용차 해고자 복직 등을 주장하며 이창근·김정욱씨가 굴뚝 위 '고공 농성'을 시작한 지 이 날로 68일째. 민족 명절을 맞아 대이동이 시작됐지만, 여전히 땅과 하늘에서 연휴를 맞이한 사람들이 있다.

법원은 사측의 퇴거단행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이창근·김정욱씨가 오는 19일까지 굴뚝 점유를 풀지 않을 경우 20일부터 매일 100만 원씩 간접강제금(법원 명령을 따르지 않아 발생하는 비용)을 내야 한다고 결정했다. 그러나 이들을 포함한 동료 해고노동자들은 설 연휴에도 굴뚝을 떠나지 않고 농성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쌍용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 아난드 회장이 방한하면서 노·사 간 대화가 재개 된지 한 달여가 지났지만 상황은 지지부진하다. 쌍용차 노·노·사(쌍용자동차-기업노조-금속노조)가 명절 전까지 세 차례 모여 ▲해고자 복직과 ▲손배가압류 철회 ▲쌍용차 정상화 ▲26명 희생자 지원책 등 의제들로 실무 교섭을 했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관련기사:  "교섭중에 하루 100만 원 벌금... 쌍용차, 진정성 보여라").

"노동자들 요구가 그렇게 어려운 걸까"... 전국 곳곳 노동자들의 '한숨'

경기 평택 뿐 아니라 서울 중구, 경북 구미에도 하늘 위 농성 중인 사람들이 있다. 인터넷 설치수리기사인 LG유플러스 강세웅씨와 SK브로드밴드 장연의씨는 서울 충무로 중앙우체국 옆 20m 높이 광고탑에서 13일째 버티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일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 앞 광고탑에 올라간 이들과, 소식을 듣고 달려온 동료 조합원들의 모습.
▲ 전국 곳곳 고공 농성 중인 노동자들의 '한숨' 경기 평택 뿐 아니라 서울 중구, 경북 구미에도 하늘 위 농성 중인 사람들이 있다. 인터넷 설치수리기사인 LG유플러스 강세웅씨와 SK브로드밴드 장연의씨는 서울 충무로 중앙우체국 옆 20m 높이 광고탑에서 13일째 버티고 있다. 사진은 지난 6일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 앞 광고탑에 올라간 이들과, 소식을 듣고 달려온 동료 조합원들의 모습.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경기 평택 뿐 아니라 서울 중구, 경북 구미에도 하늘 위 농성 중인 사람들이 있다. 인터넷 설치수리기사인 LG유플러스 강세웅씨와 SK브로드밴드 장연의씨는 서울 충무로 중앙우체국 옆 20m 높이 광고탑에서 13일째 버티고 있다. 고용 불안정·장시간 노동 등을 견디다 못해 "사장이 직접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주장하며 오른 것. 여기에는 '진짜 사장 LG, SK가 통신 비정규직 책임져라'라는 내용의 대형 펼침막이 걸려있다. 

화학섬유 업체인 스타케미칼의 해고노동자 차광호씨(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대표)도 18일 기준 267일째 경북 칠곡 구미국가산업단지 45m 높이 굴뚝에서 머물고 있다. 차씨는 작년 초 회사의 일방적 폐업으로 인한 희망퇴직을 거부하면서 해고됐다. 차씨는 공장 재가동과 해고자 재고용 등을 촉구하며 지난해 추석부터 크리스마스, 이번 설 연휴까지 모두 굴뚝 위에서 홀로 맞았다. 

한편 서울시내 버스 중앙차로 승차대를 보수관리하는 청소노동자 9명은 서울 시청 로비에서 설 연휴를 맞이했다. 고용주인 'JC데코'가 고용승계에 나서지 않는 가운데, 계약상 원청회사에 해당하는 서울시가 나서서 고용을 보장해 달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고공 농성과 연좌 농성, 오체투지 등 할 수 있는 방법을 총동원해 비정규직 철폐 등 고용안정을 주장하는 노동자들의 명절은, 이제까지 농성해왔던 평일 여느 때와 다르지 않다. 이들이 비바람 몰아치는 굴뚝과 광고탑이 아닌 따뜻한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연휴를 보내는 날은 언제쯤 올 수 있을까. 

쌍용차 해고노동자 이창근씨는 지난해 31일 <오마이뉴스>를 통해 자신보다 먼저 굴뚝에 오른 '선배' 고공농성자 차광호씨(스타케미칼)에게 편지를 보냈다. 그는 "(고용안정을 외치는) 노동자들 요구가 그리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일까, 굴뚝과 송전탑에 오르는 노동자들을 그냥 이렇게 두는 사회와 정치가 원망스럽다"고 썼다(관련기사: 굴뚝 연기 귀신처럼 보여... 형은 무엇으로 버티나요?).

서울시내 버스 중앙차로 승차대를 보수관리하는 청소노동자 9명은 서울 시청 로비에서 설 연휴를 맞이했다. 고용주인 'JC데코'가 고용승계에 나서지 않는 가운데, 계약상 원청회사인 서울시가 나서서 고용을 보장해 달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서울시내 버스 중앙차로 승차대를 보수관리하는 청소노동자 9명은 서울 시청 로비에서 설 연휴를 맞이했다. 고용주인 'JC데코'가 고용승계에 나서지 않는 가운데, 계약상 원청회사인 서울시가 나서서 고용을 보장해 달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 KBS뉴스 화면캡쳐

관련사진보기




태그:#고공 농성 연휴, #설 연휴 고공 농성, #명절 농성, #이창근 굴뚝, #차광호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