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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해산된 통합진보당 소속 김미희·이상규 전 의원이 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지역구를 되찾기 위해 4·29 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김 전 의원(오른쪽)의 지역구는 '성남 중원'이고, 이 전 의원은 '서울 관악을'이다.
▲ "지역구 되찾겠다" 김미희·이상규 출마 강제해산된 통합진보당 소속 김미희·이상규 전 의원이 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지역구를 되찾기 위해 4·29 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김 전 의원(오른쪽)의 지역구는 '성남 중원'이고, 이 전 의원은 '서울 관악을'이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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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당대회가 막을 내렸다. 지난해 7·30 재보궐 선거 패배로 지도부가 사퇴한 이후 계속된 '비상체제'가 끝나고 '문재인호'가 정식 출범했다. 정부여당도 큰일을 치렀다. 총리 후보자가 두 번이나 낙마하는 사태를 겪은 끝에 이완구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신임 총리에 올랐다. 세월호 참사 때 사퇴의사를 밝힌 정홍원 전 총리의 후임인사가 이제야 결정된 것이다.

그러나 여야에 숨 돌릴 틈은 없다. 설 연휴가 지나면 곧바로 닥칠 4·29 보궐 선거 때문이다. 선거까지는 두 달 정도가 남아 있지만 여야 모두 여유가 없다. 새누리당으로서는 집권 3년차에 치러지는 정권 중간평가 성격이라는 점에서, 또 보궐 지역 모두 야권 강세 지역이라는 점에서 부담이 된다. 새정치연합의 경우 전통적인 강세 지역에서 패배할 경우 또 다시 후폭풍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이번 선거가 헌정 사상 초유의 '정당해산'에 따른 '의원직 상실' 탓에 치러진다는 점도 주목해봐야 한다. 통합진보당 해산에 대한 민심을 측정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전 진보당 의원들이나 관련 인사가 출마해 상당한 득표를 하거나, 여당이 완패할 경우 해산 명분에 타격을 입는다. 반대로 야당은 각 세력들이 독자 출마할 경우 야권연대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지지층 분산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 일찌감치 준비 들어가... 수도권에서 승리하며 정국 주도권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지난 1월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참석 도중 김태호 최고위원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지난 1월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참석 도중 김태호 최고위원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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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는 새누리당이 가장 빠르게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성남 중원을에 신상진 후보, 서울 관악을에 오신환 후보를 공천했다. 두 사람 모두 각 지역에서 당협위원장으로 상당 기간 기반을 닦았다. 대한의사협회 회장 출신의 신 후보는 17·18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19대 선거에서는 야권단일화로 나선 김미희 전 진보당 후보에게 패했다. 오 후보는 서울시의원과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 출신이다.

이 가운데 성남 중원의 경우는 신 후보가 상당히 유리한 고지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지지가 높은 지역이지만, 전 진보당 지지층도 두터워 야권이 분리돼 나설 경우 표가 분산될 수밖에 없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가 지난 13~15일 동안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신 후보는 새정치연합의 예상후보와 김미희 전 진보당 의원이 출마할 경우 모든 조합에서 40% 이상의 지지를 기록해 선두를 차지했다.

반면 오 후보는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서울 관악을 지역은 이상규 전 진보당 후보가 출마를 선언하기는 했지만, 성남 중원처럼 진보당에 대한 지지가 강하지 않기 때문에 새정치연합으로 표가 결집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지난 2012년 총선과 대선, 2014년 지방선거에서 모두 야권에 대한 지지가 압도적이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관악지역에서 서울 최다 득표를 했고, 2위 후보와의 표 차이도 가장 컸다.

이번 보궐 선거에서 나머지 하나의 지역이 광주라는 점을 감안할 때 새누리당은 수도권의 이 두 지역에 전력투구할 가능성이 높다. 세 곳 중 한 곳이라도 승리한다면 정권의 중간평가에서 어느 정도 '면피'가 가능하고, 두 곳에서 모두 당선될 경우 사실상 승리한 것으로 볼 수 있어 다시 한 번 정국의 주도권을 쥘 수 있을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현 지도부 체제에 힘이 실린 상황에서 내년 총선을 맞이할 수 있게 된다.

새정치연합, 후보 확정도 난관... 승리할 경우 문재인 주가 더욱 상승

16일 이완구 총리 인준안 표결을 앞두고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표와 우윤근 원내대표, 주승용 최고위원이 얘기 나누고 있다.
 16일 이완구 총리 인준안 표결을 앞두고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표와 우윤근 원내대표, 주승용 최고위원이 얘기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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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연합은 훨씬 복잡한 상황에 있다. 이번 보궐선거 지역이 모두 지난 2012년 총선에서 야권연대로 후보를 내지 못한 지역이다. 그렇기 때문에 세 곳 모두 뚜렷한 '강자'가 없고, 전통적인 야권 강세 지역이라는 점에서 공천을 바라는 후보가 많다. 후보를 확정하는 것부터가 난관인 것이다. 특히 야권연대를 추진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야권이 분열된 상태로 선거가 치러질 경우 표 분산의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성남 중원을의 경우 공식적으로는 정환석 현 지역위원장과 은수미 의원이 경쟁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지역위원장 경선에서는 정 위원장이 은 의원을 제치고 선출됐다. 정 위원장은 에스콰이어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경기도의회 의원을 지냈다. 은 의원은 비례 3번으로 국회에 들어왔으며, 한국노동연구원 출신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김창호 전 국정홍보 처장까지 출마가능성을 내비쳐 사실상 3파전으로 확대된 상황이다.

관악을에서는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정태호 지역위원장과 김희철 전 의원이 맞붙고 있다. 두 사람은 한 지역에서 여러 차례 맞붙은 전례가 있다. 그동안 당내 경선에서는 지역 조직에서 앞서는 김 전 의원이 승리했다. 지난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야권연대에 불복해 무소속으로 독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이후 안철수 신당에 합류했던 김 전 의원은 민주당과 통합과정에서 다시 당으로 돌아왔다.

광주서구을의 경우 조영택 전 의원과 김하중 전남대 로스쿨 교수, 김성현 전 민주당 광주시당 사무처장 등이 경합을 벌이고 있지만, 지역 성격상 전략공천이 점쳐지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당선을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호남 민심을 확인하기 위해 그만큼 압도적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천정배 전 의원, 이용섭 전 의원 등도 거론되고 있다.

문재인 대표에게는 이번 재보궐이 내년 총선과 2017년 대선으로 가는 첫 번째 관문이 될 전망이다. 최근 당의 지지율과 문 대표의 대선 주자 지지율이 동반상승하는 가운데 보궐에서 세 곳 모두 승리한다면 문 대표는 총선과 대선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확고한 리더십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수도권 두 곳을 빼앗긴다면 임기 초반부터 흔들릴 우려도 있다.

한편, 진보진영은 이번 보궐 선거를 통해 '진보 재편'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이 정의당과 국민모임의 선거연대다. 양측은 지난 16일 회동을 통해 이번 보궐 선거에서 '공동대응'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당장 후보 단일화나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아니지만, 두 달 가까이 남은 선거 전까지 양측이 전격적인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충분하다. 정의당은 광주 서구을에 후보를 확정했고, 국민모임 측은 노동정치연대, 노동당 등과 연쇄적으로 회동을 하며 진보통합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태그:#새누리당, #신상진, #새정치연합, #문재인, #국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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