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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가의 하늘이다. 이곳 노동자들도 꿈을 갖고 장래를 펼치기 위해 노력한다.
 전자상가의 하늘이다. 이곳 노동자들도 꿈을 갖고 장래를 펼치기 위해 노력한다.
ⓒ 성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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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국회에서 이완구 총리 후보자 인준 표결이 진행된다. 앞서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총리 인준을 놓고 여론조사를 벌이자고 했다가 정치권 안팎에서 비난을 받았다. 문 대표는 여론조사 제안이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예상한 듯하다.

정치인의 발언과 행보는 정치권과 대중의 지지를 두루 이끌어낼 때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따라서 어떤 말을 할 것인지, 어떤 자세를 취할 것인지 정치인들은 깊이 고민하고 결정하게 된다. 그렇게 깊이 고민하고 전략적으로 판단하더라도 예상만큼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할 때도 많다. 다른 분야에 비해 정치는 아주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기 때문이다.

직장인들은 정치적 구조를 몸으로 느낄 때가 많다. 흔히 사내 정치라 불린다. 드라마 <미생>에서도 '라인' 이야기가 등장한다. "사장 라인에 설 것인지, 최 전무 라인에 설 것인지" 줄타기를 한다는 대사가 나온다. 정치권으로 말하면 '계파 정치'라 할 수 있다. 물론 직장인 가운데 오상식 차장처럼 사내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도 많다.

노동자들의 '사내 정치'

직장인들이 사내 정치를 고려하는 것은 자신의 장래를 위해서다. 누가 회사를 장악할 것인지, 어떤 사람이 유능한 상관인지, 나와 코드는 잘 맞는지 탐색하면서 고민한다. 이 사내 정치는 주로 대기업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사내 정치라 할 만한 것이 드물고, 사내 정치라 하더라도 아주 단순하고 간단한 모습을 하고 있다.

나는 지난 2년간 용산전자상가에서 일하며 관찰했다. 이곳 노동자들의 사내 정치는 아주 단순한 모습이다. 사내 정치를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대형 쇼핑몰을 제외하면 용산에는 1~10인 규모 사업장이 많다.

처음에는 배달 직원으로 일을 시작한다. 용산에서 장래를 펼치고자 하는 사람은 꿈을 갖고 계획을 세운다. 꿈을 이루려면 우선 배달을 아주 열심히 해야 한다. 꾸준히 하다 보면 고용주의 눈길을 끌 수 있다. 고용주와 관계가 밀접해지면 새로운 기회가 생긴다. 영업사원이라는 자리다. 고용주가 어느 날 "너 영업 한 번 해볼래?"라고 물으면 그의 마음에 들었다는 뜻이다.

영업사원이 되면 배달은 다른 사람에게 맡긴다. 이제 수첩을 들고 용산 곳곳을 돌아다닌다. 여러 업체와 친분을 쌓아간다. 저녁마다 술자리에 나간다. 관계가 친밀해지면서 서로 회사 제품을 거래한다. 영업사원으로서 다른 기회도 생긴다. 거래 업체 고용주의 마음을 잡으면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다. 현재 직장보다 규모가 크고 비전이 있으면 고민을 하게 된다. 더 많은 연봉을 제시하면 쉽게 뿌리칠 수 없다.

어쨌든 사내에서 영업사원으로 능력을 인정받으면 다년간 용산의 수많은 업체들과 관계를 맺는다. 정치적으로 뛰어나면 그 업체들에게 두루 신임을 얻는다. 영업사원들은 대개 독립을 꿈꾼다. 친한 업체 리스트가 쌓이고 그동안 모은 돈이 있으면 사직을 한다. 그리고 새로 창업한다.

사업 아이템이 좋고 시기를 잘 만나면 크게 성공한다. A씨는 20살에 용산에서 배달을 시작했다. 10년간 배달과 영업을 거치고 새로 회사를 만들었다. 중고 컴퓨터를 매입, 수리해서 되파는 일이다. 이제 30대 초반인 그는 직원 30여 명을 거느린 사장이 됐다. 직원들 가운데 꿈을 갖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에겐 역시 새로운 기회가 생긴다.

사내 정치란 결국 자신의 장래를 위한 것이다. 용산에서 자신의 장래를 펼치는 것은 노력과 기술이 크게 작용한다. 열심히 하고 잘하면 장래를 잘 만들 수 있다.


태그:#노동, #사내 정치, #전자상가 ,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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