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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11일 이틀째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본인과 가족의 재산신고 누락, 차떼기 사건, 차남 건보료 미납 문제 등에 관한 야당 의원들의 '송곳'추궁에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 '송곳'추궁에 진땀 뺀 이완구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11일 이틀째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본인과 가족의 재산신고 누락, 차떼기 사건, 차남 건보료 미납 문제 등에 관한 야당 의원들의 '송곳'추궁에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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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신 : 12일 오전 12시 25분]

"이번 청문회는 저의 65년 모든 것을 돌아보는 성찰과 반성의 자리였다고 생각한다... 특히 본의 아니게 언론인들을 비롯한 많은 분들에게 큰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거듭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는 마지막까지 '낮은 자세'를 취했다. 그는 11일 밤 인사청문회를 마치면서 "지난 이틀 동안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 평소 생각과 알고 있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하기 위해 최선을 다 했지만 의원들께서는 아마 미흡하다 생각하실 것"이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

실제로 이 후보자는 청문회 내내 진행된 '송곳 검증'에 납작 엎드렸다. 그는 지난 10일과 11일 오전 청문회 때까지 '사과드립니다'·'사죄드립니다'·'송구합니다'·'용서를 구합니다'·'죄송합니다'·'반성합니다' 등의 표현을 총 72회나 사용했다. 그만큼 꼬리를 물고 이어진 의혹들과 그에 따라 비등해진 비판여론을 신경 쓴 것이다.

그러나 이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표결이 오는 12일 정상 처리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 후보자에 대해 인준 반대로 가닥을 잡고 있고, 새누리당은 '단독 처리' 방침까지 고려하고 있다(관련 기사 : 벼랑 끝 몰린 이완구, 12일 인준 표결하나?).

"공직자윤리법 위반에 재산은닉"... 검증 이어진 청문회

이날 저녁 늦게 속개된 인사청문회에서도 이 후보자를 향한 날카로운 검증이 계속됐다. 진성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날 오전 질의했던 '전세권 5억 원'에 대해 재차 따져 물었다. 그는 "후보자 설명에 따르면, 2003년 (전세 보증금으로 돌려받은) 5억 원이 예금액으로 있어야 하는데 2004년도 후보자의 재산신고에 그 내용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앞서 이 후보자가 전세권 5억 원을 실무자의 실수로 신고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이후 돌려받은 보증금 5억 원도 신고하지 않은 것"이라며 "이는 공직자윤리법 위반이고 악의적으로 표현하자면 재산은닉"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이 후보자가 "국회사무처로부터 잘못됐다고 해서 정정했다"라고 해명하자, 진 의원은 "정정했다면 (수정된 내용이) 실려 있어야 하지 않나"라면서 "이 후보자는 (2004년 당시) 국회의원 퇴임 신고 때도 '재산변동내역 없음'이라고 신고했다"라고 재차 타박했다.

이 후보자가 그럼에도 "당시 정정요구를 받고"라면서 이에 동의하지 않자, "말로 설명하지 말고 자료로 내란 말이다, 그러니깐 상환하고 변제한 것 다 내란 말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인 간 채무 5억 원'에 대해 차용증 등 관련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말'로 설명을 마치려는 이 후보자를 꾸짖은 셈이다.

이 후보자가 2013년 4월 충남 부여·청양 보궐선거 출마에 앞서 부여군의원 김아무개씨 소유 아파트에서 거주하면서 사실상 유권자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주장도 폈다. 진 의원은 "이 후보자는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주소가 필요하니 김씨의 아파트에 거주했다"라면서 "임대차 계약을 따로 맺었나"라고 물었다.

이 후보자는 "보궐선거 이후 300만 원을 현금으로 지급했다"라고 답했다. 이에 진 의원은 "그 집은 보증금 1억 원, 월세 80만 원 하는데 이 후보자는 시세보다 훨씬 싼 가격에, 그것도 유권자로부터 제공 받은 것 아니냐"라고 따졌다.

이 후보자는 "방 한 칸 받은 게 특혜라 생각하지 않는다"라면서 "(김씨의) 가족들과 같이 기거했다, 20개월 살았다고 하지만 한 달에 한 번 꼴로 내려가서 결례했다고 생각치도 않는다"라고 반박했다. 다만, 그는 문제의 300만 원을 재산신고 대상에서 누락한 것에 대해서는 "재산신고 대상으로 생각 못했다"라고 인정했다.

홍종학 새정치연합 의원은 "이 후보자가 잠실 제2롯데월드 허가에 공을 세웠다"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가 충남지사 재임 당시 신격호 롯데회장을 만나 충남 부여리조트 투자를 얻는 과정에서 제2롯데월드 허가를 위한 도움을 줬다는 얘기였다.

홍 의원은 "신 회장이 숙원사업(제2롯데월드)을 도와주면 리조트 투자를 고려해보겠다고 했는데 이에 이 후보자가 자신과 친한 공군 장성에게 전화를 한 것 아니냐"라고 질문했다. 또 "그 때 (성남공항) 활주로를 3도 틀면 가능하다는 얘기가 나왔다"라면서 "제2롯데월드 건설의 첫 아이디어를 이 후보자가 발굴하는 혁혁한 공을 세웠다는 얘기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자신의 후배인 공군 장성과 제2롯데월드 허가 문제와 관련해 만난 것은 인정하면서도 "일개 도지사가 잠실에, 그 105층 건물을 세우는 걸 어떻게 돕느냐"라고 반박했다.

"청와대가 인사 다 하면 총리 그만두겠다"

한편, 이 후보자는 총리로 인준된다면 '책임총리'로 역할하겠다고 수차례 다짐했다.

그는 "대통령께 쓴 소리를 하겠나"라는 윤영석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대통령께 쓴 소리도 못하는 총리는 존재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총리로서 옳은 소리, 쓴 소리를 할 것이다, 반드시 헌법과 법률에 주어진 총리의 권한을 행사하겠다"라고 밝혔다.

또 "청와대가 인사를 다하고 총리를 형식적으로 만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총리를 그만 두겠다. 그만 두겠습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다만, "인사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안 돼 있다면 보강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통과도 안 됐는데 말하기 경솔하다, 진중하게 생각하겠다"라고 말을 아꼈다.

전두환 정권 시절 삼청교육대에 끌려갔다 피해를 입은 서영수씨(왼쪽)가 11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 후보자의 국보위 내무분과위 활동 경력을 공개하며 '삼청교육대 사건에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고 보느냐'는 진 의원의 질문에 서씨는 "군사정권이 바라는 검거계획에 상당한 이바지를 하지 않았겠나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오른쪽 아래는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 이완구 청문회장에 나온 삼청교육대 피해자 전두환 정권 시절 삼청교육대에 끌려갔다 피해를 입은 서영수씨(왼쪽)가 11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 후보자의 국보위 내무분과위 활동 경력을 공개하며 '삼청교육대 사건에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고 보느냐'는 진 의원의 질문에 서씨는 "군사정권이 바라는 검거계획에 상당한 이바지를 하지 않았겠나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오른쪽 아래는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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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11일 오후 7시 12분]
삼청교육대 피해자 "그나마 적합하다 싶더니 깜짝 놀랐다"

"저도 사실 깜짝 놀랐다. 이 후보자가 '국가보위비상대책위(이하 국보위)'에 참여했다는 걸 알고 실로 충격이 컸다."

전두환 정권의 대표적인 인권침해 사건인 '삼청교육대' 피해자 서영수씨의 말이다. 서씨는 11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 인사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이 후보자의 삼청교육대 사건 역할 의혹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국무총리 후보 중에서 (이 후보자가) 그나마 적합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는데 굉장히 유감스럽다"라고도 밝혔다.

앞서 새정치민주연합은 이 후보자의 국보위 내무분과위 활동 경력을 공개하면서 삼청교육대 사건에 핵심 역할을 수행했을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실제로 이 후보자는 국보위 내무분과위 활동으로 '보국훈장 광복장'을 받았다.

이에 이 후보자는 일개 행정요원으로 파견돼 문서수발 등 간략한 업무만 수행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 당시 국보위에 파견됐던 모든 공무원이 훈장을 수여했다면서 반납 의사까지 밝혔다(관련기사: 삼청교육대·황제특강·타워팰리스... '사면초가' 이완구).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11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부동산 투기 의혹, 2002년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의 '차떼기 대선 자금' 사건 당시 현금 5천만원 수수, 차남 건보료 미납·탈세 의혹 등에 관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의 추궁에 준비해 온 쪽지를 꺼내고 있다.
▲ 준비해 온 쪽지가 '수북'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11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부동산 투기 의혹, 2002년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의 '차떼기 대선 자금' 사건 당시 현금 5천만원 수수, 차남 건보료 미납·탈세 의혹 등에 관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의 추궁에 준비해 온 쪽지를 꺼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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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서씨는 이날 이 후보자의 해명을 반박했다. 그는 "이 후보자는 삼청교육대를 국보위 산하 사회정화위원회에서 주관했고 (자신이 활동했던) 내무분과위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한다"는 진선미 새정치연합 의원의 질의에 "당시 국보위에서 (삼청교육대 관련) 안을 짜고 검거명령을 하달한 곳은 치안본부"라면서 "각 경찰서에 할당량이 주어졌다, 서울은 300~400명 가량이었고 외곽지역은 200명씩이었다"라고 답했다.

치안본부 기획감사과에서 근무하다 국보위 내무분과위로 파견됐던 이 후보자가 이른바 '삼청 계획'에서 역할했을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그는 "경찰이 파견 나온 내무분과위에서 그런 계획을 모를 수 있느냐"는 진 의원의 질문에도 "주지하시는 바와 같이 '5공 청문회' 당시 대충 사실이 밝혀졌다"라면서 "사실 내무분과위에서 (삼청교육대에 갈) 검거 대상자를 다 기안했다고 본다"라고 답했다.

이 후보자가 당시 자신이 말단 행정요원으로 별다른 일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 때 당시 국보위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상당히 개인적인 (국보위) 참여 의사도 컸다"라며 "만약 차출로 (국보위에) 갔다면 상당히 유능했던 분"이라고 말했다. 또 "그 정도라면 연령이 어리더라도 상당히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본다"라면서 "즉, 군사정권이 바라는 검거 계획에 상당한 이바지를 하지 않았겠나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이 후보자가 당시 직위나 나이와 관계 없이 삼청교육대 사건에서 핵심 역할을 한 국보위 내무분과위 안에서 '유능함'을 발휘했을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이 후보자는 "삼청교육대라는 역사적 비극 앞에 고초를 겪으신 많은 분들의 마음을 헤아리게 됐다, 경위야 어떻든 고초를 겪은 분들에게 정말로 죄송하게 됐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그는 "치안본부로 전직한 지 2년 밖에 안 된 제가 20대 후반인 나이에 (삼청교육대 사건에) 어떤 관여를 했겠나"라면서 종전의 주장을 고수했다.

이 후보자는 "사실관계에서 논란이 된 '국보위 백서'를 살펴보니 당시 김만기 사회정화위원장은 '사회정화위에서 다 했다'라고 기록했다"라면서 "저는 내무분과위에 있었고 20대 때 각종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고 문서수발·연락 업무 등을 했다"라고 주장했다.

서씨는 이 후보자의 해명과 관련, "김만기씨가 총체적인 (사회정화분과) 위원장이라고 하지만 이춘구(전 의원)란 분은 내무분과에서 모든 실무 전반부터 검거 할당량까지"라며 반론을 이어가다가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인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지를 받았다.

한 위원장은 "지금은 5공 청문회가 아니라 국무총리 후보 인사청문회다"라면서 "다른 의원 질의 때 발언해주시라"라고 말했다.

11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강희철 충청향우회 명예회장(왼쪽)이 답변 과정에서 야당 의원들의 반발을 사는 등 소란이 일었다. 이 후보자의 분당 땅투기 의혹과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된 강 명예회장이 자신에게 질문하던 유성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전북 정읍)에게 "충청도에서 총리 후보가 나왔는데 계속 호남분들이 (문제를 제기) 하잖아요"라고 격앙된 듯 뱉은 말이 발단이었다. 오른쪽은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 이완구 지인 강희철 "충청 총리 나왔는데, 호남분들이..." 11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강희철 충청향우회 명예회장(왼쪽)이 답변 과정에서 야당 의원들의 반발을 사는 등 소란이 일었다. 이 후보자의 분당 땅투기 의혹과 관련해 증인으로 채택된 강 명예회장이 자신에게 질문하던 유성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전북 정읍)에게 "충청도에서 총리 후보가 나왔는데 계속 호남분들이 (문제를 제기) 하잖아요"라고 격앙된 듯 뱉은 말이 발단이었다. 오른쪽은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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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수정: 11일 오후 5시 21분]
강희철 증인, 이완구 후보 땅투기 의혹 부인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강희철 충청향우회 명예회장이 야당 의원과의 질의 과정에서 연이어 '막말'을 던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함께 일부 야당 의원도 증인에게 다소 무리한 질의를 해 비판을 받고 있다.

강 회장은 지난 2000년 이 후보자의 장인과 함께 경기도 분당의 땅을 매입한 후 이 후보자의 장모에게 되팔아 차명으로 이 후보자의 투기를 도와준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후 이 땅은 이 후보자의 차남에게 증여됐다. 강 회장은 이 후보의 투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강 회장은 이날 오후 청문회에서 유성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의에 "충청도에서 후보가 나오는데, 호남분들이 계속 저렇게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강 회장이 청문회 직전까지 해외에 출국한 상태였던 점을 유 의원이 '해외도피'로 몰아붙이자 감정이 섞인 발언이 나온 것이다. 강 회장은 이어 "속상하니까 그런다"라고 한 뒤 유 의원이 그의 발언을 지적하자 "아까 보니 다 호남 분들 같더라"고 앞서 질의한 야당 의원들을 턱짓으로 가리켰다.

이에 유 의원이 화를 내며 "그 말 취소하라"고 하자 강 회장은 "죄송하다"라고 답했다. 이후 한선교 청문위원 역시 "증인이 또 한 번 실수했다"라며 "증인의 발언은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라고 지적했다.

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1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의 차남 건보료 미납·탈세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 이완구 차남 건보료 미납·탈세 의혹 제기하는 진선미 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1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의 차남 건보료 미납·탈세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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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강 회장은 진선미 새정치연합 의원의 질의 과정에서도 지난 2000년 당시 부동산 거래 내용을 묻는 질의에 "여보세요", "의원은 젊으니까 15년 전 일이 기억날지 모르지만 나는 기억이 안 난다"라고 말해 한 차례 지적을 받았다.

강 회장은 애초 12일 귀국 예정이라 청문회 출석이 어려웠지만 야당에서 도피 의혹을 제기 하자 귀국해 청문회에 참석했다. 유성엽 의원은 이러한 증인의 출석 과정에 대해 "핵심 증인인데 전화가 로밍이 돼 있으면 틀림없이 도피했거나 도피 시킨 게 아닌가 의심할 수 있지 않나"라며 "우리 당 의원들이 해외도피 의혹을 제기 하지 않았으면 안 들어왔을 텐데, 들어오게 됐으니 얼마나 전략이 뛰어난가"라고 증인을 자극하기도 했다.

앞서, 강 회장은 이 후보의 분당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이완구 후보자를 1989년경 알았는데 얼마나 만났으며 또 무엇을 믿고 3억 5천만 원 가량을 차명해 주겠느냐"라며 "투기라는 건 해당 지역에 아파트가 들어오든지 뭐든 들어와야 되는데 제가 봤을 때는 평생 그 곳에 들어올 자리가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재산이) 있는 사람들이나 노후에 집을 짓고 사는 거지, 내가 투기할 거 같았으면 안 팔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또 해외 도피 의혹과 관련해 "(비행기) 예약은 11월에 했고 티케팅을 12월 24일 했다"라며 "이 후보자가 지명되기 전에 티케팅을 했다"라고 말했다. 또 "해외에 있는데 민주당(새정치연합)에서 (내가) 도피를 했느니 하는 말이 들려서 제 명예도 있고 해서 부랴부랴 들어왔다"라고 덧붙였다. 강 회장은 이 후보자와 골프를 종종 치고, 수시로 연락을 할 정도의 친분이 있으며 가장 최근의 만남은 "이 후보자가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선출된 후"라고 말했다.

[1신: 11일 오후 1시 6분]
잇단 재산 의혹에... 이완구 '진땀'

'언론 외압' 의혹으로 혹독한 인사청문회 첫 날을 보낸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11일 인사청문회에서는 본인과 가족의 재산 의혹을 둘러싼 송곳 질문을 받고 있다. 이 후보자가 '투기 의혹'을 받은 도곡동 타워팰리스 입주 전 본인이 거주하던 아파트에 전세권 5억 원을 행사하고도 이를 공직자재산신고에서 누락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공직자 재산신고를 허술하게 해 본인의 재산규모를 일부러 축소했다는 의혹이다.

진성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002년도에 현대아파트를 팔고 도곡동 타워팰리스를 들어갈 때 '입주 시기' 차이가 있어서 전세를 4개월 정도 살 수밖에 없던 상황이더라"라면서 "그런데 2003년도 재산신고 당시 전세권 5억 원 설정을 신고하지 않았나"라고 물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재산신고에서는 연말을 기준으로 당해년도의 증감은 서로 상쇄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지적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는 태도였다. 진 의원이 "(연말인) 2002년 11월에 (전세권 설정을 했는데) 왜 표기하지 않았냐는 얘기다"라며 재차 파고들자, 이 후보자는 "지금 쪽지를 받아보니 실무자 착오인 것 같다"라면서 한 발 물러섰다.

같은 당 김승남 의원 역시 이 후보자가 공직자 재산신고 당시 본인 소유의 강남 아파트들을 공시지가로 기재해 자신이 거둔 시세차익을 숨겼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야당의원뿐만 아니라 당시 한나라당 의원들도 공시지가와 함께 비고란에 실거래가를 기입해 증감 여부를 표시했다"라면서 "누가 도덕적으로 우월한 것인가"라고 따졌다. 김 의원은 전날 인사청문회에서도 이 후보자가 강남 아파트 '갈아타기'를 통해 약 10억2000만 원의 시세 차익을 거뒀다고 질타한 바 있다.

이에 이 후보자는 "2006년 1월 1일 이전은 기준시가로 기재하고 그 이후부터는 실거래가로 기재하게 돼 있다"라면서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 의원은 "제가 확인하기론 2004년부터 기준시가와 실거래가를 같이 기재하기로 돼 있다"라고 쏘아붙였다.

'차떼기 사건' 재조명되자 "대법원에서 무죄판결 받아"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1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2002년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의 '차떼기 대선 자금' 사건 당시 입당 대가로 돈을 받아 타워팰리스를 매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이 후보자가 뒤에 배석해있는 총리실 관계자들을 향해 자료를 요구하고 있다.
▲ 다급해진 이완구 후보자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1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2002년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의 '차떼기 대선 자금' 사건 당시 입당 대가로 돈을 받아 타워팰리스를 매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이 후보자가 뒤에 배석해있는 총리실 관계자들을 향해 자료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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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자가 지난 2002년 한나라당 불법 대선자금 사건, 이른 바 '차떼기 사건' 당시 현금 5000만 원을 수수했던 사실도 재조명됐다. 이 후보자는 2002년 대선 당시 자민련에서 한나라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그리고 입당 5일 만에 김영일 당시 한나라당 사무총장에게 현금 5000만 원을 받았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불법 정치자금인 줄 몰랐다"고 해명해왔다. 당시 재판부 역시 이 주장을 수용해 이 후보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홍종학 새정치연합 의원은 "(도곡동 타워팰리스 매입 당시) 친동생으로부터 2억5000만 원을 빌렸다고 하는데 그 동생의 형편이 굉장히 안 좋다"라면서 이 문제를 다시 거론했다. 이 후보자의 타워팰리스 매입 당시 재산내역을 볼 때 '부족한 돈'을 불법 정치자금으로 메꾼 것 아니냐는 의혹이었다.

이 후보자는 "너무 지나친 것 같다, 그렇게 연결시킬 수 없다"라고 반발했다. 그는 "당시 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대선선거자금으로 다 받은 돈"이라면서 "대법원에서 무죄받은 사건인데 그렇게 말하시면 어떻게 말하나"라고 항변했다.

동생이 2억5000만 원을 빌려줄 형편이 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어제 캐나다에 있는 동생에게 연락 왔는데 '국내에 십수 억 원의 예금을 갖고 있다, 가난하지 않다, 그걸 증빙할 테니 해당 의원께 보여드리라'라고 했다"라고 해명했다.

이에 홍 의원은 "이 후보자가 제대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서 국민들의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또 처가에서 자녀들의 유학비용을 댔다는 주장을 증빙할 자료만 내지 말고 본인의 해외 송금 내역도 제출하라고 질타했다.

한편, 이 후보자는 앞서 '공개 거부' 논란이 불거졌던 차남의 재산현황도 공개했다. 이 후보자는 "분당 땅이 20억 원이고 현재 재산은 20억 원 그대로"라면서 "예금은 1300만 원이 있고 대출이 5500만 원"이라고 밝혔다.

분당 땅은 지난 2002년 이 후보자의 부인이 차남에게 증여한 것이다. 이와 관련, 이 후보자는 "5억 원의 증여세를 분납해서 납부하고 있는 중"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이 후보자의 차남이 억대 연봉을 받으면서도 이 후보자와 형의 지역 세대원으로 등록해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이 후보자는 "지나치다, 건강보험관리공단에 문의한 결과, 과세 소득을 반영한 49만 원을 미리 냈다"라고 반박했다.

진선미 새정치연합 의원이 "그것은 본 의원이 건보료 체납 사실을 지적한 이후에 납부한 것"이라고 재차 따지자 "실수와 착오가 있는 점에 대해 사과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후보자는 "당시 아버지(본인)가 혈액암 투병으로 유서까지 작성하는 상황인데 (차남이) 무슨 정신이 있고 겨를이 있었겠느냐"라면서 "(차남이) 국내 건강보험체계를 알지도 못하고 국내 로펌 이전이 되면서야 국내법에 대해 체크를 했다"라고 강조했다. 


태그:#이완구, #타워팰리스, #부동산 투기, #인사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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