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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방영한 MBC <무한도전> '끝까지 간다' 편에서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하하는 10년간 수고했다는 의미의 특별상여금을 받는다는 말에  한 장의 계약서에 사인을 하게된다. MBC가 갑이고, 출연진은 을로 명시된 계약서였다.


하지만 계약서 뒷면에 게재된 내용을 미처 보지 못한 출연진들은 자신들이 응당 받아야할 출연료에서 상여금이 인출된다는 사실을 곧 알게되고, 절망하게 된다. 그들은 어떻게해서든지 특별 상여금, 아니 자신들이 원래 받아야할 출연료를 받기 위해 출연진들 간 물고 물리는 추격전을 감행한다. 


최근 수많은 직장인들의 분통을 터트리게한 연말정산 논란을 영리하게 비튼 기획이었다. 소득의 일정부분을 세금으로 납부하였던 직장인들에게 연말정산은 성실히 납세자의 의무를 이행한 것에 대한 일종의 보너스였다. 그러나 올 초에 발생한 연말정산 소동은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고, 그 일부를 꼬박 세금으로 납부한 이 시대 대다수의 직장인들을 허탈하게하였다. 


이번 연말정산 소동이 큰 문제가 된 것은 지난해와 똑같은 연봉에 공제받을 수 있는 조건이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 올해 부담해야할 세금이 더 늘어났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심지어 달라진 연말정산 정책 때문에 연봉 7000만원인 직장인인 경우에는 2월 월급분에 해당하는 약 500만원이 세금으로 부과되는 사례도 속출하다는 심상치 않은 소식까지 들리고 있다. 


<무한도전>은 출연자들의 출연료를 한 상자에 모아 누군가가 상자 뚜껑을 열수록, 그 사람은 거액의 상금을 획득하지만, 나머지 출연진들의 계좌에는 계속 돈이 빠져나가는 식으로 연말정산을 비유했다.


이러한 황당한 게임 규칙을 알게된 출연진들은 "서로 출연료 뺏는 게 상여금이냐"면서 발끈한다. 하지만 결국은 상대방을 따돌리고 거액의 상금을 챙기고자 이 말도 안되는 게임에 완전히 몸을 맡겨 버린다. <무한도전> 추격전 사상 최고액에 해당하는 상금이 탐나기도 하지만 만약 자신이 아닌 누군가가 상자를 열게되면자신이 받아야할 출연료를 받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기기 때문에 출연진들은 상자를 얻기 위해 필사적으로 달리고 또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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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끝이 보이지 않는 이 치킨 게임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제작진은 게임을 종료시킬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마지막 상자가 열릴 때 까지 혹은 다섯 명의 출연진들 모두 게임 종료에 동의하는 경우로 말이다. 물론 이미 거액의 상여금에 제대로 눈독 들이는 출연진들이 순순히 게임 종료를 선언할 리 없다.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갑인 MBC가 제시한 조건에 따르면 마지막 상자를 여는 순간 상금은 완전히 없어지고, 출연자들은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출연진들끼리 물고 물리는 혈전에서 가장 이득을 보는 사람은 그들의 갑으로 설정된 MBC, 제작진이다. 원래 출연진들에게 골고루 나눠줘야할 출연료를 한 사람을 위한 상금의 출처로 못박은 제작진은 애초 지급해야할 출연료 외에 별다른 돈을 들이지 않고 출연진들의 눈을 특별 상여금으로 돌리게하는데 성공을 거둔다. 


열심히 일해도 점점 힘들어진다는 하소연이 늘어만 가는 요즘. <무한도전>은 모두가 응당 받아야할 몫을 경쟁논리로 앞세워 그 과정에서 이긴 이에게만 많은 것을 가지게 하는듯하나, 결국은 갑만 배부르게하는 현실을 예리하게 꼬집었다. 과연 <무한도전> 출연진들은 모든 상자가 다 열릴 때까지 혹은 다섯명 전원이 게임 종료에 동의하는 것 중 어떤 방식으로 이 게임을 끝낼 수 있을까. 다음주 계속 이어나갈 남은 이야기가 사뭇 궁금해진다. 

덧붙이는 글 개인 블로그 (너돌양의 세상전망대), 미디어스에 게재되었습니다.
무한도전 무한도전 끝까지 간다 연말정산 13월의 보너스 유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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