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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해상케이블카 오수처리시설에서 오수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 유출 여수해상케이블카 오수처리시설에서 오수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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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산대교 주변 상인들이 악취 때문에 영업에 많은 지장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수시는 악취 민원에 대해 어떤 행정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관련 기사 : 여수환경연합, 해상케이블카 사업자 환경 침해로 신고). 시가 행정력을 발휘하지 않는 이유는 '하수도법 시행규칙' 때문입니다.

여수해상케이블카 오수처리시설은 현재 법적 '안정화기간'으로 이 기간에는 시가 오수처리시설에서 나오는 오수를 분석해 행정처분을 내리지 못합니다. 지난해 12월 26일 돌산공원쪽 여수해상케이블카 정류장 인근에서 악취가 난다며 관광객이 여수시에 민원을 접수했습니다.

지난 10일 오후 9시경에도 악취가 발생했습니다. 12일 오후 4시경에는 여수환경운동연합(아래 환경련)에 악취 제보가 접수됐습니다. 환경련은 지난 12일, 돌산공원 해상케이블카 정류장 주변과 돌산대교 인근 우수로를 확인한 뒤 시에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환경련은 다음날인 13일, 돌산공원 아래 우수로를 다시 찾았는데 여전히 악취는 계속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환경련은 돌산공원 뿐 아니라 자산공원쪽에서도 악취 발생 현장을 확인했습니다. 결국, 환경련은 '주식회사 여수포마가 오수를 무단배출하고 있다'며 대검찰청에 신고하기에 이릅니다.

오수처리시설, 2월 10일 이후에야 수질검사 가능

여수해상케이블카측이 오수처리시설에서 흘러나오는 오수를 감추기 위해 모래를 뿌렸습니다.
▲ 임시방편 여수해상케이블카측이 오수처리시설에서 흘러나오는 오수를 감추기 위해 모래를 뿌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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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케이블카를 찾은 많은 사람들이 악취 때문에 괴로워합니다. 하지만 시는 악취 민원에 대해 어떤 행정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시가 행정력을 발휘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요? 지난 16일, 여수시 기후환경과 수질관리팀 담당공무원은 전화를 통해 "하수도법 시행규칙 때문에 행정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환경부 생활하수과 담당공무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지난 16일 전화 인터뷰에서 담당공무원은 "오수처리시설 '안정화기간'이므로 행정처분을 내리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하수도법 시행규칙 제32조(방류수수질검사 등) 제1항 제1호는 '오수처리시설을 정상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경우 적합 통지를 한 날부터 110일이 지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방류수를 채취하여 방류수수질기준 준수 여부를 확인합니다.

강재헌 여수시의회 관광건설위원회 위원장이 악취민원이 발생한 여수해상케이블카 사업장을 찾아 설명을 듣고 있습니다.
▲ 강재헌 의원 강재헌 여수시의회 관광건설위원회 위원장이 악취민원이 발생한 여수해상케이블카 사업장을 찾아 설명을 듣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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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제2호는 '입주 지연 등으로 오수가 발생하지 아니하여 오수처리시설의 사용 시작이 늦어진 경우 사용하기 시작한 날부터 70일이 지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방류수를 채취하여 방류수수질기준 준수 여부를 확인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수해상케이블카 오수처리시설은 현재 법적으로 '안정화 기간'이기 때문에 2월 10일이 지나야 방류수 수질검사를 실시할 수 있습니다. 안타깝지만 현 법체계에서는 여수해상케이블카 오수처리시설에서 흘러나오는 액체가 법적 기준을 초과한 오수인지 알 길이 없습니다.

실제 방문자, 예상 인원 두 배 넘어... 처리시설 감당 못해

분뇨냄새가 심하게 나는 웅덩이입니다. 여수해상케이블카 자산공원 정류장 바로 아래에 있습니다.
▲ 웅덩이 분뇨냄새가 심하게 나는 웅덩이입니다. 여수해상케이블카 자산공원 정류장 바로 아래에 있습니다.
ⓒ 황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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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행정기관은 눈 뻔히 뜨고 오수 흐르는 현장을 바라만 봐야 할 상황입니다. 여수해상케이블카 운영 사업자인 여수포마(주)는 오수를 생물학적으로 처리합니다. 여수포마(주)가 오수처리를 생물학적 방법으로 택한 이유는 비용 때문입니다.

여수포마(주)가 여수시하수종말처리장으로 오수 관로를 땅에 묻어 사업장에서 발생한 오수를 처리하려면 돈이 많이 듭니다. 시 관계자 말에 의하면, 약 20억 원 내지 30억 원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합니다. 때문에 여수포마(주)는 상대적으로 돈이 적게 드는 생물학적 공법을 오수처리시설에 적용했습니다. 

그렇다면 여수해상케이블카 사업장에 설치된 오수처리시설은 무슨 문제가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여수해상케이블카 타려고 모여든 사람들이 예상보다 두 배가 넘기 때문입니다. 오수처리시설이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가 예상한 여수해상케이블카 방문자 수는 주중에는 2000명이고 주말에는 4000명입니다.

하지만 주말이나 휴일이면 여수해상케이블카 방문자는 1만 명을 넘어섭니다. 따라서 주말이나 휴일에 여수해상케이블카를 찾은 방문자들이 쏟아낸 오수를 처리시설이 감당하지 못합니다. 현재 여수해상케이블카 오수처리시설은 하루에 약 50톤의 오수를 처리 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여수해상케이블카 오수처리시설과 연결된 우수로에서 분뇨냄새가 너무 심하게 납니다. 주변 상인들이 장사를 못할 지경이라고 호소합니다.
▲ 우수로 여수해상케이블카 오수처리시설과 연결된 우수로에서 분뇨냄새가 너무 심하게 납니다. 주변 상인들이 장사를 못할 지경이라고 호소합니다.
ⓒ 황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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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여수해상케이블카 오수처리시설은 지난 12일 처리시설 내에 있는 칸막이가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 사고에 대해 시 관계자는 "용량을 초과해 들어오는 오수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 추측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생물학적으로 오수를 처리하는 시설은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할 충분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여수해상케이블카 오수처리시설은 미생물이 오수에 있는 유기물을 분해해 방류수 수질기준인 20ppm을 맞추려면 12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재 오수처리시설은 주말이나 휴일이면 시가 예상한 방문자 보다 두 배가 넘는 오수를 받습니다.

따라서 미생물이 유기물을 충분히 분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오수를 방류하게 됩니다. 현재 여수해상케이블카 사업장에 설치된 오수처리시설은 법적 안정화 기간이 지나더라도 법적 기준치 이하로 오수를 방류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상인들, 냄새 때문에 "장사 못해" 아우성

오수처리시설 도면입니다. 이 도면에 따라 설치된 오수처리시설이 고장을 일으켰습니다.
▲ 오수처리시설 오수처리시설 도면입니다. 이 도면에 따라 설치된 오수처리시설이 고장을 일으켰습니다.
ⓒ 황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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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악취 민원 발생 이유는 여수시가 여수해상케이블카 오수처리시설에 대해 법적 설치기준만 맞추기에 급급한 나머지 예상 방문자 수를 고려하지 않아 발생한 사고 아닐까요?

여수해상케이블카 오수처리시설이 있는 돌산공원과 자산공원에서 냄새 심한 액체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돌산공원 아래 상인들은 우수로에서 나오는 분뇨냄새 때문에 장사를 못할 지경입니다. 자산공원은 오수가 바다에 흘러듭니다. 하지만 여수시는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여수 바다를 보려고 많은 관광객들이 해상케이블카를 탑니다. 관광객이 화장실에서 배출한 오물이 곧바로 바다에 흘러들고 있습니다. 여수시의 시의 소극적 행정때문에 참 민망한 일이 벌어지고 있지만 행정기관은 손을 쓸 방법이 없습니다.

현재까지 여수포마측 관계자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일체의 반론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과 <전라도뉴스>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여수해상케이블카, #여수포마(주), #여수시, #돌산대교, #자산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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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들 커가는 모습이 신기합니다. 애들 자라는 모습 사진에 담아 기사를 씁니다. 훗날 아이들에게 딴소리 듣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세 아들,아빠와 함께 보냈던 즐거운(?) 시간을 기억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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