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리틀야구단 추운날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몸풀기에 한창인 소년들

▲ 남동리틀야구단 추운날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몸풀기에 한창인 소년들 ⓒ 강윤기


박찬호의 인텔 펜티엄 Ⅱ 프로세서 체인지업 드림시스 61을 보면서 가슴이 설렜던 기억이 있다. "2년 후 업그레이드 해준다"는 광고를 빌미로 어머니에게 빨리 구매해야 한다고 난리를 친 기억이 떠올랐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껌은 항상 '익사이팅'을 씹고, 박찬호의 투구폼을 교실 뒤 거울 앞에 서서 따라하고는 했다. 그만큼, 박찬호는 우리에게 여러 가지 면에서 꿈이자 우상이었다.

1980년대 세대에게 박찬호가 우상이라면, 현재 야구 소년들의 꿈은 '류현진 라면'을 먹으면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것이다. 지난 2014년 여름, 우리에게 커다란 감동을 선사한 소년들의 기적을 기억하는가.

지난 2014년 리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한국리틀야구는 29년 만에 세계 정상에 등극했다. 하지만 당시에 우승한 아이들은 어느덧 우리의 기억에서 희미해져 가고 있었다. 그들만의 리그로 다시금 전락하면 안 된다는 생각과 미래의 우리나라 야구를 책임질 꿈나무들이 잊힐까 염려스러웠다.

지난 9일 금요일 오전, 날씨는 추웠지만 햇볕만큼은 주적야구장을 비추고 있었다. 이른 시간에도 벌써 아이들은 모여 몸 풀기에 한창이었다.

박원준 리틀야구연맹 홍보이사는 9일,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2014년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의 기적을 뒤로하고, 2015년에도 참가를 목표로 서울·인천·경기팀을 2개 권역으로 나누었다"며 "중부리그, 남부리그 등 4개 지역팀이 리그전을 거치고, 1위 팀이 아시아-태평양 예선에 참가한다"고 설명했다.

리틀야구 상비군에 소속되어 국제 경기까지 소화한 두 친구를 9일 경기장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조성현 선수, 부끄러움 많지만 공을 던질 때의 눈빛은 날카롭다

조성현 선수 마운드가 좋다는 조성현 선수, 미래의 에이스 꿈나무이다.

▲ 조성현 선수 마운드가 좋다는 조성현 선수, 미래의 에이스 꿈나무이다. ⓒ 강윤기


올해 신흥중학교로 진학 예정인 조성현 선수는 팀에서 주로 투수를 맡고 있다. 리틀야구 규칙상 투구 수 제한이 있기에 내야수도 소화하는 편이다. 기자와 인터뷰 하면서 상당히 부끄러워하며 '꺼벙'한 소년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공을 던지는 눈빛은 매섭고 날카롭게 공을 던졌다.

가장 좋아하는 선수로 '이승엽' 선수를 꼽은 조성현은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하지만 야구 할 때가 제일 즐겁고 신이 난다"며 "구장에서 가장 높은 마운드 위에 올라가 있을 때가 제일 좋다"고 말했다. 미래의 '에이스' 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건복 남동 리틀 야구단 감독은 "성현이는 야구를 즐기면서 하는 아이로 빠른 공을 가지고 있으며 변화구 또한 잘 구사한다"고 밝혔다. "다만 어린 나이기에 부상염려가 있어 커브보다는 슬라이더와 빠른 공 위주로 승부한다"고 덧붙였다.

2015년 리틀야구 월드시리즈 마운드에 서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열정적이고 저돌적인 플레이를 좋아하는 강현구 선수

강현구 선수 KT 위즈의 김상현 선수를 많이 닮은 현구. 홈런 타자가 되기를 기대한다.

▲ 강현구 선수 KT 위즈의 김상현 선수를 많이 닮은 현구. 홈런 타자가 되기를 기대한다. ⓒ 강윤기

강현구 선수는 올해 동산중학교에 입학 예정이다. 팀에서 주로 3루와 투수를 맡고 있는 그는 좋아하는 선수로 쿠바 출신 메이저리그 선수 푸이그를 꼽았다.

"푸이그의 열정적이고 저돌적인 플레이를 좋아한다."

강현구 선수도 푸이그처럼 팀에서 가장 승부욕이 강한 선수로 정평이 나있다.

그는 "지고 있을 때 전광판을 보면서 '지고 싶지 않다', '반드시 해보자'라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다"고 말했다.

타격 스윙 또한 초등부 선수답지 않은 빠른 배트 스피드를 보여줬다. 인터뷰 내내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14살답지 않은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준 강현구 선수 2015년 리틀야구 월드시리즈 3루의 주인으로 '핫 코너'를 지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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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KU, 스포츠 야구 전문기자 , 강윤기의 야구 터치 운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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