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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은 8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왼쪽은 김무성 대표.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은 8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왼쪽은 김무성 대표.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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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의 '집안싸움'이 확산되고 있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원장 임명 문제부터 조직위원장 여론조사 경선까지 친박과 비박 모두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맞붙고 있는 중이다. 20대 총선을 1년 4개월 앞둔 지금, 당내 주도권을 먼저 확보하기 위한 전초전으로 해석된다.

강석호 당 1사무부총장은 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조직강화특위에서 (공석 중인 6개 조직위원장에 대해) 면접·현장실사 등을 통해 후보를 압축했다"라며 "오는 12일 (최종 결정을 위한) 여론조사 반영비율을 몇 %로 할지 결정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여론조사를 100% 반영하겠다는 뜻은 공천권을 당원과 국민에게 돌려드리고 공정성 시비를 없애자는 뜻"이라며 "그런 부분에서 (조직위원장 선정에) 조금이라도 사심이 개입되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또 "어느 계파를 막론하고 유불리를 떠나 반드시 공천권을 당원과 국민에게 돌려드린다는 뜻으로 이해해달라"라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도 계속 여론조사로 가는건가"라는 이완구 원내대표의 질문에도 "앞으로 계속 그렇게 가는 게 공정성 시비를 없애는 길이라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이는 친박 측의 반발을 일축한 강행선언이었다. 앞서 친박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전날(5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미리 알려줬어야 하는데 소통에 문제가 있다"라며 조직위원장 여론조사 경선 방침에 제동을 건 바 있다.

서 최고위원은 또 "지금까지 조강특위가 (현장실사) 나가고 점검했는데 이제 와서 여론조사로 결정하겠다고 하면 여태까지 조사한 게 문제 있다는 뜻"이라면서 "왜 최고위원들과 상의하지 않고 그냥 대표가 (여론조사 방침을) 발표하나"라고 김무성 대표를 정조준 했었다.

홍문종 "김무성 대표 반대쪽에 있는 사람 불이익 당할 수 있다"

이 같은 친박-비박 간 신경전은 1년 4개월 앞으로 다가온 20대 총선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당장 조직위원장 선출만 하더라도 차기 총선 공천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김무성 대표가 전당대회 때부터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천명한 바 있고, 이에 따라 텃밭을 미리 다질 수 있는 조직위원장을 선점하는 게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김 대표도 여론조사 반영 방침을 밝히며 "공천과 조직위원장 선거를 같은 과정이라고 본다"라고 말한 적 있다.

그만큼 친박·비박 모두 자신 쪽 인사가 새로 조직위원장으로 선출되느냐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여론조사를 앞두고 있는 6곳 중 경기 수원갑 후보인 박종희 전 의원은 서 최고위원의 비서실장 격으로 활동한 바 있다. 서울 중구에 도전한 문정림 의원은 이인제 최고위원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여의도연구원장 문제도 마찬가지다. 원래 여의도연구원장 임명 문제는 당대표의 고유권한이다. 그러나 친박 측은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명예이사장을 여의도연구원장에 임명하려는 김 대표에게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통상 여의도연구원이 공천을 앞두고 여론조사 등을 통해 당의 후보들을 평가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비박 성향인 박 이사장이 친박 측에 불리한 여론조사 설계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친박 홍문종 의원은 이날(6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 "(여의도연구원이) 여론조사의 틀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여론조사 자체보다 중요하다"라며 "김무성 대표의 반대쪽에 있는 사람, 박세일 이사장과 생각이 다른 사람이 불이익을 당할 수 있지 않을까 고민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비박 측에서도 이 같은 친박 측의 집단행동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5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 "(친박 측은)향후 전개될 공천 문제 등의 자기 이익을 위해 공동전선을 펴는 것이 아니냐는 식으로까지 느껴진다"라고 공개 비판했다.

그는 여의도연구원장 임명 문제에 대해서도 "본인들의 이해관계에 의해 의사를 표출하는 것"이라며 "개개인이 박 이사장에 대한 호불호를 이야기할 수 있지만 집단적으로 반대한다면 의도가 있다고 본다"라고 질타했다.

양측의 세 결집 대결도 곧 있을 예정이다. 친이계 의원 모임인 '함께 내일로'는 오는 15일 대규모 신년 모임을 개최한다. 당 사무총장인 이군현 의원과 국책자문위 부위원장으로 임명된 안경률 전 의원 등을 포함 30~40명의 전·현직 의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지난 연말 송년 오찬모임을 통해 김 대표를 성토했던 친박 의원 모임 '국가경쟁력강화포럼' 역시 이달 말 신년회를 계획하고 있다.

초·재선 의원 "계파 이기주의는 당의 망조다"

한편, 당 일각에서는 확산일로인 계파갈등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당 초·재선모임인 '아침소리'는 지난 5일 "계파 이기주의는 당의 망조"라고 입장을 밝혔다.

'아침소리' 대변인인 하태경 의원은 "조직위원장 선출을 위한 룰을 중도에 변경한 배경에도 계파간 자리 싸움이 있다"면서 "당내 계파 이기주의는 당의 망조라는 데 인식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조강특위의 여론조사 반영 방침에 대해서도 각을 세웠다. 하 의원은 "통합의 정치를 위해서는 예측가능한 정치가 돼야 한다"라며 "조강특위를 만들고 중간에 룰을 새로 바꾸는 건 오히려 계파 간 갈등을 조장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태그:#친박, #서청원, #비박, #김무성, #박세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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