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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나와 여며지지 않는 남편의 신사복 정장, 30여년 전 최신 패션을 자랑하던 어깨 뽕 우람하고 바지통 항아리만한 내 정장, 그러나 버리기는 아까워 상자 속에 넣어둔 채 이십여년, 그런 것들을 모아 한땀 한땀 다시 꿰매니…

충남 예산군 예산대흥슬로시티가 운영한 바느질힐링체험 참가자들이 '버려진 것들의 아름다움'이라는 주제로 작품전시회를 열고 있다. 오는 31일까지 대흥 달팽이미술관에서 열리는 이 전시회에는 재활용천을 이용한 손바느질 작품 수십 점이 관람객들의 마음을 붙잡고 있다.

너무 낡았거나 작아져서 못입게 된 청바지 뒷주머니만 떼어 만든 매트, 유행이 지난 모직정장을 이어붙여 만든 식탁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자투리천들을 모아 만든 가방, 덧신, 심지어 장식 품까지….

대흥슬로시티 '버려진 것들의 아름다움' 전시.
 대흥슬로시티 '버려진 것들의 아름다움' 전시.
ⓒ 장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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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련된 무늬나 화려한 색깔의 새 천이 아닌, 버려진 천들을 재활용해 만들어낸 아름다운 창작물들이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기능을 익히고 기술을 연마하는 것보다 작업 과정을 통해 힐링하는 것에 목적을 뒀다. 그 때문에 다소 거칠어 보이는 솜씨도 멋스럽게만 느껴진다.

상중리 주민이 40년 동안 고이 보관해온 실로 짠 배냇저고리와 '어머니의 반짓고리'라는 제목의 특별코너는 대흥슬로시티가 지향하는 '느린 손'의 가치를 일깨운다. 30대 이상이라면 누런 무명실과 바늘구멍이 난 골무, 재봉틀 북실들이 담긴 낡은 상자를 보며 기억 저편 어머니의 손길을 느끼는 시간이 될 것이다.

한편 바느질 힐링체험은 참가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3월부터 다시 운영할 계획이다. 정기모임은 1주일에 한 번 목요일 오후에 대흥슬로시티에서 열리며, 참가신청은 수시로 받고 있다. ☎041-331-3727

덧붙이는 글 |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신문>과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태그:#대흥슬로시티, #달팽이미술관, #예산군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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