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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연금문제는 한때 나라 전체를 뒤흔든 문제였다. 그러나 그 이후 연이어 터진 청와대와 정부발 굵직한 사건들에 의해 공무원 연금 이야기는 어느 정도 정리된 것으로 인식되거나 혹은 정치적 의제가 사라진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이 문제는 다른 여러 가지 문제와 마찬가지로 계류ㆍ대치중이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새누리당 당사 앞과 서울시청인근에서 정부의 공무원 연금개혁 시도에 반대하며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에 시청 앞에서 노숙농성 중인 전국 공무원 노조 서울본부 서초구지부장 주재한씨와 전국공무원노조 서울지역본부 정책부장 김정호씨를 만나 이야기 나누어 보았다.

- 공무원 신분으로 정부에 반하는 시위를 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는데 노숙까지 하며 시위를 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주재한 : "우선 공무원 연금만 가지고 시위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공무원 연금의 하향평준화가 아니고 국민연금 상향을 통한 연금제도 전반의 개혁을 위해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공무원 연금만을 위한 투쟁으로 왜곡하고 있습니다. 그런 왜곡에 대해 알리기 위해, 국민연금을 공무원 연금과 비교하면서 편가르기를 하는 정부의 태도에 대해 정확한 사실을 알리고자 노숙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 정부가 왜곡하고 있는 부분이 어딘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 "기본적으로 이러한 시위의 목적에 대해 보도를 하지 않습니다. 정부의 이야기만을 그대로 받아쓰는 언론이 있는 것입니다. 공무원 연금문제에 대해서 진실된 보도를 하는 언론이 없습니다. 공무원 연금이 국민연금에 비해 터무니없이 많다는 주장엔 많은 왜곡이 들어 있음에도 그냥 쓰는 것이죠.

공무원은 일반 사기업이 100%의 퇴직금을 받는다면 (공무원은)40%만 받습니다. 거기다 공무원 사회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하위직 공무원은 30년을 근무해도 연금 액수가 200만 원도 채 되지 않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공무원은 퇴직금 퇴직금 대신 연금을 받는 셈이 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마치 퇴직금도 받고 연금도 받아서 공무원을 오래하면 부자가 되는 것처럼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또 국민들이 공무원은 자녀 교육비를 지원받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대학교에 관한 돈은 십 원 한 장 받고 있지 않습니다."

- 왜 이런 시위를 정치권 전체나 청와대가 아닌 새누리당 당사와 시청 앞에서 하고 있는 것이죠?
김정호 : "정부에서 앞서 말한 논지로 공무원 연금 개혁을 이야기 하고 이것을 새누리당이 받았습니다. 이것을 법안으로 만들고, 김무성 대표를 포함한 새누리당 158명의 의원 전원이 서명하여 제출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사태를 야기한 당사자들에게 반대의사를 전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아까 말씀 드린 것에 대해 더 보태자면 공무원에게는 산재 등의 고용보험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단지 공무원이기 때문에 정년을 보장할 뿐이지 그 사이에 발생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보상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없습니다."

서울 시청 인근에서 정부의 공무원 연금개혁에 반대하며 노숙농성을 벌이는 현장
▲ 공무원들의 노숙 농성장 서울 시청 인근에서 정부의 공무원 연금개혁에 반대하며 노숙농성을 벌이는 현장
ⓒ 이성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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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주장은 한마디로 돈이 없다 라는 이야기인데요.
: "저는 처음 공무원이 되었을 때 전부 정년퇴직을 할 것일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업무상의 문제로 중도에 그만두게 되는 경우가 많기도 하고 일반 사기업에 비해 급여나 처우면에서 나은 것이 없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중도에 그만두게 됩니다. 제가 있는 부서에서만 20% 가량의 사람들이 나간 상태입니다. 정확한 통계가 없어서 확정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정년까지 가는 것은 매우 힘들다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 "정년 문제에는 또 다른 문제도 있습니다. 공무원은 다른 수입원을 가질 수가 없습니다. 생계가 어렵다고 해도 투잡을 할 수 없다는 것이죠. 월급만 가지고 살아야 하는데 임금자체도 일반 사기업의 70% 정도입니다. 정년과 연금이 없다면 노후에 아무런 대책이 없어지는 것이죠. 연금에는 재직 중에 받았던 신분적 제약이나 낮은 임금을 상쇄하는 역할까지 담고 있는 것이죠. 또한 일반 국민연금은 개인이 소득의 4.5%를 내고 회사가 4.5%를 부담하죠.

반면 공무원은 소득의 7%를 연금으로 내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국민연금보다 많이 내고 많이 받는 구조인 것이죠. 물론 여기에 국가도 사용자로써 7%를 보조합니다. 그것은 법으로 정해진 것이죠. 그러나 국가는 그 7% 재정을 마련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공무원 연금을 목적으로 쌓아놓은 돈이 없고 이걸 지불해야 될 시기가 오면 연금을 삭감해야 한다는 말을 하는 것이죠."

-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돈이 없다고 하는데 진짜로 나라에 돈이 그렇게 없나요?
: "(웃음)앞에 플래카드에도 나와 있지만 사대강 사업, 자원외교, 방산비리 등 잘못된 정책으로 국고를 낭비해 놓고 그것을 일반 국민과 공무원에게 떠넘기는 것이죠. 이렇게 낭비한 돈을 다 합쳐보면 100조 이상이 된다고 합니다. 이명박 정부 5년간 100조를 낭비해 놓고 그것에 대한 책임을 공무원 연금에 떠넘기는 것은 정말 부당한 것이죠. 돈이 없다라는 것은 그 돈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른 것이지 정말 돈이 없는 것은 아닌 것이죠. 수백만 명이 관련된 공무원 연금입니다. 그렇게 쉽게 밀어붙이는 것이 능사가 될 수는 없습니다."

- 처음에 국민연금 얘기가 나올 때 정부에서 공무원 연금 고액 수급자가 너무 많다 라는 말을 하면서 500만 원 이상 수급자가 70, 80살이 되어도 연금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했었어요. 실상은 어떤 가요?
: "그때 정부에서 700만 원 이상을 이야기 했어요. 그런데 그런 사람은 전국에 한 명입니다. 그리고 300만 원 이상 받는 사람들이 200여명입니다."

- 지금까지 공무원 퇴직자 전체에서 200명이요?
: "네,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정부와 언론에서 얼마나 호도하고 있는지 알 수 있죠. 200명이 300만 원 이상 받는 다고 해 봤자 그게 정부 예산에 얼마나 타격을 줄 수 있겠습니까? 그런 문제도 안되는 것을 내세우면서 마치 공무원 연금이 재정문제의 근원인냥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죠."

: "게다가 그 연금을 100% 수령하시는 분은 사실 없습니다. 왜냐면 학자금이라든지 주택을 구입하는 것에서 그 연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으시거든요. 그러니 실제 퇴직 후 수령하시는 것은 적을 수밖에 없는 것이죠."

: "공무원들이 왜 정년퇴직이 어렵냐면... 실제로 공무원을 그만두고 나가서 내가 내 몸으로 일해서 한 200만 원 벌어가면서 사는 게 낫다고 판단을 했기 때문입니다. 계산이 그렇게 나온 것이죠."

: "연금만으로 고수익을 올리는 것은 일부 고위직 공무원에 한한 이야기입니다. '관피아' 라는 것도 고위직 이야기이지 하위 공무원으로 있으면서 '관피아'는 어불성설이죠. 극소수 고위직 공무원에 한한 이야기이죠."

- 앞으로는 어떻게 싸워 나가실 생각이십니까?
: "공무원 연금개혁이라는 것은 사실 개악입니다. 공적연금 자체를 낮추고자 하는 것이죠. 그런 시도에 대해서는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 내야 되는 것이죠."

: "정부의 시도는 사실 크게 보면 국가에서 국민의 노후에 대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말과 같습니다. 공적연금 제도를 낮추는 논리를 그대로 두면 언젠가는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국민생활 전반에서 손을 떼는 방향으로 나갈 것입니다. 이것은 국민적 연대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민주노총 등 공무원 연금과 관련한 사회단체들과의 적극적 연계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한국뉴스투데이 홈페이지에 동시기재.



태그:#공무원 연금, #서울시청, #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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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인터넷 언론의 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세월호사건에 함구하고 오보를 일삼는 주류언론을 보고 기자를 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주로 찾아가는 인터뷰 기사를 쓰고 있으며 취재를 위한 기반을 스스로 마련 하고 있습니다. 문화와 정치, 사회를 접목한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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