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청와대 비선실세 의혹을 다룰 국회 운영위를 내달 9일 소집하기로 합의했다. 또 공무원연금 개편 국회 특위와 자원외교 국정조사 특위 활동시한을 모두 100일로 잡았다.
사실상 "검찰 수사 발표 후 운영위를 소집하겠다", "공무원연금 개편과 자원외교 국조를 동시에 끝내겠다"는 새누리당의 입장이 모두 관철된 셈이다. 공무원연금 개편 당사자들이 참여할 '국민대타협기구' 활동시한도 90일에 불과해 향후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국민대타협기구' 활동시한은 90일 뿐... 정부·여당 추천인사 다수새누리당 이완구·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23일 양당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와 함께 한 협상에서 이 같은 합의안을 발표했다.
무엇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 새정치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우윤근 원내대표가 지난 10일 '2+2 회동'에서 합의한 '공무원연금 개편-자원외교 국정조사' 빅딜을 세부화하는데 집중된 합의안이었다.
양당은 자원외교 국정조사에 대해서 오는 29일 국정조사 요구서를 의결하고 국정조사 계획서를 내년 1월 12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활동시한은 국정조사 요구서 의결 때부터 100일로 뒀다. 다만, 특위에서 합의하면 1회에 한하여 25일 이내의 범위 안에서 활동기한을 연장토록 했다. 특위 위원장은 새정치연합 소속 의원이 맡고 여야 동수로 전체 18인의 특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공무원연금 개편 관련 국회 특위 구성을 위한 결의안도 오는 29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활동시한 역시 결의안 처리 때부터 100일간이며 1회에 한해 25일 이내의 범위 안에서 활동기한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위원장은 새누리당 소속 의원이 맡기로 했고 여야 동수로 전체 14인의 특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국회 특위와 병행 설치하기로 한 '국민대타협기구'는 오는 30일까지 구성하기로 했다. 활동시한은 관련 연금 특위 구성으로부터 90일간이다.
특히 국민대타협기구는 교섭단체인 양당이 지명할 16명과 정부 소관부처의 장이 지명하는 4명 등 총 20인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양당은 각각 국회의원 2명, 공무원연금 가입 당사자단체 소속 2명, 전문가 및 시민사회단체 소속 4명을 지명할 예정이다. 또 여야가 1명씩 공동위원장을 선출해 합의 운영토록 했다. 산술적으로만 따지자면 정부·여당 추천인사(12)가 야당 추천인사(8)보다 많다.
또 국민대타협기구는 '공무원연금 개편안'을 단수 또는 복수안으로 마련해 특위에 제출해야 한다. 90일 내 개혁안을 마련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간 논의된 사안을 정리해 제출토록 했다. 특위는 이를 반영해 관련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심사, 의결할 수 있다. 여야는 특위에서 의결된 개정안을 연금특위 활동시한 종료 때까지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즉, 국민대타협기구는 '의견 수렴'을 담당하고 특위가 '법안 심사·의결'을 맡는 셈이다.
'반서민' 지적했던 '부동산 3법'도 합의... 서민주거복지특위 구성 등 양보 얻어한편,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은 ▲ 분양가상한제 탄력 적용 ▲ 초과이익환수제 유예 ▲ 재건축조합원 3주택 분양 허용 등 이른바, '부동산 3법'에 대해서도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양당 지도부가 지난 10일 '2+2 회동'을 통해 '부동산 관련법을 처리한다'고 합의한 이후 구체적으로 연내 처리를 규정한 셈이다. 앞서 새정치연합은 이들 법안을 '반(反)서민 법안'으로 규정하고 반대해왔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은 이날 ▲ 주민임대차 분쟁조정위 설치 ▲ 전월세 전환율 인하 ▲ 국회 서민주거복지특위 구성 등을 약속받고 '부동산 3법' 처리에 협조하기로 했다.
서로 주고 받은 만큼 처리도 빨랐다. 국회 국토위원회는 이날 오후 법안소위를 열어 '부동산 3법'을 통과했다. 또 오는 24일 전체회의에서 이를 처리할 예정이다.
관련 법안이 29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경우, 분양가 상한제는 공공택지에만 적용되고 민간택지에서는 탄력적으로 적용된다. 당초 올해 말까지 유예됐던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도 3년 뒤인 2017년 말 이후에나 적용될 예정이다. 새누리당은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를 아예 폐지하자는 입장이었으나 야당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3년 유예'로 후퇴했다.
새정치연합이 주장했던 부동산 관련법들은 내년에 처리될 전망이다. 양당은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해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를 설치키로 했다.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는 향후 전월세 전환율(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연 이자율)을 적정 수준으로 인하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국토위 야당 간사인 정성호 의원은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이 단기간에 시장의 전월세 폭등을 초래한다는 정부와 여당의 우려에 대해 일부 공감이 있었다"며 "전세시장 안정을 위해 주택임대차 분쟁조정위를 설치하고, 현재 10%대인 전월세 전환율을 대폭 낮추도록 법을 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서민주거복지특위 역시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설치된다. 6개월간 활동하게 될 특위에서는 전월세 대책·적정 전월세 전환율 산정, 계약갱신청구권 및 계약기간 연장 등 서민주거복지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