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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 국정개입 문건' 유출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소속 최아무개의 장례미사가 16일 오전 서울 강동구 명일동성당에서 엄수되고 있다.
▲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 유출 혐의 최 모 경위 발인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 유출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소속 최아무개의 장례미사가 16일 오전 서울 강동구 명일동성당에서 엄수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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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여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그에게 영원한 빛을 비추소서…."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 유출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소속 최아무개(46) 경위의 장례미사가 16일 오전 8시 30분께 서울 강동구 명일동 성당에서 진행됐다.

가톨릭 신자였던 최 경위의 장례미사는 천주교식 장례절차에 따라 엄숙한 분위기 가운데 진행됐다. 위령미사 진행에 앞서 유족들은 성당 안으로 관을 옮기고, 예배당 문 앞에서 관을 둘러싸고 "그에게 안식을 달라"며 10여 분간 기도문을 읽었다. 백발의 노모는 지친 기색으로 양쪽 친지들의 부축을 받은 채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8시 30분께 미사가 시작되고 십자가를 든 신부를 따라 관이 성당 안으로 들어오자, 기다리고 있던 조문객 200여 명이 성호를 그은 뒤 고개 숙여 인사했다. 유족 중 한 명이 굳은 표정으로 최 경위의 영정 사진을 안고 앞서 걸었다. 사진 속 최 경위는 제복을 입은 채로 옅은 미소를 띠고 있었다. 상복을 입은 부인과 자녀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뒤를 따랐다.

미사 집전 신부 "못난 세상 대신해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

미사를 집전한 강귀석 명일동성당 주임신부는 "'가브리엘'(최 경위의 천주교 세례명)을 떠올릴 때 '나는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다'라는 (성경) 말씀밖에 생각나는 것이 없었다"며 "누가 형제님이 덜 달렸다고 얘기할 수 있겠으며 누가 달리는 방법에 대해 논할 수 있겠냐, 공직생활 15년 넘게 깨끗하고 의로운 마음으로 달려온 형제님께 존경의 마음으로 인사드린다"고 말했다.

강 주임신부는 "(형제님의) 의로움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더 배려하지 못한 이 세상, 이 못난 세상을 대신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또 최 경위의 자녀 두 명의 이름을 각각 부르며 "우리들 마음속에 (최 경위) 형제님이, 그의 바른 삶이 다시 부활한다는 것을 말씀드린다"며 "아빠를 자랑스럽게 가슴에 품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례미사가 집전되는 내내 간간이 성당 안 여기저기에서는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흰 미사포를 쓴 한 여성은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기도 했다. 미사 말미 고별식에서 조문객들이 차례로 관 위에 국화를 헌화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고, 미사가 끝나고 관이 성당 밖으로 운구되자 이를 뒤따르던 유족들 사이에서 오열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미사는 한 시간 가량 진행됐다. 장례를 마친 유가족은 최 경위의 시신을 운구차로 옮기며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최 경위의 부인과 앳된 얼굴의 아들·딸 등 직계가족들은 운구차량 뒤에 서서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관을 바라봤다. 고인의 노모와 누나는 성당을 떠나는 운구차를 보며 통곡했고, 뒤따라 나온 조문객들도 안타까운 표정으로 고인을 떠나보냈다.

이날 장례미사가 치러진 대성당 앞에는 '정숙한 장례미사를 위해 성당 내 사진촬영 및 취재는 삼가하시기 바랍니다'는 문구가 붙어있기도 했다. 카메라를 든 사진·방송기자들도 성당 밖에서 머무르며 취재를 삼가는 모습이었다.

최 경위의 시신은 서울 서초구 양재대로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된 뒤, 서울 마포구 합정동 절두산 순교성지 부활의 집 납골당에 안치될 예정이다.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 유출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소속 최아무개 경위의 장례미사가 열린 16일 오전 서울 강동구 명일동성당에서 고인의 시신이 운구되고 있다.
▲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 유출 혐의 최 모 경위 발인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 유출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소속 최아무개 경위의 장례미사가 열린 16일 오전 서울 강동구 명일동성당에서 고인의 시신이 운구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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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 국정개입 문건' 유출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소속 최아무개 경위의 장례미사가 16일 오전 서울 강동구 명일동성당에서 열렸다. 성당 앞에는 고인의 부고를 알리는 공지가 붙어 있었다.
▲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 유출 혐의 최 모 경위 발인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 유출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소속 최아무개 경위의 장례미사가 16일 오전 서울 강동구 명일동성당에서 열렸다. 성당 앞에는 고인의 부고를 알리는 공지가 붙어 있었다.
ⓒ 유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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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최 경위 장례, #최 경위 문건, #최 경위 장례미사 , #정윤회 문건 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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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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