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대 NC 다이노스 경기. 2회말 무사 상황에서 삼성 이승엽이 중전안타를 쳐내고 있다. 이 안타로 이승엽은 12년 연속 세자리 수 안타를 기록한 3번째 선수가 됐다.

이승엽이 9번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한국 프로야구 역대 최다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은 지난 7월 27일 오후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대 NC 다이노스 경기. ⓒ 연합뉴스


'국민타자' 이승엽이 프로야구 역사의 한 페이지에 또 다시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삼성 라이온즈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승엽은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통산 9번째 골든글러브를 차지한 이승엽은 '해결사' 한대화, '양신' 양준혁을 제치고 골든글러브 역대 최다 수상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32홈런과 101타점으로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던 이승엽은, 골든글러브 수상으로 2014년을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한일 통산 549홈런... 이 시대 최고의 홈런왕

'라이언킹', '국민타자' 등 이승엽을 표현하는 수식어는 많다. 이승엽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역시 '홈런왕'이다. 실제로 이승엽은 통산 5번의 홈런왕으로 그 어떤 선수보다 많은 횟수를 자랑한다. 역대 통산 홈런 1위 기록(390개) 역시 이승엽이 가지고 있다.

평소 겸손한 성격의 이승엽이 스스로를 홈런왕으로 치켜세운 적은 드물다. 하지만 김제동을 비롯한 많은 예능인들조차 이승엽의 성대모사를 할 때 "안녕하십니까 홈런왕 이승엽입니다"라고 표현할 정도이다.

더욱 대단한 것은 이승엽의 390홈런이 일본에서 활약한 8년을 제외하고 국내에서 활약한 12년 동안에만 만든 기록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이승엽이 일본에서 기록한 159개의 홈런을 더하면 통산 홈런은 549개로 늘어난다.

물론 이승엽이 부상 등 다른 변수 없이 꾸준히 활약한다는 전제가 따라야겠지만, 만약 이승엽이 29세부터 36세에 이른 시즌까지도 일본이 아닌 한국에서만 활약했다고 가정하자. 이승엽은 이미 통산 600홈런을 돌파했을지도 모른다.

신인상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상과 기록을 휩쓸었던 이승엽은 이미 한국프로야구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이번 시즌 홈런왕을 차지한 넥센의 박병호는 이승엽에 대해 "자신과 비교할 수 없는 대타자"라고 인정했다.

벌써 9개째 황금장갑 수집, 두 자리 수도 가능?

이승엽은 9일 자신의 야구 신기록 일지에 또 다른 기록을 추가했다. 작년까지 통산 8개의 황금장갑을 수집했던 이승엽은 올 시즌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하나 더 추가했다.

이승엽은 1997년부터 2003년까지 7년 연속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차지한 바 있다. 이 역시 연속 수상 역대 최고기록이다. 이승엽의 존재 때문에 당시 '마포' 마해영, '캡틴' 이숭용, '스나이퍼' 장성호 같은 쟁쟁한 선수들이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넘보지 못했다.

이승엽은 일본에서 돌아온 첫 해였던 2012년에도 타율 3할 7푼에 21홈런 85타점으로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그리고 올 시즌, 2003년 이후 11년 만에 30홈런 100타점을 달성하며 대망의 최다 수상자가 됐다. 국내에서 활약한 12년 동안 무려 9개의 황금장갑을 쓸어 담았다.

현재 현역 선수 중 이승엽 다음으로 많은 골든 글러브를 수집한 선수는 LG 트윈스의 '적토마' 이병규(7개)이다. 하지만 내년이면 42세가 되는 이병규가 이승엽의 기록을 넘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승엽과 나이가 같은 두산 베어스의 홍성흔이 6개로 3위이다.

올해까지 4년 연속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차지한 롯데 자이언츠의 손아섭은 1988년생이다. 잠재적으로 골든글러브 최다 수상 경쟁자가 될 가능성도 있지만 아직은 먼 훗날의 이야기다. 따라서 이승엽의 기록은 한동안 깨지기 힘든 대기록으로 남을 전망이다.

이제 이승엽에게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대망의 두 자리 수 골든글러브 수상이다. 내년이면 불혹의 나이가 되는 그다. 하지만 타고투저였던 올 시즌에도 단 6명(강정호·나성범·박병호·최형우·테임즈·이승엽)밖에 없었던 30홈런 100타점을 달성한 그다. 이승엽이라면 충분히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이승엽은 그 동안 아무도 넘보지 못한, 그리고 앞으로도 함부로 넘보기 힘든 치적을 쌓았다. 그는 프로야구 통산 400홈런에 단 10개만을 남겨두고 있다. 그가 시원하게 방망이를 휘두르는 한 이승엽은 이 시대의 영원한 '홈런왕'으로 군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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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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