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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따라하기 영어회화 책을 사서 펼쳐봤다.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해서 음성듣기로 회화를 따라 공부하란다. "아거 어땋게 하는 거야?"
▲ QR코드 저걸 어떻게 스캔하지? 무작정 따라하기 영어회화 책을 사서 펼쳐봤다.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해서 음성듣기로 회화를 따라 공부하란다. "아거 어땋게 하는 거야?"
ⓒ 이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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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27일 영어회화 무작정 따라 하기 책을 사서 읽었다. 책 페이지마다 QR 코드가 있어 이를 다운 받아 음성듣기를 해야 정확한 발음을 듣고 영어회화를 배우는 재미가 더해지게 책이 만들어져 있었다. 문제는 내가 아이폰을 가지고 있는데 이 아이폰으로는 전화나 받고 인터넷으로 책을 살 때 연락 핸드폰 번호를 올리는 일 정도로 사용했었다.

영어회화 책을 읽어보니까 페이지마다 있는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다운 받아 음성듣기를 하라는 것이다. 나는 QR코드가 버스정류장에 붙어있는 상품 광고용으로만 사용하는 줄 알았는데 영어회화 발음을 공부하는데 사용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나는 QR코드를 바코드로 알고 있었다.

내가 아이폰을 들고 핸드폰 파는 가계로 가서 QR코드다운 받는 법을 가르쳐 달라고 하니까 판매원들은 QR코드를 다운 받는 법을 모른다고 한다.

방법은 대학생들한테 배우는 수밖에 없었다. 구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다이어리에 적어 놓고 내 아이폰과 영어회화 책을 꾸려 가지고 인하대 후문 대학생들이 많이 있는 곳으로 찾아 갔다.

오후1시 인하대 후문에는 대학생들이 500여명 가량이 있고 하교 후 주안전철역으로 향하는 마을버스에는 대학생들이 한 줄로 100여 명씩이나 서 있었다. 대학생들에게 스마트폰에서 QR코드다운 받는 법을 배우기에는 알맞은 시간이었다. 내 눈이 빤짝였을 것 같다. 가볍게 걸어가는 여학생은 그냥 지나쳤다, 동그랗게 서서 웃는 남학생 5명이 서 있는 곳으로 가서

"학생들에게 아이폰 다운 받는 법을 배우러 왔어요, 좀 가르쳐 주세요?" 하며 내 아이폰을 내보였다. 한 손에 아이폰, 한 손에는 영어회화 책과 다이어리 북을 들고 있는 80대 할아버지를 보고 학생들이 호감을 갖는 것을 느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아이폰은 아이폰2 구형이었다. 학생들이 거의 동시에 아이 폰을 꺼내들고 나에게 영어 회화 책에 있는 QR코드다운 받기를 자세히 가르쳐 주었다.

나는 신이 나서 학생들이 강의하는 것을 듣고 보고는 하나하나 다이어리 북에 적어 넣었다. "학생들 고마워 내가 커피 한 잔씩 사줄게" 했더니  "괜찮다"고 한다. 나는 후문에서 고학생들이 파는 군고구마를 만원어치 사서 봉투에 담아 학생들에게 안겼다.

내가 대학생들의 가르침에 대한 답례가 이방법이 가장 적절하겠다고 생각했다. "할아버지께서는 손자가 없어요?" 한 학생들이 물어서 "없어"라고 나는 거짓말을 했다. 손자들이 있어도 두 명은 멀리 평내 호평에 있다. 인천에 있는 손자는 이제 중학생이다.

한 대학생이 내 영어회화 책을 읽었다. "발음이 영 아니네? 일본사람이 영어회화를 하는 것 같아"라고 내가 말했다. 모두들 "하하 하하하"즐겁게 웃었다. 내가 아이폰을 처음 샀을 때 찾아들었던 기쁨이 5년이 지난 지금 다시 찾아 들었다. 나는 어깨를 으쓱이고 기뻐했다. 내 아이폰으로 영어회화 책 QR코드를 스캔하고 음성듣기를 클릭하니 유창한 영어회화가 쏟아져 나왔다.


태그:#QR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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