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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 거주하는 설동삼씨가 밀양검찰지청 관계자들로부터 인권을 침해당했다며 국가인권인원회에 진정을 냈다.
 대전에 거주하는 설동삼씨가 밀양검찰지청 관계자들로부터 인권을 침해당했다며 국가인권인원회에 진정을 냈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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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민원인이 창원지방검찰청 밀양지청 검사와 직원에게 폭언을 들었다며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반면 밀양지청 관계자들은 "폭언한 일이 없다"며 부인하고 있다.  

설동삼(73, 대전)씨는 지난 7일 국가인권위원회 대전사무소에 밀양지청 검사와 직원으로부터 폭언을 들었다며 진정을 제기했다.

설씨는 진정서를 통해 "지난 달 31일 오전 11시경 고향마을(경남 밀양시 부북면 가산리)에 사는 팔순 중반의 어르신 두 명(박아무개씨, 설아무개씨)을 모시고 창원지방검찰청 밀양지청에 갔다가 막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수 년 전 사망한 설씨의 형은 참전용사로 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당시 23세) 2월 군에 입대했다가 1953년 4월 의병 제대했다. 이날 동행한 형의 고향 친구들은 설씨의 형에 대한 증언록을 통해 "친구인 설씨의 형으로부터 입대 후 제주도 제1훈련소에서 훈련을 받고 강원도 전선에 투입됐고, 이어 지리산공비토벌 작전에 투입돼 게릴라전을 벌이다 질병으로 의병 제대한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제대 후에도 3년간을 10미터를 걷지 못할 만큼 고생을 했다"고 덧붙였다. 

설씨는 형의 국가유공자 신청에 필요한 이 같은 증언 내용을 공증받기 위해 이날 밀양검찰지청 총무계를 찾은 것이다. 정부는 6·25전쟁 참전용사 가운데 공을 세웠음에도 국가유공자로 예우받지 못한 사람을 찾아 국가유공자로 예우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담당 검사와 직원들부터 막말을 듣고 심한 모멸감을 느꼈다고 말하고 있다. 설씨는 "총무계 직원이 모시고 간 어르신에게 공증할 서류에 쓴 글을 읽어보라고 했지만 눈이 어두워 잘 읽지 못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반말에 폭언 들었다" vs "모욕을 느끼게 할 만한 언행이 없었다"

이어 "직원에게 '대신 읽을 테니 들은 대로 제대로 쓴 것인지 두 분께 확인해달라'고 말했다"며 "그러자 담당 직원이 큰소리로 '당신은 가만히 있으란 말야!'라고 호통을 쳤고, 다시 상황을 설명하려 하자 '나가! 한 사람만 남고 나가 있어!'라는 말로 불쾌감을 줬다"고 밝혔다.

설씨는 또 "이후 직원 안내에 따라 3층 담당 검사실로 갔지만 동행한 어르신에게 '읽어봐!'라고 반말을 했고 '고령이라 읽지 못하니 대신 읽겠다'고 하자 '당신은 가만히 있어!'라며 제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담당 검사가 어르신에게 '당신 이거 허위공증 하면 감옥 가는 거 알지?'라고 위협조로 말해 항의하자 '입 다물어!'라고 호통을 쳤고 다시 항의하자 '입 안 다물어? 야, 이 영감탱이 끌어내!'라고 소리쳤다"고 강조했다.

설씨는 "동행한 어르신은 제대로 발걸음을 옮기지 못할 만큼 겁에 질려 있었다"며 "결국 가지고 갔던 서류와 공증수수료도 돌려받지 못하고 내쫓기듯 검사실을 나섰다"고 토로했다. 설씨는 "검사라는 직분을 내세워 시골 주민들을 겁을 주며 대하는 곳이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밀양검찰지청 관계자는 "자체 확인 결과 반말을 하거나 인격적으로 모욕을 느끼게 할 만한 언행이 전혀 없었고 그럴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증언자들에게 공증하려는 내용에 대해 물으니 전혀 모르고 있어 진정성이 의심돼 공증을 해주지 않았고 민원인에게 이 같은 내용을 설명하고 되돌려 보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민원인이 공증을 해주지 않자 화가 난 상태여서 상황을 오해하고 있거나 아니면 악의적으로 진정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민원인이 인격적으로 불쾌하게 느낄 만한 일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설씨는 "함께 간 어르신이 내용을 '모른다'고 한 게 아니고 '눈이 나빠 글씨를 읽을 수 없다'고 한 것"이라며 "상황을 함께 지켜본 사람들이 있는데도 사실무근이라 할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이어 "서류와 인지대도 돌려받지 못했다"며 "CCTV 확인 등을 통해 누구 말이 맞는지 분명히 밝히자"고 덧붙였다.


태그:#국가인권위, #창원지방검찰청 밀양지청, #참전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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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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